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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그리버드와 스마트뱅킹, 그 난해한 연관성

박기록 기자의 IT와 人間 11.01.10 17:50

가냘프지만 우아한 곡선, 철옹성같은 구조물로 새 한마리가 처연하게 돌격합니다. 그리고 두 마리, 세 마리... 결국 예상치 못했던 급소를 맞고 구조물은 순식간에 허물어집니다. 답답한 현실 때문일까요? 비록 계란으로 바위를 치는 작은 힘이었지만 결국 ‘거대한 무엇’을 쓰려뜨렸다는 쾌감이 온몸을 휘감습니다.요즘 스마트폰 게임중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앵그리버드’입니다.  핀란드의 로비오(ROVIO)가 1년전에 개발한 이 게임은 이미  전세계적으로도 흥행에 성공해 지난해 여러 기관에서 ‘올해의 앱’으로…

“퇴직? 웬만하면 버텨라”... 전직 금융 IT인들의 충고

박기록 기자의 IT와 人間 10.10.21 16:21

최근 KB국민은행이 전직원 2만5000명중 약 3000명~3500명을 대상으로 명예퇴직(명퇴) 신청을 받아 금융권의 이목을 집중시켰습니다.그 대상엔 IT인력들도 포함됐었는데요, IT그룹에서 얼마 만큼의 IT인력이 명퇴신청을 했는지는 정확하게 알 수 없겠지만 이를 바라보는 주변은 마음은 일단 착잡합니다. 국민은행은 이번에 최대 36개월치 퇴직 위로금지급, 자녀 대학등록금 지원 등 전례없는 파격적인 조건으로 명예 퇴직을 유도함으로써 큰 반발없이 인력줄이는데는 성공한 것 같습니다. 그러나 다른 금융회사들도 이같은 파격이 가능할…

잇단 금융권 전산사고, 차세대시스템도 못막는다?

이상일 기자의 IT객잔 10.06.30 17:21

지난 28일 2시간여 가량 일어난 KB국민은행의 전산마비 사태로 인해 최근 잦아진 은행의 전산사고의 원인이 무엇일까 하는 의구심이 증폭되고 있습니다. 특히 이러한 사태를 방지하기 위한 목적에서 차세대시스템을 구축해오던 시중은행은 막대한 투자를 진행하고도 매번 반복되는 사고를 막지 못하는 딜레마에 빠져 있습니다. 28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1시 40분까지 국민은행의 전산망이 마비되면서 인터넷 뱅킹은 물론 금융자동화기기 이용과 일부 창구업무까지 마비되는 등 혼란이 이어졌는데요. 국민은행측은 월말 거래가 일시에 몰려 이를 대비하고자 일부 지점 거래를 정지하면서 전자거래가 늦어졌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특히 국민은행은 이번 전산망 마비사고는 차세대시스템과는 연관이 없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이번 사고는 특정 데이터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부하가 걸리면서 전체 시스템에 무리가 간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차세대시스템의 목적이 이러한 시스템 과부하를 예방해 원활한 거래를 진행하는데 목표가 있는 만큼 국민은행의 설명에 부족함이 있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또한 차세대시스템 오픈 이후 국민은행의 전산망 마비가 잦았다는 점도 이같은 지적을 뒷받침하고 있는 상태인데요.실제로 지난 2월 16일 차세대시스템을 오픈한 이후 인터넷 뱅킹 수수료가 잘못 부과되는 등 문제가 발생한 바 있으며 국민은행 일부 영업점에서 원활한 전자거래가 이뤄지지 않는 등 지속적으로 자잘한 오류가 지속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가동이후 130일이 지나고 있는데 대부분 금융권 차세대시스템이 오픈 이후 자잘한 문제가 발생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국민은행 역시 시스템 안정화에 아직은 공을 들이고 있는 모양새입니다.한편 국내 최대 규모 뱅킹시스템으로 꼽히는 KB국민은행 차세대시스템 ‘마이스타(My Star)’는 3년동안 6000억원이 투입된 시스템으로 1일 최대 금융거래 처리 가능건수가 기존 9000만건에서 1억6000만건으로 80%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평가됩니다.또한 거래량의 급작스런 증가를 대비해 장애 발생시 3개 센터가 무중단으로 상시 가동되는 트리플 액티브 시스템 구축으로 거래량 급중에도 효과적인 대응이 가능하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국민은행의 전산장애는 이러한 트리플 액티브 시스템의 활용이 아예 불가능한 부분이었는지, 아니면 가능했지만 활용을 못했는지 궁금해집니다. 흔히들 차세대시스템을 구축한 후 차세대시스템의 처리 능력을 대대적으로 홍보하곤 하는데요. 어쨌든 국민은행으로선 고객들의 신뢰를 다시 회복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 같습니다.  댓글 쓰기

