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 IT·SW업계에 때 아닌 ‘바이오’ 열풍이 불고 있습니다. 

 

일부 기업들이 기존 SW사업 이외에 의약품 제조·유통 등을 새로운 사업목적으로 추가하면서 신사업, 즉 바이오 분야에 뛰어드는 모습이 많이 목격되기 때문입니다. 

 

일각에선 ‘바이오’를 신사업으로 추가하면서 주가 띄우기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도 보내고 있습니다. 바이오주의 산업 특성 탓입니다. 신약 개발에 성공했을 시 소수업체가 독과점을 형성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기존보다 더 높은 가치, 일명 ‘프리미엄’이 붙습니다. 최근 바이오 투자 관련 기업 주가가 ‘바이오 테마주’로 묶여 고공행진을 보이고 있는 것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현재 바이오에 뛰어든 업체로는 투비소프트, 핸디소프트, 동양네트웍스, 한류IT센터(구 바이오닉스진·닉스테크) 등이 대표적입니다. 이들은 사업목적에 바이오 분야를 추가하고, 관련분야 인력을 사내, 사외이사로 선임하는 한편, 관련업체 인수합병(M&A)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국내 기업용 UI·UX SW업체인 투비소프트는 지난해 대주주가 변경되며 바이오 산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습니다. 현재 셀트리온, 한미약품 부사장 출신의 조강희씨가 대표를 맡고 있으며, 지난해 말엔 경기도 광교에 면역항암제 개발을 위한 ‘투비바이오신약연구소’도 개소했습니다. 이를 통해 면역조절제 알로페론과 알로스타틴, 천연항생재 플립세븐 등 본격적인 차세대 면역항암제 개발에 나선다는 계획입니다. 

 

바이오산업 진출을 선언한 지난해 6월을 기점으로 투비소프트 주가는 약 1만5000원에 육박하며 최고점을 기록했던 것을 보면 ‘바이오 파워’가 얼마나 큰지 알 수 있습니다. 이후 주가가 다시 떨어졌으나 최근 들어선 비교적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룹웨어 솔루션으로 잘 알려진 핸디소프트도 지난달 대주주가 케이앤글로벌신약2호사모투자합자회사로 바뀌면서 신약후보물질 발굴 및 임상 후 의약품 개발 등의 사업 목적이 대거 추가됐습니다. 앞서 언급된 투비소프트의 전철을 밟는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특히 최대주주인 케이앤글로벌신약2호사모투자합자회사 이외에 국내 반도체 기기 기업인 에이아이비트가 주주로 참여하고 있는데요. 에이아이비트는 지난해 신개념 암치료법 개발 및 상용화, 의료용 대마사업 등 바이오 분야를 신규 사업 아이템으로 삼고 있는 업체입니다. 에이아이비트는 자회사로 설립한 미토텍글로벌을 전략적 합의에 의해 핸디소프트에 매각했으며, 조만간 글로벌 제약회사 미토텍을 인수할 계획입니다.

 

핸디소프트는 ‘바이오 테마주’로 묶이며 기존 4000~5000원대였던 주식이 8000~9000원까지 높아졌습니다. 지난달 30일에는 52주신고가(9300원)를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2월 8일 오전 10시27분 현재 전일 대비 5.63% 증가한 8450원에 거래되고 있네요.

 

이밖에 시스템통합(SI) 업체인 동양네트웍스도 지난해 의약품 및 제약원료 등 연구개발과 제조업 등을 사업 목적에 추가하며 바이오 산업을 본격화했습니다. 지난해 5월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권거래소에 상장된 바이오 제약사 ‘메디진’ 지분 6.72%를 확보했으며 지속적인 M&A를 검토 중입니다. 현재는 자회사인 티와이바이오를 중심으로 바이오 신약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티와이바이오는 현재 국내외 업체들과 조인트벤처(JV) 설립, 신약 기업 투자 등을 진행 중입니다.

 

1995년 설립된 엔드포인트 보안 솔루션 업체 닉스테크도 창업자였던 박동훈 전 대표가 서울생명공학에 지분을 넘기면서 바이오 분야에 진출한 케이스입니다. 사명도 ‘바이오닉스진’으로 바뀌었습니다, 하지만 이후 몇 번의 최대주주 변경이 있었고, 지난해 ‘한류뱅크’로 대주주가 바뀌면서 회사이름도 ‘한류AI센터’로 바뀌었습니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이제는 ‘바이오’보다는 인공지능(AI) 중심으로 콘텐츠 사업에 주력할 듯 합니다.

 

여하튼 SW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지만 결국 '바이오'와 같은 신산업에 뛰어들자 주가, 즉 기업 가치가 올라가는 것이 씁쓸하네요.

저작권자 © 딜라이트닷넷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