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트워크 산업과 정보보안 산업 간 ‘융합’이 국내 시장에서도 본격화될 모양입니다. 서로 다른 영역으로 존재해온 네트워크와 보안 업체들이 인수합병(M&A)이나 기술제휴를 시도하는 움직임이 부쩍 눈에 띄고 있는데요.

내년에는 사례가 적어도 두개는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군요.

이와 관련해서 최근 디지털데일리에 기사를 올리긴 했는데요. 여기서는 2회에 걸쳐 좀 자세하게 다뤄보려고 합니다.

다산네트웍스·퓨쳐시스템 협력, 올해 성과 기대 

국내 대표적인 통신장비 업체인 다산네트웍스는 2011년에 다산네트웍스는 핸디소프트를 인수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그리고 네트워크 보안 솔루션 전문업체인 퓨쳐시스템에도 투자했습니다.

다산네트웍스가 퓨쳐시스템에 일정 금액을 투자하면서 두 회사의 관계는 밀접해지기 시작했는데요. 지난해 초에 퓨쳐시스템은 판교에 위치한 다산타워로 옮겨왔습니다. 

다산네트웍스는 2011년 말 자회사인 다산SMC와 핸디소프트를 합병, 통합 핸디소프트를 재출범하면서 기업·공공 시장 공략 강화에 본격 나섰는데요. 이 때 핸디소프트의 핵심 사업 가운데 하나인 스마트오피스 통합 솔루션 제공을 위해 퓨쳐시스템과의 협력을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당시부터 협력에 대한 얘기가 오갔고, 실제로는 올해 퓨쳐시스템이 다산타워에 입주하면서부터 본격적인 공동 기술 개발을 시작했습니다. 여러 건의 개발 협력이 진행되는 것으로 보이는데요. 일단 협력해 개발한 제품을 올해 1분기 말쯤 선보일 계획이라고 합니다. 

출시할 제품 가운데 하나는 무선 보안 액세스포인트(AP)입니다. 사용자 인증, 침입방지와 같은 보안 기능이 강화된 국산 AP가 나오게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구체적인 기능은 내년 출시되면 알 수 있겠지만, 퓨쳐시스템이 최근 활발히 벌이고 있는 무선침입방지시스템(WIPS) 사업과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겠습니다.

아직은 두 회사가 협력해 개발한 제품의 판매 및 공급 전략, 소유권 등 구체적인 사항은 아직 정해지지 않은 상태라고 합니다. 

일단 퓨쳐시스템이 AP를 공급하게 된다면 사업 영역이 보안에서 네트워크 시장으로 확장하게 됩니다.

다산네트웍스도 자체 개발한 무선 AP 등 와이파이(WiFi) 솔루션을 이미 공급하고 있으니 판매 제품군을 다양화할 수 있겠네요. 핸디소프트의 스마트오피스, 통합커뮤니케이션(UC) 사업에도 활용이 가능하겠지요.

두 회사가 기술개발 협력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으니, 앞으로 무선AP 외에도 다른 깜짝 신제품을 기대해 봐도 좋을 것 같습니다. 

윈스테크넷, 하드웨어 업체 인수 위해 네트워크 장비업체 물색

이 두 업체 말고도 주목되는 행보를 보이는 업체가 또 있습니다. 보안업체인 윈스테크넷인데요. 이 회사는 현재 네트워크 장비업체를 적극적으로 물색하고 있습니다. 윈스테크넷은 “하드웨어 업체 인수”라고 표현하고 있는데요.

윈스테크넷은 네트워크 보안업체입니다. 침입방지시스템(IPS), 분산서비스거부(DDoS) 대응 장비, 방화벽, 통합위협관리(UTM)시스템 등 주로 하드웨어 장비 형태의 제품을 공급하고 있습니다.

보안 시장 초기에는 방화벽, 침입탐지시스템(IDS)을 소프트웨어 제품으로 공급하기도 했는데요, 최적화돼 있는 하드웨어 형태의 제품이 대세입니다. 그래서 초기에는 ‘하드웨어 일체형’ 제품 또는 ‘하드웨어 어플라이언스’ 제품이라는 표현을 하기도 했지요. 