초급 개발자여, 유행을 역행하라

심재석의 소프트웨어 & 이노베이션 10.04.28 14:36

일본 IT분야 유명 블로거의 우메다 모치오는 웹진화론 2편에서 실리콘밸리의 투자가 로저 맥나미의 말을 인용해 “젊은이는 밴티지(Vantage Point) 포인트에 가야 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밴티지 포인트란 ‘전망 좋은 장소’를 의미합니다.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라면 구글로 가야 하고, 구글이 안되면 애플로 가라”고 책에는 나옵니다. 아마 개발자들이 이 얘기를 들으면 ‘누군 가기 싫어 안 가나’ 이런 생각을 할 것입니다. 실제로 전 세계 수 많은 소프트웨어 개발자 중에 구글이나 애플로 갈 수 있는 사람은 극소수에 불과합니다.대부분의 개발자는 구글이나 애플 같은 대단한 회사가 아닌 평범한 회사에서 일하기 마련입니다. 국내의 경우도 NHN이나 삼성전자에서 일할 수 있는 개발자는 전체 개발자의 1%도 안 될 것입니다.그렇다면 밴티지 포인트에 가지 못하는 개발자는 어디로 가야 할까요? 또 어떤 기술을 배워야 기회가 늘어날까요?제가 소프트웨어 분야에 대한 기사를 쓰다 보니 가끔 대학생이나 SW개발자를 준비하는 분들로부터 취업 문의메일이 올 때가 있습니다. 어떤 분야를 공부해야 취직이 잘 되고, 월급을 많이 받을 수 있는지 묻는 것입니다.저는 이런 문의에 ‘유행을 역행하는 것을 고려해 보시라’고 답하곤 합니다. 최신 기술, 최근 유행 분야보다는 이미 철 지난 것 같은 기술과 분야에 눈길을 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최신 기술, 유행하는 분야에는 경쟁자도 많고, 개발자가 넘쳐나 좋은 대우를 받지도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C/C++에서 비주얼베이직으로, 자바로, 닷넷으로, 최근에는 오브젝티브C로 유행을 따르다 보면 어느새 흔한 개발자가 될 수 있습니다.물론 뛰어날 실력을 보유하고 있어 경쟁에서 우위에 설 수 있다면 걱정할 것이 없겠지만, 그렇지 못한 상당수의 개발자들은 SI 프로젝트에서 소모되곤 합니다.반면 철 지난 기술로 외면 받고 있는 분야 중에는 많은 조금만 노력해도 더 좋은 대우를 받을 수 있는 분야가 있습니다.예를 들면 ‘코볼(COBOL)’이 그 중 하나입니다. 80년대도 아니고 웬 코볼이냐구요? 아이폰 앱이 대세가 된 2010년에도 코볼은 여전히 많이 사용되는 언어입니다. 대표적인 곳이 금융입니다. 국민은행이 최근까지 메인프레임으로 차세대 프로젝트를 진행했고, 동부화재, 현대스위스저축은행 등도 IBM 메인프레임으로 차세대 프로젝트를 진행합니다. 메인프레임과 코볼은 한 묶음이죠.코볼 개발자는 같은 경력이라면 자바 개발자보다 훨씬 더 많은 월급을 받습니다. 개발자 공급이 절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요즘 개발자중에 코볼을 배우려는 사람이 누가 있겠습니까. 아무도 관심 없는 분야이니만큼 좋은 대우를 받을 수 있습니다. 미국의 한 조사에서도 코볼 개발자가 가장 많은 연봉을 받는 것으로 조사된 적이 잇습니다.물론 ‘코볼 개발자가 미래 비전이 있느냐’는 질문이 자연스럽게 이어질 것입니다. 사실 금융권조차 대부분 유닉스로 전환된 상황이고, 앞으로는 x86서버가 대세가 될 것이기 때문에 비전이 밝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하지만 개발자가 경력을 쌓으면서 하나의 언어만 줄곧 파는 것은 아닙니다. 경력이 쌓일수록 언어의 장벽을 넘는 것은 쉬운 일이 됩니다. SW 개발은 결국 로직을 어떻게 만드느냐의 문제이기 때문에 경력이 쌓일 수록 언어 스킬은 부수적인 것이 됩니다.또 점점 업무에 대한 이해도 높아지게 마련입니다. 코볼로 시작하면 금융권 SW개발능력과 금융산업 업무이해를 동시에 높여갈 수 있기 때문에 미래 비전도 어둡다고만 말할 수는 없습니다.철 지난 기술의 예로 델파이를 들 수 있습니다. 델파이도 최근 잊혀져가는 언어 중 하나인 것 같습니다. 때문에 “델파이를 낳은 회사 볼랜드도 사라진 마당에 웬 델파이?”라고 생각하는 분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델파이는 여전히 강력한 윈도 클라이언트 개발언어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요즘에는 의료산업에서 델파이 사용도가 높다고 하더군요.델파이를 국내 공급하고 있는 데브기어의 경우 올 초 델파이 개발자 양성 프로그램을 운영했는데, 교육생 100%를 취업 보장한다고 자신하기도 했습니다. 그만큼 초급 개발자가 부족하다는 것입니다. 요즘은 C나 C++ 마저도 구닥다리 취급하는 분위기도 있더군요(물론 아이폰 때문에 이런 분위기는 사라지겠지만요..)시장에 기회가 많다고, 미래 지향적 기술이라고 개발자 개인에게 기회가 많아지는 것은 아닙니다. 경쟁자도 그만큼 늘어나기 때문입니다. 댓글 쓰기

