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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스코가 한국지사 조직 개편에 본격 착수한 것 같습니다.

장성호 지사장이 취임 1년 2개월만에 중도 하차하게 된 것으로 알려진 데 이어, 부사장급 임원도 해임을 통보받았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관련기사)

시스코측은 여전히 “공식 발표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입장인데요. 조직을 안정화하기 위해서는 빠르게 새로운 지사장을 세우고 공석이 된 조직의 수장도 채워야 할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추가 조직 개편과 인사가 이뤄지게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 수준이 어느 정도가 될지는 본사의 의지에 달려 있을 것입니다.

사실 시스코코리아에 닥쳐올 변화는 작년 말부터 예고돼 왔습니다.

지난해 하반기 새롭게 부임한 하이메 바예스 아시아태평양, 일본, 중국(APJC) 총괄 사장이 한국에서 강화 방안을 찾기 위해 한국 상황을 면밀히 파악하려 하고 있었습니다. 최근 몇 년 간 시스코코리아의 실적이 부진하면서 경영에 어려움을 겪어왔기 때문입니다.

앞서 시스코는 한국 시장에서 기존에 벌여왔던 것과는 차원이 다른 대규모 사업을 여러 건 진행했습니다.

벤처 펀드(일명 진대제 펀드)에 투자하고, 스마트시티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KT와 KCSS라는 합작사를 만들고 송도 인천자유경제구역(IFE)에 글로벌 연구개발센터(R&D) 구축을 추진하면서 적극적인 투자를 벌였습니다. 

2009년으로 거슬러 올라가지만 가장 활발히 진행됐던 시기가 2011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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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기에 시스코는 ‘코리아 3.0’ 프로젝트를 시작했습니다. 한국 정부기관과 기업 등과 협력해 이 시장에서 더 많은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하기 위한 적극적인 움직임을 벌이기로 한 것입니다. 본사의 자금과 기술, 마케팅 지원을 등에 업고 향후 3년간 집중적인 투자와 한국 정부·기업 등과 협력을 벌여 3배 증가된 매출 향상을 거두겠다는 목표였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하지만 스마트시티 사업과 함께 비슷한 시기 시스코가 오랜기간 많은 리소스를 투입해 공들여왔던 KT 기간망 진단 컨설팅같은 것도 후속 사업이 지연되면서 가시화된 성과로 이어내지 못했습니다. 포스터와 티셔츠까지 만들며 의욕적으로 해보려 했던 ‘코리아3.0’은 제대로 꽃피워보지 못하고 조용히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습니다. 

이를 적극 추진해온 아시아총괄 사장과 지사장마저 그만두게 됐기 때문인데요. 때문에 당시 본사에서 일련의 한국 시장에서 벌인 여러 투자가 사실상 실패했다는 판단을 했다는 얘기가 나왔었습니다.  당시에 시스코 본사도 강도높은 구조조정을 결정, 시행하던 시기였던만큼 이 역시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다고 어려운 한국 시장, 특히 시스코에게는 점점 더 사업 여건이 나빠지고 있는 한국 시장을 시스코가 버릴 것인가? 그렇지 않습니다.

지난해 12월 초 태국 방콕에서 열린 APJC 파트너 행사기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바예스 사장은 한국은 중요한 시장이고 많은 기회가 있다고 언급하면서, “한국 시장을 강화하기 위한 방안을 고심하고 있고, 이를 위해 한국 시장을 가까이서 모니터링하면서 들여다보고 있다”고 했습니다. (관련기사)

한국 시장에서 비즈니스를 더욱 강화하기 위해 현재 현황, 특히 비즈니스에 걸림돌이 되는 문제를 총체적으로 파악해 해결방안을 찾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으로 해석됐습니다. 

지난해 12월 본사 감사팀 소속의 이문철 부사장이 한국지사에 파견된 것도 그 일환으로 보입니다.

지난달 말, 2013년 회계연도 2분기 마감시기에 바예스 사장은 직접 한국을 찾았습니다. 고객·파트너도 만났지만, 직원들을 면담하면서 사업 성과를 낼 것을 강력하게 주문했다고 하는데요. 

바예스 사장이 돌아간 직후, 지사장과 임원 해임 등의 소문이 업계에 일파만파 퍼지기 시작했습니다.

앞으로 시스코의 행보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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