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로서의 소프트웨어(Sofware as a service), SaaS는 클라우드의 확산과 함께 기업용 애플리케이션의 진화에 한 몫을 담당하고 있다. 기존의 온프레미스(구축형) SW업체들이 자사의 SW를 SaaS로 전환하는데 온 힘을 다하고 있는 형국이다. 

SaaS는 고객이 사용한 만큼 비용을 부담한다는 점에서 온프레미스의 단점. 즉 사용하지 않을때도 꾸준히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는 점에서 자유롭다. 최근 IT 스타트업의 대부분이 그들의 서비스를 클라우드 환경 위해서 SaaS로 제공한다. 

하지만 SaaS가 시장에 꼭 유리한 것만은 아니다. 특히 대기업 시장에서는 여전히 SaaS에 대한 거부감이 크다는 지적이다.       
업무 협업솔루션 ‘플로우’를 서비스하는 마드라스체크의 이학준 대표는 최근 큰 결단을 내렸다. SaaS 형식으로 제공하던 플로우를 온프레미스로도 구매할 수 있도록 한 것. 국내에서 유통되고 있는 협업 솔루션 대부분이 SaaS 형태로 제공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하면 이학준 대표의 결단은 파격적이다. 

이에 대해 이학준 대표는 “대기업 고객을 위해선 SaaS는 안된다는 것이 결론이었다”며 “온프레미스 요구를 고객에게 들어온 지 2년이 됐다. 우리도 처음에는 클라우드로 성공할 것이라는 목표를 세웠지만 고객이 요구하는 것을 외면하는 것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이학준 대표는 SaaS를 고집하다보니 오히려 대기업 고객을 놓치게 된다는 것을 경험했다. 그는 “SaaS 형태로 제품을 공급하다 보니 시장을 스스로 제한하는 꼴이 됐다. 직원수 1000명만 넘어가도 구축형 제품을 요구하는 것이 다반사였다. 그러다 보니 우리의 시장이 중소기업으로 좁아지는 현상이 발생했다. 다시 말해 협업툴 솔루션 시장에서 정작 대기업 부분은 진공상태였던 셈”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보안을 중시하는 대기업 문화에서 SaaS는 다른 세상 얘기라는 것이 이 대표의 말이다. 그는 “예전에 미팅한 반도체 기업의 경우 우리는 온라인으로 기업이 보유한 서버에 엔진을 다운해 설치해주는 방식으로 일해 왔는데 이 기업은 우리보고 직접 공장으로 와 설치를 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결국 SaaS 방식으로는 대기업을 공략하는데 분명한 한계가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플로우는 구축형 방식에 대한 고민을 시작했다. 물론 내부적으로도 반발은 있었다. 내부 개발자와 영업단에서 찬반 의견이 갈리기도 했다. 이학준 대표가 내린 결론은 “우리가 고객에게 가치를 제공하는 것이지 방식을 강요해선 안된다”는 것이었다. 

이 대표는 “고객이 ‘플로우’를 원할 때는 SaaS, 온프레미스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공급자 입장에서 고객이 원하는 방식으로 공급하는 방식이 맞다고 봤다”고 말했다. 다만 온프레미스 형으로 가더라도 시스템 통합(SI) 사업이 되어선 안된다는 전제를 깔았다. 

이 대표는 “예를 들어 고객이 요구한다고 해서 협업툴 안에 전자결재 기능을 만드는 것은 우리의 서비스 정체성을 잃는 것”이라며 “SI는 재사용성이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는 소스코드를 잘 만들어 표준화를 달성하고 패키징을 유연하게 만들어놓는데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결과적으로 협업 솔루션 기업 대부분이 온프레미스형태로 사업을 다양화할 것이라는 게 이 대표의 전망이다. 그는 “대기업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SaaS가 답이 아니라는 것은 명확하다. 대기업은 그룹웨어를 통해 협업 기능을 대체하고 있지만 보다 적극적인 협업 툴을 원하는 것도 사실이다. 물론 중소기업의 경우 SaaS 형태를 선호하고 있어 이를 유지하되 대기업을 위한 온프레미스 제품 등 투트랙으로 시장을 공략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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