늘어나는 금융범죄, 다시 주목받는 자금관리서비스(CMS)

박기록 기자의 IT와 人間 09.10.20 12:01

삶이 팍팍하고 어려워질수록 범죄율은 높아진다. 보험사기, 자금횡령, 공금유용을 비롯해 최근에는 지능적인 피싱까지 출현하면서 금융범죄도 점차 진화되고 있다.   최근 1800억원이 넘는 회사 공금을 횡령한 D건설  박모 부장이 체포되면서 세간의 화제가 됐다. 검찰에 따르면, 그는 횡령한 돈으로 경기도 일대에 고급 주택과 호화 별장을 구입해 가족외에 내연녀와도 동거하는 등 동화같은(?)  삶을 살았다고 한다. 주택담보대출을 갚아야하고, 아이들 학원비에 숨이 막히는 일반 직장인들로서는 상상하기 힘들다. 그러나 정작 세상 사람들이 상식선에서 궁금한 것은 따로 있다. "아무리 자금부장이라고는 하지만 어떻게 혼자서 2000억원이 넘는 돈을 횡령할 수가 있을까? 회사의 시스템이 원래 그렇게 허술한가?"  아쉽지만 '충분히 그럴 수 있다'가 정답이다. 사람이 직접 은행에 들러 통장을 관리하고 시재를 맞추는 시스템이라면 이런 공금횡령 사고의 위험성이 커질 수 밖에 없다. 그런데 아직도 의외로 이러한 후진적인 시스템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기업들이 많다. 물론 이처럼 허술한 자금관리 프로세스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이 전적으로 기업의 책임이라고 할 수는 없다. 기업 자금관리의 프로세스를 투명하게 관리하자는 것에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아무도 없겠지만 일부 기업에서는 여전히 크든 작든 비자금을 조성해야하는 '한국적 기업 관행'(?)에서 완전히 자유로울수도 없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공금횡령과 같은 기업 금융사고를 예방하는 차원에서 다시 자금관리서비스가(CMS ;Cash Management Service )가 주목받고 있다.  '자금관리서비스'는 금융기관이 기업용 인터넷뱅킹을 이용해 거래 중소기업의 '자금'을 실시간으로 관리해주는 것을 총칭한다.  예를 들면, 인터넷 뱅킹과 연계된 대금수납 및 지급업무, 전 은행의 계좌와 자금 통합관리, 경리업무 단계별로 데이터 자동연계처리,  법인카드 통합관리등이 기본적으로 가능하다. 그러나 한편으론 CMS서비는 자금을 관리하는 것 외에 자금의 흐름을 정확하게 감시함으로써 사고가 발생 위험을 사전에 차단할 수 있다는 점에서 또 다른 존재의 의미가 크다. 수년전 이 서비스가 은행권에 처음 도입됐을때는 단순히 기업 부가서비스 정도에 머물렀다. 그러나 복잡한 자금관리를 거래 은행이 CMS시스템을 활용해 업무시간을 줄여주고, 결국 인건비까지 줄이는 효과가 나타나자 CMS서비스를 채택하는 기업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기업은 월 일정금액의 수수료만 지급하고 ASP방식으로 자금관리서비스를 받고 있다.   초창기에는 기업들이 금융회사 계좌 확인을 위해 일일이 인터넷뱅킹에 접속해야 했지만 CMS환경에서는 모든 금융회사의 계좌를 통합관리할 수 있기때문에 자금관리 비용이 크게 줄어든다. 국민은행의 경우, 이미 지난 2004년부터 매출 500억원 이상 대기업을 겨냥해 '사이버 브랜치'라는 CMS서비스를 개발했고, 현대백화점 르노삼성자동차 SK케미칼 등 대기업으로까지 이 서비스를 확장시켰다. 