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에서 장보기를 하다 보면 무조건 가격만 싼 게 아니라 다른 여러 가지 요인들을 살피게 되죠. 구성원 수에 맞는 재료양도 고려해야 하고 품질까지 신경 쓸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이런 과정을 거쳐 하나하나 장바구니에 담다 보면 시간도 오래 걸리고 여간 귀찮은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마켓컬리는 에서 장보기를 하다보면 다른 e커머스 온라인몰과는 뭔가 다르다는 느낌을 받은 적이 있나요? 건강·신선함을 강조한 제품들이 많고 다른 곳에선 볼 수 없는 새로운 제품들이 눈에 띄기도 합니다. 마치 백화점 식품관처럼 고급 식자재들도 판매 중입니다. 중요한 건 이 모든 식품들은 마켓컬리에 등록되기 전 직원들이 직접 고르고 맛보고 따진 후 엄선한 결과물이라는 겁니다.

마켓컬리는 창업 초기부터 깐깐한 제품 선별을 위해 ‘상품위원회’를 운영해오고 있습니다. 마켓컬리 품질을 보증하는 핵심 조직이라고 할 수 있죠. 매주 금요일마다 김슬아 대표와 상품기획자(MD)들 중심으로 모여 300개가 넘는 입점 후보상품들을 세밀하게 살펴봅니다. 식품 비중이 높다보니 MD들이 사용하는 층엔 아예 주방이 마련돼있다고 합니다.

이곳에선 신상품의 맛과 가격, 포장 상태 등 70여가지 기준을 두고 평가를 합니다. 전원 ‘만장일치’를 받아야 온라인몰에서 만날 수 있게 됩니다. 내부 관문을 통과하는 상품은 절반이 채 안 될 만큼 까다롭다고 합니다. 이전엔 다른 직무에 근무하던 분들도 상품위원회를 구경하거나 함께 음식 맛을 볼 수 있었는데 코로나19로 현재는 10명 내외 최소한의 인원들만 참여하고 있습니다. 김 대표는 이 상품위원회에 빠짐없이 참여하느라 몇 년째 휴가도 포기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상품군이 많은 주엔 목요일 오전도 시간을 내 하루하고도 반나절을 쓰게 됩니다. 하루종일 신상품들을 맛보고 살펴보는 과정만 들으면 ‘배부른 근무’라고만 생각하기 쉬운데요. 그저 즐기기만 하는 과정은 아닙니다. 실제 상품위원회에선 MD들이 이 상품을 선정한 이유를 말하며 다른 사람들을 설득하고 더 좋은 아이디어를 내기도 합니다. 가령 이미 새우볶음밥이 이미 입점해있는데 또 새우볶음밥을 입점하고 싶다면 특별한 새우가 들어갔다거나 용량이 달라졌다는지 등 차별점은 무엇인지를 설명해야 합니다.

판매자들에게도 장점이 있긴 합니다. 마켓컬리에 입점하기 위해 기준을 맞추다보면 다른 플랫폼업체에도 무난히 통과할 수 있다는 인식이 퍼진거죠. 영양성분표를 정확히 제공하다보니 표기 하나하나에 신경쓸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식품 아닌 반려동물 관련 상품이나 화장품들은 어떻게 할까요? 상품위원회에 올라오기 전 직원 체험단을 모집해 먼저 제품들을 써보고 리뷰를 작성하도록 합니다. 상품 타깃에 맞게 반려동물 키우는 사람들을 선정하기도 하고, 가구 구성원 수에 따라 1인·4인 가구 등 대표가 돼 각각 상품을 써본 다음 후기를 남깁니다. 이 리뷰를 가지고 상품위원회에서 이야기를 나누는거죠. 마켓컬리에서 직원 리뷰들을 확인할 수 있는 제품들도 있는데 이러한 과정의 결과물인거죠.

마켓컬리는 최근 외형확장을 위해 카테고리를 늘려가고 있습니다. 식품뿐 아니라 호텔·리조트 등 무형제품부터 대형가전까지도 취급하고 있습니다. 계속해서 판매 상품이 많아지다보면 상품위원회가 100% 모든 물건을 직접 살펴보는게 힘들어지는 순간이 언젠가는 올 것이라는 걸 마켓컬리도 알고 있습니다.

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는 직접 체험하고 맛 본 제품들만 엄선해 고객에게 제공한다는 가치를 유지하기 위해 여전히 금요일을 상품위원회 고정 일정으로 정해두고 있죠. 인증 된 입점업체라면 모두 통과가 아닌 어렵고 오래 걸리는 방법을 택한 것인데요. 이런 활동으로 소비자들이 마켓컬리 차별점을 체감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이안나 기자>anna@ddaily.c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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