시중은행 중 최대규모를 자랑하는 KB국민은행이 최근 1000여개 지점에서 무선 와이파이를 제공하기로 나서면서 시중은행들의 무선 와이파이 제공이 봇물을 이루고 있습니다. 또 이를 둘러싸고 KT, SK텔레콤, LG U+ 등 통신 3사의 경쟁도 본격화되는 모양새입니다. 그동안 KT가 신한은행, 기업은행, 농협 등에 SK텔레콤이 하나은행에 무선 와이파이 인프라 구축을 위한 협력을 맺은바 있습니다. 여기에 LG U+가 뒤늦게 뛰어들면서 국내 은행 중 규모면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는 국민은행을 잡으면서 무섭게 치고 올라왔습니다. 이제 대형 은행 중에는 우리은행이 통신사 선택을 앞두고 있는데 과연 어디가 우리은행에 와이파이 기반을 제공할 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한편 비교적 늦게 시장에 진출한 LG U+는 어떻게 국민은행에 와이파이를 제공할 수 있었을까요? 답은 비교적 간단합니다. 국민은행은 이전부터 인터넷 전화를 이용한 뱅킹 서비스인 ‘와이즈폰뱅킹’ 을 각 지점을 통해 제공하고 있습니다. 국민은행은 각 지점마다 와이즈폰뱅킹 서비스를 위한 인터넷 전화를 고객용으로 설치해놓았는데요. 이것이 LG U+의 인터넷 전화 서비스를 기반으로 하고 있습니다. 국민은행 관계자에 따르면 “와이즈폰뱅킹 서비스를 위해 LG U+무선랜 인프라가 이미 구축돼있는 상황”이었다며 “기존 AP를 활용하면 돼 자연스럽게 LG U+와 손을 잡게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LG U+는 SK텔레콤과 마찬가지로 기본적으로 고객의 통신사 가입 유무와 상관없이 개방형 AP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국민은행측은 당장은 다른 이통사의 무선 와이파이망 도입은 고려치 않고 있다고 합니다. 여러 통신사의 와이파이가 설치될 경우 간섭현상으로 수신율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시점에서 하나 흥미로운 것은 KT의 대응입니다. SK텔레콤과 LG U+는 기본적으로 개방형 AP 정책을 쓰고 있지만 KT의 경우 자사 가입고객을 대상으로 와이파이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물론 일각에선 SK텔레콤과 LG U+의 AP 사용을 위해 별도의 가입이 필요하기 때문에 개방형이라기에는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실제로 SK텔레콤의 와이파이를 사용하기 위해선 KT와 LG U+ 가입자의 경우 SK텔레콤의 T월드에 회원으로 가입한 뒤 자신이 갖고 있는 스마트폰이나 노트북의 맥어드레스(무선랜 기기의 고유 주소)를 입력해야 합니다. 그러나 조금의 수고만 하면 와이파이를 쓸 수 있다는 점은 분명 매력적입니다. KT의 고민은 바로 이러한 점입니다. 어쨌든 가입 고객을 대상으로 와이파이 서비스를 제공하는 만큼 와이파이 개방을 무기로 하는 경쟁사와 이를 선호하는 은행과의 차별점을 어떻게 가져갈 지 하는 점입니다. 물론 현재로선 KT가 신한은행, 기업은행, 농협 등 시중은행 중 가장 많은 협력은행을 가지고 있지만 다른 은행의 개방형 와이파이 제공은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습니다. 이를 반영하듯 최근 와이파이 인프라 협력을 맺은 신한은행과의 뒷얘기가 재미있는데요.  신한은행은 KT와 와이파이 제공을 위한 협력을 내용으로 하는 보도자료를 내면서 내용에 “현재 KT 가입 고객에 한하여 우선적으로 실시하고 있지만 향후 통신사에 관계없는 무선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라는 신한은행 담당자 코멘트를 넣었습니다. 이에 대해 KT에서는 이러한 신한은행 보도자료가 자칫 KT가 와이파이를 개방하는 전략으로 선회할 수 도 있다고 언론에서 오해할 수 있는 단초가 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고민을 했다고 합니다. 결국 KT에 있어서도 경쟁사의 와이파이 개방 정책은 심각한 고민이 아닐수 없음을 반증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곧 와이파이 제공 사업자를 결정하게 될 우리은행의 행보가 다시 한번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우리은행이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은행을 비롯한 금융권의 와이파이 제공서비스의 트랜드가 결정될 것으로 보입니다.    댓글 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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