이러한 보안 제품은 보안 기술을 제공하는 소프트웨어 기술력에 못지않게 높은 처리성능과 안정성을 제공하는 하드웨어 기술력도 중요하게 여겨집니다. 자칫 성능 문제가 발생하면 ‘보안의 3요소’ 가운데 하나인 가용성을 해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윈스테크넷이 하드웨어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는 네트워크 업체 인수를 추진하는 배경에는 우선 제품의 경쟁력을 강화하려는데 있습니다. 안정성과 성능에 큰 영향을 미치는 CPU·메모리 등의 기술 변화에 적극 대응하기 위한 것입니다.

김대연 윈스테크넷 대표는 “워낙 빠른 속도로 변화하는 환경에서 하드웨어 기술개발 인력을 뽑아 대응하려면 시간이 오래 걸린다. 또 소프트웨어 회사이기 때문에 전문성을 갖춘 하드웨어 인력을 계속 유지하기도 쉽지 않다”고 설명했습니다.

네트워크와 보안 시장이 융합되는 정보통신기술(ICT) 시장 트렌드도 염두에 두고 있을 것입니다. 이는 당연히 회사의 미래 성장과도 연관이 있겠지요.

성공적으로 기업 인수가 이뤄질 경우 윈스테크넷은 보안 위주의 사업을 탈피, 확장할 수 있게 됩니다. 보안을 차별성으로 삼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만일 시장에서 통신 기능과 보안 기능이 하나로 통합돼 있거나 두 요소가 통합된 솔루션 형태의 인프라 투자가 이뤄지게 된다면 남들보다는 빠르게 대응할 수 있게 되겠지요.

김 대표 역시 이같은 트렌드 전망에 관해 “네트워크와 보안의 융합은 당연한 추세이며, 시간문제”라고 언급했습니다.

윈스테크넷은 나우콤과 합병했다 지난해 초에 인적분할해 다시 보안 전문업체로 돌아오면서, 회사가 안정화된 후 성장을 위한 M&A를 검토하겠다는 의중을 내비쳐 왔습니다. 

만일 윈스테크넷이 인수에 성공하게 되면, 보안업체가 네트워크 업체를 인수하는 첫 사례가 나오게 됩니다.

이들만 아닙니다. 전송 장비 등 다른 통신장비 업체들이 신사업으로 보안을 검토하는 곳들이 있습니다.

글로벌 시장, 네트워크와 보안 ‘융합’ 추세 안착 

사실 이같은 네트워크와 보안 사업 간 융합은 글로벌 업체들에겐 새삼스러운 일이 아닙니다. IBM, HP,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대형 IT업체들은 소프트웨어, 서버, 네트워크, 보안까지 기업의 데이터센터, ICT 인프라 환경을 구성하는 모든 요소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시스코, 오라클, EMC와 같은 업체들의 인수행진도 계속되고 있지요. 

시스코, 알카텔루슨트, 주니퍼네트웍스, HP 등과 같은 IP 관련 네트워크 업체들은 모두 보안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F5네트웍스, 라드웨어, 시트릭스 등 기존의 L4-L7 스위치, ADC(애플리케이션딜리버리컨트롤러) 업체들도 보안 제품을 공급하고 있습니다. ADC의 중요 요소가 보안입니다.

무선랜 전문업체들도 보안 기능을 점점 더욱 강화하고 있습니다. 아루바네트웍스의 경우엔 최근 WIPS 시장에서 보안 업체들과 경쟁하고 있을 정도입니다. 

모바일 단말기 중심은 보안은 보안업체들이, 무선 네트워크·BYOD 환경의 보안은 시스코, 아루바와 같은 무선 네트워크 업체들이 주도하는듯한 형국입니다. 무선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모바일 오피스, BYOD 환경을 구축하는데 있어 보안은 필수 요구사항이기 때문에 적극 대응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럼 그 반대의 사례를 볼까요? 보안업체로 출발해 네트워크로 세력을 확장하고 있는 대표 업체가 포티넷입니다. 포티넷은 통합위협관리(UTM) 전문업체입니다. 보안 지원분야를 확장한데 이어 네트워크 시장도 넘보고 있습니다.

포티넷의 주력 제품인 ‘포티게이트’에서 이미 다양한 네트워크 기능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무선랜 AP를 출시했고요, ‘포티게이트’가 무선 컨트롤러 역할을 담당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고객들에게 무선 네트워크 환경과 보안까지 비용효율적으로 제공한다는 점을 부각해 시장에 접근하고 있습니다. 2~3년 안에 무선랜 시장에서 포티넷이 두각을 낼 수 있을지 지켜볼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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