이와함께 종업원 20명 이상의 중소기업 전용으로는 '사이버 CFO'와 소호(SOHO)전용 'KB sERP',일반 법인고객용 '프리미엄뱅킹'도 함께 서비스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해외현지 법인 및 지사를 두고 있는 기업들과 수출입 기업들을 위해 '글로벌 CMS 보상이자 지급시스템'에 대한 특허를 취득했고,  기업은행은 중소기업 자금관리서비스인 '캐시원'을 포함한 다양한 CMS 모델을 선보이고 있다. 이밖에 우리은행이 '윈 CMS', 하나은행은 맞춤형 CMS인 'BiCNET'과 범용 CMS인 '캐시링커',중소기업 전용 '하나 sERP'를 제공하고 있다.  외환은행, 농협 등도 특화된 CMS를 선보이고 있으며 경남은행 등 지방은행도 CMS는 중요한 기업금융서비스가 됐다.   물론 CMS서비스를 활용하기 위해서는 물론 금융회사와 기업이 간단한 CMS시스템을 별도로 구축해야 한다.  인터넷뱅킹시스템을 통해 CMS자금관리서비스를 제공하는 웹캐시(대표 석창규)의 경우, 현재 CMS서비스를 통해 수수료 수익에서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하고 있는데 이 회사의 CMS 레퍼런스는 전국적으로 3만5000개가 넘는다. 여기에는 일반 기업뿐만 아니라 공공기관도 포함된다.  웹캐시 관계자는 "기업이 규정대로 CMS를 이용하면 내부직원에 의한 공금횡령 사고는 거의 100% 예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금융권외에 공공부문에서도 CMS가 유용하게 활용되고 있다.  자금관리의 편리함외에 금융사고의 위험성을 원천적으로 줄이기위한 차원에서 시도됐다는 점에서도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지난 3월, 강원도는  전국 지자체에선 처음으로 최초로 세출업무의 전산화를 통한  행정효율성 제고 및 금융사고 예방  등을 위하여 ‘e-세출시스템’을 구축해 정식 오픈했는데 이 시스템의 핵심기능이 바로 CMS이다.  e-세출시스템 시스템 오픈으로 공무원들이 직접 은행을 방문하지 않고, 사무실에서 은행 업무를 처리하기 때문에 보다 신속 정확하게 도민에게 각종 대금이 지급된다는 점에서 업무 프로세스의 혁신성을 높게 평가받았다. 또 시스템 오픈 전에는 공무원이 수기로 작성한 지급명령(일명 수표)과 입금의뢰서를 출력하여 은행을 방문 처리하는 업무시스템이었기 때문에 일부 금융사고의 우려도 있었으나, 시스템 오픈 이후에는 모든 것이 전자적으로 처리되기 때문에 금융 사고를 사전에 예방할 수 있는 것으로 평가받았았다. 강원도는 올해안에 16개 시·군에 순차적으로 적용시킬 계획이다.  한편 지난달 24일,  지식경제부는 R&D비용 사용의 투명성을 제고하기 위해서 `실시간 통합연구관리서비스시스템(RCMS)`을 도입한다고 밝혀 주목을 끌었다. 지경부에 따르면, 금융기관과 연계해 도입되는 이 시스템이 도입됨으로써 연구비 사용 현황이 실시간으로 모니터링된다. 은행의 인터넷뱅킹과 같은 방식으로 기존의 계좌이체 방법으로 연구비를 사용하게 되는 시스템으로 운용된다. 연구비 집행은 국세청의 전자세금 계산서 발행의무화 제도와 연계된다.  증빙서류를 상호 검증해 자금을 집행하게 되서 연구비 유용의 부정을 사전에 차단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지경부 관계자는 "연구비 카드제가 실시된 지난 2005년 이후에도 매년 10여건의 연구비 유용 사례가 지속적으로 발생해왔다"라며"이번 시스템 도입으로 세금계산서 발행, 연구비지급,관리기관의 확인등이 실시간으로 이뤄져 연구비 유용을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댓글 쓰기

