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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부터 3박4일간의 일정으로 부산에서 ‘2019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가 진행되고 있다. 인도네시아, 태국, 베트남, 싱가포르, 브르나이 등 아세안의 주요국 정상들이 방한해 문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경제협력의 강도를 높이고 있다.

당초 이 행사는 큰 관심을 끌지 못했다. 직전까지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 한미 방위비분담 협상, 제1야당 대표의 단식 등 각종 국내 정치 현안때문에 국민들의 관심사에서 밀렸기 때문이다. 외국 정상들이 한꺼번에 단상에 올라 기념사진을 찍고 흩어지는, 흔하디 흔한 국제 외교 행사의 하나로 인식됐었다. 

하지만 이번 행사는 ‘실속’면에서 주목할만한 내용들이 의외로 많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IT업계의 입장에서 봤을때도, 인도네시아 ‘스마트시티’ 구축 등 충분히 기대를 가질만한 관련 내용들이 눈에 띤다. 또한 신남방 국가들과의 ICT 기반의 인프라 개선 사업에 서로 큰 흥미를 보이고 있다는 점도 고무적으로 평가된다.

넓게보면, 신남방 지역 국가들을 중심으로 크게 강화되고 있는 경제 잠재력과 구매력, 인프라의 스마트화, ‘한류’를 통한 우호적인 시장 환경 등이 긍정적으로 재조명되고 있다. 그동안 ‘동남아’로 통칭되며, 글로벌 시장의 변방으로 치부해왔던 것과는 분명히 달라진 분위기다. 

아세안이 이제는 북미, 중국, EU 등과 맞먹는 시장 잠재력을 갖춘 것으로 레벨업됐다는 게 최근의 평가다. 시기적으로도, 1년 넘게 진행중인 미중 무역갈등으로 우리나라가 큰 타격을 입게되면서 시장 다변화의 대상으로서도 아세안이 중요한 경제적 가치를 가진다.

실제로 아세안 국가중 베트남의 경우, 비약적인 성장성을 인정받고 있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는 올해 2월, ‘2019 베트남 보고서’에서 중국을 대체할만한 강국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HSBC는 베트남의 수출규모가 연평균 10%씩 증가해 베트남이 오는 2030년에는 연간 7500억 달러를 수출하는 아세안 최대의 수출 강국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베트남의 인구는 2018년 기준으로 9457만명으로 1억명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올해 부산 ‘2019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에서 매우 특별한 관심을 끈 나라는 인도네시아다. 침하되고 있는 수도 ‘자카르타’를 떠나 새롭게 수도를 건설하는 메머드급 국책사업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풍부한 ‘스마트시티’ 구축 노하우를 가지고 있는 우리로서는 충분히 인도네시아에 어필할 수 있는 레퍼런스를 가지고 있다. 이번 행사 개막식에서 우리 정부가 ‘스마트시티’ 전략을 특히 강조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앞서 문 대통령은 행사 전날인 23일 부산 에코델타 스마트시티 국가시범도시 착공식 행사에도 참석했다.
11월25일, 한-인니 정상회담 ">
문 대통령은 25일 ‘신남방’ 지역의 맹주인 인도네시아의 조코 위도도(Joko Widodo) 대통령과 53분간의 정상회담을 가졌다. 이 회담에서 인프라, 방산, 환경, 공공행정 등 다양한 분야에서의 실질협력 방안을 나눴다. 

실제로, 문 대통령은 정상회담에서 스마트시티를 집중홍보했다. 청와대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조코 위도도 대통령의 신정부 중점과제인 수도이전사업을 잘 알고 있다”며 “한국 역시 국가균형발전을 위해 2011년 행정수도를 세종시로 이전했다. 지난해 세종시를 미래형 스마트 시티 조성 시범도시로 선정해 세계 최고수준의 정보통신기술과 인공지능 등을 활용한 미래도시로 만들어가고 있다. 국토균형발전 추진과 스마트시티 조성 등 한국의 경험이 인도네시아 수도이전 사업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협력을 당부했다. 

이에 조코 위도도 대통령도 “인도네시아의 새 수도는 스마트 시티, 친환경도시, 안전한 도시로 개발하려고 한다”며 “한국의 발전된 기술들이 수도이전 사업에 많은 도움을 주길 바란다”고 긍정적으로 답했다. 

64년전으로 시간을 거슬러 1955년 4월18일, 인도네시아 자바섬의 ‘반둥’에선 전세계가 주목하는 회의가 개막됐다. 그 유명한 ‘반둥 회의’다. 주최국인 인도네시아를 비롯해 아시아와 아프리카의 29개국 대표단이 모였다. 이 회의를 통해 자본주의, 사회주의 양대 진영 어디에도 속하지않고 중립주의를 표방했던 비동맹 제3세계 세력을 탄생시켰다. 

역사적으로보면 결코 호락호락하지 않은 정서적 자존심을 갖고 있는 나라가 인도네시아를 비롯한 현재의 신남방 국가들이다. 이들은 미국과 영국, 프랑스, 중국, 러시아 등 패권주의에 치열하게 대항한 역사를 가지고 있다. 

우리 정부가 신남방 시장 공략을 위해 아세안 국가들과 정서적 교감을 나누는 것은 전략적으로 매우 중요하다. 한국은 그들에게 '패권' 의 우려를 주지않는다. 경제협력 동반자의 모습이다. 이번 '한-아세안 특별정상회담'을 통해 아세안 주요 국가들과의 한단계 깊게 들어간 경제협력 모델이 도출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박기록 기자>rock@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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