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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존심 버린 LG전자 ‘Q92’…전략 변화인가 임시 방편인가

통신방송 20.08.24 18:08

 

[디지털데일리 윤상호 기자] LG전자가 스마트폰 ‘Q2’를 선보였다. 출고가 49만9400원이다. 5세대(5G) 이동통신 스마트폰이다. 지금껐 출시한 5G폰 중 가장 저렴하다. 국내 제조사가 내놓은 제품 중에서도 가장 싸다. 기존 중저가폰처럼 성능이 뒤떨어지는 제품도 아니다. 이전이라면 70~90만원대로 판매했을 제품이다.

5G는 작년 4월 상용화했다. LG전자는 작년 5월 첫 5G폰 ‘V50씽큐’를 출시했다. 출고가는 119만9000원이다. 10월 2번째 5G폰 ‘V50S씽큐’를 출시했다. 출고가는 119만9000원이다. V시리즈 마지막 ‘V60씽큐’도 5G폰이다. 지난 3월 출시했다. 국내는 팔지 않았다. 국내 기준 3번째 5G폰은 ‘벨벳’이다. 지난 5월 출시했다. 출고가는 89만9800원이다.

LG전자는 스마트폰 안착에 실패했다. 삼성전자를 제외한 2000년대를 풍미했던 휴대폰 제조사와 동일했다.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LG전자는 2008년 연간 휴대폰 판매 1억대를 처음 달성했다. 세계 판매량 3위를 차지했다. 점유율은 8.6%다. 2009년 2년 연속 3위를 기록했다. 1억1790만대를 출고했다. 처음으로 점유율 두자릿수를 올렸다. 10.1%다. 2010년도 1억1670만대를 판매 8.6%의 점유율을 달성했다.

LG전자의 추락은 2009년부터다. 아이러니다. 2009년은 LG전자 휴대폰이 정점을 찍은 해다. 애플은 2007년 휴대폰 전쟁에 참전했다. LG전자 전성기 애플은 스마트폰 시대를 준비했다. LG전자는 발밑이 무너지고 있음을 알지 못했다.

LG전자 2007년 스마트폰 판매량은 200만대다. 지금까지 연간 5970만대를 판매한 것이 가장 많았다. 2015년이다. 2019년 LG전자 스마트폰 판매량은 2920만대다. ▲삼성전자 ▲화웨이 ▲애플 ▲샤오미 ▲오포 ▲비보 ▲레노버-모토로라에 이어 8위다. 지난 2분기까지 21분기 연속 영업손실을 냈다. 적자는 ▲2015년 1196억원 ▲2016년 1조2501억원 ▲2017년 7368억원 ▲2018년 7901억원 ▲2019년 1조99억원이다. 2020년 상반기 적자는 4443억원이다.

LG전자 부진에 대한 분석은 여러가지다. 근본적 원인에 대한 평가는 대부분 같다. 경영진의 판단 착오다. 스마트폰 초반 LG전자 경영진의 선택은 잘못된 경영 사례로 회자된다. 한 예능 프로그램에 언급되기도 했다. 남용 전 부회장과 안승권 전 사장이 책임을 피하긴 어렵다. 각각 당시 LG전자 대표이사와 모바일커뮤니케이션스(MC)사업본부장이었다. 이들은 3년의 짧은 LG폰 전성기를 만들었지만 잃어버린 10년도 만들었다.

‘스마트폰은 한 때의 유행’이라는 컨설팅 업체 의견을 맹신했다. 스마트폰 사업 본격화 시점엔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 대신 윈도 OS를 선택했다. 퀄컴 대신 인텔과 손을 잡았다. 잘못 꿰어진 단추는 지금까지 LG전자를 괴롭힌다. 경영악화로 세계 영업망을 축소했다. 한국과 북미로 좁혔다. 연구개발(R&D) 인력 등 수만명이 MC사업본부를 떠났다. 국내 생산을 접었다. 프리미엄폰 일부만 직접 만들기로 했다. 나머지는 제조자개발생산(ODM)을 활용한다.

이후 경영진의 책임도 무겁다. LG전자는 프리미엄 브랜드 전략을 버리지 못했다. 현실을 인정하지 못했다. 결과는 참담했다. 브랜드는 삼성전자 애플에 밀렸다. 가격 대비 성능은 중국 업체에 밀렸다. 판매량 기준 LG전자 앞에 있는 7개 업체 삼성전자 애플을 뺀 나머지는 중국 업체다.

프리미엄폰 전략 실기는 수익성 회복 지연으로 이어졌다. 실탄 부족은 제품군과 마케팅 축소를 야기했다. 판매량은 하락했다. 원가경쟁력 하락을 촉발했다. 차별화를 위해 도입한 플랫폼은 소비자에게 외면 당했다. 비용구조 악화 요인이 됐다. 악순환이다.

Q92는 지금까지 LG전자와 다른 점이 엿보인다. 전작 벨벳과 사양 면에서 큰 차이가 없지만 가격은 절반 수준이다. 이전이었다면 예상하기 쉽지 않은 가격이다. 자존심을 버리고 대중성을 택했다.

Q92는 벨벳 대비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카메라가 우세하다. 퀄컴 스냅드래곤765G AP를 장착했다. 전면 카메라는 3200만화소다. 후면 카메라는 ▲4800만화소(일반) ▲800만화소(광각) ▲500만화소(심도) ▲200만화소(접사) 4개다. 디스플레이는 호불호가 갈린다. 벨벳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Q92는 액정표시장치(LCD)다. 해상도는 고화질(풀HD플러스)로 같다. 전자는 노치 후자는 펀치홀 디자인이다. 램(RAM)과 배터리 용량은 벨벳이 낫다. Q92 램은 6기가바이트(GB) 배터리 용량은 4000밀리암페어시(mAh)다.벨벳이 각각 2GB와 300mAh 많다.

 

한편 LG전자가 현재 위치를 감안한 가성비 전략을 지속할지는 미지수다.

작년까지 MC사업본부를 맡은 권봉석 사장은 올해 LG전자 대표가 됐다. 작년 MC사업본부 단말사업부장을 담당한 이연모 전무는 올해 부사장으로 승진해 MC사업본부를 책임지고 있다. 권 사장은 MC사업본부장 당시 생산기지 이전 등 원가절감에 치중했다. ODM 확대도 그렇다. 제품 개발과 생산 기간을 고려하면 올해 나올 제품은 권 사장이 입김이 배어있다.

<윤상호 기자>crow@d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