인도 업체에 IT아웃소싱을?...도대체 어느 은행일까요

박기록 기자의 IT와 人間 09.10.21 18:11

"도대체 어느 은행일까요?" 최근 금융권과 관련 IT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서 난데 없는 '숨은 그림찾기'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사실 숨은 그림찾기라는 말은 좀 과한거 같고, 알만한 사람은 알것도 같습니다. 지난해부터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금융권에서 IT비용 절감차원에서 IT아웃소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최근까지 국내 시중 은행중 한 곳이 인도 IT업체에 IT아웃소싱을 매우 강도높게 검토했었던 것으로 알려져 흥미롭습니다. 최근 만난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기자에 매우 흥미로운 사실을 하나 전해주었습니다.   "국내 시중 은행중 한 곳이 IT아웃소싱을 매우 폭넓게, 전향적으로 검토했었는데 그 대상 업체가 국내 IT업체가 아닌 인도 IT업체를 포함한 해외 IT업체였고, 이 때문에 은행 안팎에서 관심이 컷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그러나 이 관계자는 "우리 나라 금융 당국의 규제를 포함해 비교적 상세하게 IT아웃소싱이 가능한 수준을 검토했으나 노조와의 사전 교감단계에서 일단 백지화 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현재 금융 당국(금융감독원)은 국내에서 금융영업을 하는 금융회사가 해외에 전산장비(서버)를 두는 오프쇼어 IT아웃소싱은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참고로, 메트라이프와 같은 경우는 해외에 서버를 두고 있지만 국내에 백업서버를 둠으로써 이 규정을 피하고 있다고 합니다. 아예 원천적으로 불가능한것은 아니네요.)   따라서 결국 이 은행이 국내 규제사항을 감안해  전향적으로 IT아웃소싱을 검토했다면 시스템 운영을 제외한 업무시스템 개발 전반을 아웃소싱하는 방안이었을 것으로 추측됩니다. 금융 IT업계 관계자들은 현재 국내 시중은행중에서 고위 경영진 차원에서 IT아웃소싱 비중을 늘리려는 은행은 주로 SC제일은행, 씨티은행, 외환은행 등 외국계 자본이 대주주인 은행을 꼽고 있습니다. 이와함께 차세대시스템 프로젝트를 완료해 IT인력이 상대적으로 많아진 대형 시중은행들도 IT인력 절감차원에서 IT아웃소싱에 대한 물밑 검토가 강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물론 기자로서는 어느 은행인지 대략 짐작은 갑니다. 그러나 이런 내용은 끝까지 베일에 쌓여 있는 게 때론 더 유익하기도 합니다. 정치적인 부문을 배제한 채 IT아웃소싱에 대한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판단과 접근이 가능하니까요.   댓글 쓰기

