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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년대와 90년대를 풍미했던 인기 일본만화 ‘드래곤볼’에는 ‘스카우터’라는 웨어러블 기기가 등장한다. ‘구글 글래스’와 비슷한 안경 형태 단말기다.

지금 생각해보면 스카우터는 성공한 웨어러블 기기다. 전투를 즐기는 샤이어인과 프리더 일당의 필수 장비였다. 성능도 상당하다. 스카우터는 사람의 전투력을 파악하는 기기다. 착용한 채로 사람을 보면 그 사람의 전투력을 실시간으로 알려준다. 멀리 떨어져 있어도 감지가 가능하다. 스카우터가 보고 들은 내용은 사용자끼리 공유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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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우터는 일단 정보를 화면에 직접 보여주니 투명 디스플레이로 렌즈를 만들었을 것이다. 전투력을 분석하려면 피사체의 신체 구조와 이에 따른 운동능력을 파악해야 한다. 고해상도 카메라와 각종 센서를 내장해야 한다. 전투력은 기준이 있어야 한다. 수치화하기 위한 데이터베이스(DB) 분석이 필요하다. 이 과정은 클라우드와 빅데이터를 활용해 이뤄졌을 것으로 추정된다. 언제 어디에서나 실시간으로 사용해야 하니 이동통신기능과 속도가 중요하다. 대용량 데이터 전송량과 실시간이라는 특성을 감안하면 기가인터넷급은 돼야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착용한 채로 전투를 수행했던 것을 보면 배터리는 대용량 또는 무선 충전을 지원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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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작용도 있다. 정보를 감추고 싶은 사람의 능력과 위치가 드러난다. 프라이버시 침해다. 사용자도  스카우터에 의존하다보니 스카우터가 없으면 상대방의 역량을 제대로 파악치 못해 전투에서 패배하기도 한다. 만화에는 표현되지 않았지만 발열과 충전 문제도 이용자를 괴롭혔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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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경제연구소는 지난 24일 발간한 ‘웨어러블 기기의 부상과 성공조건’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웨어러블 기기의 성공조건은 ‘NTER’에 달려있다고 분석했다. NTER은 ▲니즈(Need): 대중적 효용가치가 있는 서비스 발굴 ▲기술(Technology): 배터리 무게 입력방법 등 기술장벽 해소 ▲경제성(Economics): 소비자의 지불의사 충족 ▲규제(Regulation): 프라이버시 안전 등 사회적 저항 극복 등 4개의 앞머리를 모은 조어다.

드래곤볼의 작가 토리야마 아키라가 이점을 감안했는지 모르지만 스카우터는 ▲육체적 전투방식의 중요변수인 상대방의 전투력 측정(N) ▲착용하면서 실시간 활용에 불편이 없는 제품(T) ▲일반병사도 보급을 받을 수 있을 정도의 가격(E) ▲군사 목적에 한정해 사회적 문제 최소화(R) 등 웨어러블 기기 성공조건을 모두 갖췄던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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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어러블 기기는 ‘휴대에서 착용으로’ 모바일 트렌드 전환을 예고한다. 웨어러블 기기는 2014년 전후로 본격적인 상용화의 길을 걸을 전망이다. 구글 글래스, 애플 아이워치, 삼성전자 갤럭시워치 등 이미 소개하거나 조만간 소개할 웨어러블 기기는 NTER을 충족시켜 성공할 수 있을까. 아니면 다른 업체가 혜성처럼 등장해 이 시장을 주도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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