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9년 2월 신한은행이 한국HP와 제휴해 국내 시중 은행 중 처음으로 자사의 IT 자산 중 일부를 매각 후 임대(Sales & Lease Back)함으로서 3년 만기의 중장기 외화 자금 5천말 달러를 단기간에 확보할 수 있게 됐다는 뉴스가 나온 적이 있습니다. 매각 후 임대 방식은 기업이 자금 조달을 목적으로 소유하고 있는 부동산, 선박 등의 자산을 리스회사나 임대회사에 매각하는 형식을 취하면서, 리스 계약 또는 임대 계약을 맺어 실질적으로는 기존 자산을 그대로 사용하는 형태의 새로운 금융 기법입니다.특히 이 사례는 국내 시중 은행 중 최초의 매각 후 임대 사례로, 신한은행이 보유하고 있던 고정 자산을 HP 파이낸셜 서비스를 통해 매각하는 형식으로 외화 자금을 조달하고 다시 그 자산의 소유권은 3년 이후에 신한은행으로 재이전되는 방식이었습니다. 시중은행 중 첫 사례인데다 지난 2009년은 금융권에 있어선 소위 ‘혹독’했던 시기였기 때문에 비슷한 사례가 다수 나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됐습니다. 이른바 금융위기로 인한 허리띠 졸라메기가 전 사업 영역으로 확장되고 있던 시점이었고 특히 금융권의 경우 더욱 심해 IT부서의 예산 동결이 이어졌기 때문입니다.지금은 그때부터 1년 반이나 지났는데요. 그 이후로 금융권에서 또 이러한 사례가 나왔는지 궁금해져서 한국HP쪽에 문의를 했습니다. 결론적으로는 이후로도 몇몇 매각 후 임대 사업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하지만 어떤 고객이 이러한 리스 방식을 도입했는지에 대해서는 알려줄 수가 없다고 하더군요.이후 사례의 경우 규모면에서는 신한은행의 절반정도가 대부분이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신한은행 사례 이후 나온 몇 건의 계약에 대해선 그다지 공개하기를 원치 않는다고 합니다. 다만 신한은행은 스스로 보도자료를 낸 경우인데요. 금융권 자산 안정성에 대한 여론의 눈과 귀가 집중돼있을 때 한국HP와의 리스계약을 통해 자산 건전성이 좋아졌다는 홍보효과를 노렸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관측입니다.그런데 최근 경기가 회복되면서 이러한 매각 후 임대 방식과 같은 리스 사업 자체가 상당히 어려워졌다는 후문입니다. 원래 기업의 속성이 리스와 같이 빌려 쓰는 방식에 대해서 거부감이 있는 편입니다. 특히 국내 기업의 경우 이러한 성향이 더한데요. 지난해의 경우 시장 위축과 경기 불황으로 편성할 수 있는 예산의 규모가 작아지면서 리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올해부터 경기회복 조짐이 본격화되면서 기업들이 다시 리스보다는 직접 해당 물품을 도입하는 것을 우선시 하고 있다고 합니다. 경기회복의 여파가 리스시장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것이지요.실제로 한국HP 관계자에 따르면 리스시장이 전반적으로 지난해보다는 침체돼있다는 설명입니다. 지난해부터 올 초까지 OIO계약에 대한 보도자료를 내곤 했던 한국IBM도 최근에는 이렇다할 소식이 실종된 것으로 봐서(물론 물밑에선 이미 계약이 체결된 곳도 있을 수 있겠지만) 이러한 리스 방식의 계약체결은 불경기에 유목 힘을 받는 일이 아닌가 싶습니다. 댓글 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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