하나아이엔에스의 유별난 人材구하기

박기록 기자의 IT와 人間 09.10.23 20:44

삼국지의 주인공 유비는 알고보면 참 어리석고 답답한 사람입니다. 전투에 승리하고도 처세에 약해 번번히 무시당하고, 미관말직을 전전합니다. 요즘 이런 CEO를 만났다간 직원들은 시쳇말로 '개고생'을 피할 수 없을 겁니다. (참고로 '개고생'은 표준어라고 합니다. 물론 욕도 아닙니다.) 잘한것이 있다면 제갈공명을 얻기위해 삼고초려를 했다는 것 하나입니다.  하지만 유비도 결국은 가장 중요한 순간에 이성을 잃고 공명의 말을 듣지 않습니다. (관우의 원수를 갚기 위애 공명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동오정벌에 나섰다가 결국 대패하고 백제성에서 죽습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뛰어난 인재에 대한 기대와 환상은 항상 존재하는 것 같습니다. 삼성 이건희 전 회장의 '천재론'은 유명하죠. 시간이 지나고 보니 사실은 이 회장 자신이 천재였던 것 같습니다.    본론으로 돌아가, 하나금융그룹 계열사들의 IT지원을 맡고 있는  하나아이엔에스(대표 조봉한)가 요즘 금융IT업계의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이 회사가 쏟고 있는 끝없는 인재에 대한 갈망(?)때문입니다. 하나은행을 비롯한 하나금융그룹 계열사들에 대한 IT지원이 주 업무인 이 회사의 성격을 고려할 때 좀 의외입니다.  잘 알다시피 KB데이타시스템이 KB금융그룹을, 우리금융정보시스템(WFIS)이 우리금융그룹을 지원하는 IT회사들입니다.  대체적으로 이러한 IT자회사들의 분위기는 상당히 조심스럽고 조용합니다. 어디까지는 그룹 계열사들과의 관계에서 늘상 '을'의 위치에 있기때문에 정서적으로 '튀는 문화'에 대한 거부감이 강합니다.  그런데 이 하나아이앤에스는 이 회사들과 많이 다릅니다. 하나아이앤에스는 올해 상반기에 연봉 1억원이 넘는 '슈퍼 그래머'를 찾기위한 공개 이벤트를 벌였습니다. 개발자에게 연봉 1억원은 상징적인 의미가 부여되는 금액입니다. (물론 특급 기술자들에게 연봉 1억원은 그리 큰 의미를 부여할 만한 금액은 아니라고 하더군요.)   당연히 언론에도 소개가 됐고, 나름대로 IT업계의 주목을 끌었습니다.  슈퍼 프로그래머 3~5명을 채용함으로써 팀을 만들고, 업계 최고 수준의 시스템 품질 수준을 확보하겠다는 방침이었죠.   슈퍼 프로그래머는 IT 애플리케이션 품질 콘트롤 타워, 기술 컨설팅, 튜닝 등 프로젝트 지원, 신규 솔루션 연구 개발 작업을 수행하는 역할을 맡습니다. 사실상 슈퍼맨입니다. 하나아이앤에스는  슈퍼 프로그래머를 뽑는데 있어 전공과 국적을 가리지도 않았으며 내부 직원들에게도 응시의 기회를 줬습니다.  그건 그렇고, 과연 '슈퍼 프로그래머'는 찾았을까요? 찾았다고는 합니다. 그러나 슈퍼 프로그래머팀은 만들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정확하지는 않지만 전해지는 말로는 슈퍼 프로그래머로 영입된 사람이 1명에 그쳤기 때문이랍니다. 그렇다면 이에 대한 다른 금융 IT자회사들의 평가는 어떨까요. (물론 '튀는 문화'에 기본적으로 부정적인 시각을 가진 사람들의 평가임을 감안해야 합니다) 인재에 대한 열정은 긍정적이라는 평가도 일부 있었지만 예상외로 비판적인 평가가 많이 나오네요. 