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나 LG와는 달리 외산 PC 업체는 기업용과 일반 컨슈머용 노트북 라인업을 달리 하고 있다. HP와 델이 대표적이다. HP는 엘리트북, 프로북, 컴팩 라인업으로 기업 시장을 공략하고 있고, 델의 경우도 이와 비슷한 형태로 프리시전, 래티튜드, 보스트로 라인업을 구비하고 있다. 이 중 델의 래티튜드 시리즈는 중대규모 기업을 타깃으로 하고 있다. 일일이 나열하기가 힘들지만, 한 마디로 돈 좀 있는 기업을 타깃으로 삼아 종 특화 기능을 집어넣고 디자인에도 아낌없는 투자를 단행한 제품이 바로 래티튜드 시리즈다. 돈 없으면 사기 힘들다. 래티튜드 시리즈는 정말 비싸다. 나는 지난해 델이 래티튜드 시리즈를 내놨을 때 이게 정말 델이 많든 노트북이 맞을까라는 생각을 했고, 실제 써본 뒤 최고의 평가 점수를 줬다. 합리적인 가격의 실속형 제품을 고집했던(혹자는 싸구려 이미지가 강하다고 한다) 델이 이런 제품을 내놓다니. 오 이런 서프라이즈. HP에 1위 자리 뺏기고 경쟁자라고는 생각할 수 없었던 (어디서 듣도보도 못한)에이서의 추격에 2위 자리 마저 위태롭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일까. 델이 최근 내놓는 제품은 누구나 감히 생각할 수 없는 혁신적인 기능을 대거 담고 있다. 물론 그런 만큼 가격도 높아져서 누구도 감히 구입한다는 생각을 할 수 없을지도 모르지만. 어쨌건 델이 발표한 래티튜드 Z는 제품 그 자체만 놓고 본다면 혁신 덩어리다. 이 제품은 16인치의 작지 않은 크기의 액정, 그러나 16mm의 얇은 두께, 2kg의 답지 않은 덩치를 갖추고 있다. 보통 화면 크기가 16인치 정도 되면 휴대는 꿈도 못꾸지만 래티튜드 Z는, 뭐 나쁘지 않을 정도다. 이 정도인데 휴대 못할 게 뭐가 있어? 잘 빠진 남성 모델에 멋드러진 수트를 입혀놓은 듯한 디자인도 일품. 무엇보다 무선 충전 및 도킹 시스템은 기술의 진보가 무엇인지 잘 말해주는 듯 하다. 자기장을 통해 무선으로 충전할 수 있는 특수 스탠드가 옵션으로, UWB 기술을 활용한 무선 도킹 시스템이 역시 옵션으로 판매된다. 무선 충전의 경우 팜 프리에서 처음 도입된 바 있다. 나는 충전보다 무선 도킹 시스템의 활용도가 더 높을 것으로 본다. 래티튜드 Z의 본체와 무선 도킹 시스템이 연결되면 노트북 본체와 각종 입출력 장치가 치렁처렁 선으로 엮이지 않아도 된다. 얼마나 바랬던 무선의 자유였던가! 휴대폰이나 PMP 등에 쓰이는 ARM 계열 프로세서 및 이와 함께 작동되는 리눅스 운영체제를 추가적으로 탑재해 긴 부팅 시간 없이 마치 PMP나 스마트폰과 마찬가지로 빠른 부팅과 간단한 웹 접속, 이메일 확인 등도 가능하다(인텔의 초저전력(ULV) 프로세서와 윈도는 당연히 설치된다). 이 밖에 명함 인식이 가능한 200만 화소의 웹캠과 각종 보안 기능, 단단한 설계는 덤이다. 앞서 말했듯 래티튜드, 특히 이번 래티튜드 Z는 누구나 쓸 수 있는 제품은 아니다. 1999달러부터 시작해 무선 충전 스탠드와 도킹 시스템 등 몇 가지를 추가하면 3000달러가 훌쩍 넘어버린다. 중대규모 기업의 C 레벨 정도가 이 제품을 소유할 수 있지 않을까. 델코리아 관계자에 따르면 이 제품의 국내 출시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그는 기업용 노트북인 래티튜드 Z를 앞서 선보인 컨슈머용 노트북인 아다모와 비교했다. 다 좋으나 아다모처럼 잘 안팔려서 일찍 단종시키는 일은 없기를. 기술력을 상징하는 건 좋으나 HP처럼 혁신과 판매를 함께 취할 수 있기를.댓글 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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