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3년 5월 저명한 비즈니스 전문지인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HBR)에 ‘IT는 더 이상 중요하지 않다(IT Doesn’t Matter)는 논쟁적 글이 실린 적이 있습니다. 이 잡지의 저널리스트였고, 이후 편집장까지 역임하게 되는 ‘니콜라스 카’의 글이었습니다.역사적으로 IT에 대한 칼럼 중에 이처럼 뜨거운 논쟁을 불러일으킨 칼럼은 없었을 것입니다. 니콜라스 카의 주장을 요약하자면 “IT의 개발능력과 보편성이 증가함에 따라 그것의 전략적인 중요성은 감소하게 된다. IT는 장기적으로 기업의 비용이 될 뿐 경쟁우위를 제공하지 못한다”는 것입니다.IT업계는 그 동안 IT가 기업 혁신의 원동력이고, 경쟁의 우위에 서기 위해서는 IT시스템을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매우 중요하다고 주장해 왔습니다. 때문에 니콜라스 카의 이 주장이 전 IT업계의 공분을 자아낸 것은 당연했습니다. 빌게이츠, 마이클 델 유명 IT업체 CEO 등이 니콜라스 카의 주장을 반박하는 데 적극적으로 나서기도 했습니다. 이 같은 논쟁이 있었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고 “클라우드 바람은 CIO에게 위기”(by 블로터닷넷)라는 기사를 한 번 보시기 바랍니다.클라우드 컴팅퓨팅이 CIO로 대표되는 기업의 IT부서의 위상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즉 앞으로 IT부서는 기업 내에서 전략 및 혁신을 이끌어가거나 지원하는 부서가 아니라, 단순히 비용부서로 전락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혹시 니콜라스 카가 이야기한 IT가 더 이상 중요하지 않은 시대는 클라우드 컴퓨팅 시대를 말했던 것일까요?흔히 클라우드 컴퓨팅을 설명할 때 전기를 예로 듭니다.우리는 전기를 사용하기 위해 집집마다 회사마다 발전기를 두지 않습니다. 필요할 때 스위치를 켜기만 하면 어딘가에서 만들어진 전기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이용한 전기의 양에 따라 비용을 지불하면 됩니다.클라우드 컴퓨팅의 궁극적인 모습도 전기와 유사합니다. 언제든 필요할 때 스위치만 켜면 인터넷을 통해 컴퓨팅 파워, 소프트웨어를 서비스 받을 수 있는 상태가 클라우드 환경입니다.즉 컴퓨팅 파워(소프트웨어)를 전기처럼 이용하자는 것입니다.여기서 주목해야 할 점은 전기가 기업을 경쟁우위에 서게 하지 못한다는 점입니다. 전기를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기업 생존에 중요한 역할을 하지 않습니다. 전기는 꼭 필요하지만 누구나 쉽게 사용할 수 있는 자원입니다. 때문에 기업들은 전기 사용을 최소화 해 비용을 줄이고자 합니다. 전기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전략을 세우는 부서가 있을 리 만무하고, 전기활용전략을 세우기 위한 임원도 당연히 없습니다.그럼 IT는 어떻게 될까요? IT를 전기처럼 사용하자는 것이 클라우드 컴퓨팅이라면, IT 운명도 전기처럼 될까요?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앞에서 언급했던 기사의 제목처럼 ‘클라우드 바람은 CIO에게 위기’가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댓글 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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