심지어 한 금융IT 자회사 관계자는 "하나아이앤에스가 왜 그런 이벤트를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말그대로 이벤트에 불과하다"고 비꼬더군요. 논리적으로는 이렇습니다. 하나은행의 차세대시스템 프로젝트가 1년6개월의 여정을 거쳐 지난 5월 모두 완료됐습니다.  차세대 프로젝트가 모두 완료된 시점에서 뒤늦게 슈퍼 프로그래머팀이 만들어지는 것이 어쩐지 시기적으로 논리가 맞지 않는다는 느낌을 주나 봅니다. 제 3자의 시각에서 봤을땐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네요.  물론  '슈퍼 프로그래머'의 영입 자체에 대한 실효성에 의문을 표시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심지어 조직력을 해칠 수 있다는 경고도 합니다. (언뜻 이해가 잘 되지 않았습니다) 금융 IT업계에 20년이상 몸담아 온 C부장의 말을 요약하면 이렇습니다.  "시스템 개발이라는 것은 실상은 조직화된 힘에서 나오는 결과물이다. 업무시스템 개발은 어느 한 사람만 완성된다고해서 이뤄지는 것도 아니다. 프로그램 관리자가 감당할 수 있는 역할과 역량은 별개이다. 현업을 이해하는 것은 정말로 또 다른 문제이고 이것은 어쩌면 천재성만으로는 넘을 수 없는 것이다. 이것이 냉엄한 현실"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슈퍼 프로그래머의 효과에) 크게 기대를 하지 않는다"고 결론을 내리더군요. 물론 하나아이앤에스는 부정적인 효과도 염두에 뒀겠지요. 한편 이것과는 별개로, 하나아이엔에스는 인재찾기 열정은 계속됩니다. 최근 하나아이엔에스는 포스텍(포항공대)에 직접 내려가 취업설명회를 가졌습니다. (국내 금융IT 자회사중 포스텍에서 취업설명회를 연 회사는 하아아인앤에스가 유일하다고 하더군요) 물론 이같은 적극성에 대해서도 역시 금융IT업계 일각에서는 비판적 시각이 있는듯 합니다. "최고의 인재를 구하겠다는 열정은 좋지만 그 인재를 어디에 어떻게 사용하겠다는 것인지 알 수 없다"는 식의 반응인데요.  현재 하나아이앤에스가 수행하는 금융IT지원 업무 수준을 감안했을때 좀 오버 스펙이 아닐까 생각된다는 평가인 듯 합니다.   그렇다면, 하나아이엔애스는 왜 인재를 모으려고 할까요? 아마도 대외 IT사업을 위한 브랜드관리 차원으로 받아들여 집니다. (물론 당장 인재를 모으는 것이 시급한 일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하나아이앤에스는 최고의 인재가 모입 집단'이라는 엘리트라는 이미지를 수립하려는 것일까요?  앞서 말했다시피   하나은행 차세대프로젝트가 완료되는 등 이제 굵직 굵직한  IT현안사업은 거의 완료됐습니다.  이제 남은 것은 대외 사업입니다. 하나아이앤에스는 최근 중국 베이징 대학 출신들이 주축이 된 파운더 그룹과 제휴를 맺었습니다. 중국의  IT시장에 진출한다는 원대한 계획입니다. 아마도 대외  IT사업을 적극적으로 해볼려는 모양입니다.  물론 대외  IT사업을 성취하기 위해서는 천재성을 갖춘 인재도 필요하겠지만 열정으로 하나되는 조직화된 힘도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어쩌면 지금 하나아이앤에스에게 더  필요한 것은 조직화된 힘이 아닐지도 모르겠습니다.    댓글 쓰기

트라우마에서 탈출못하는 파생상품솔루션 시장

박기록 기자의 IT와 人間 09.10.30 12:51

과거 심한 충격이나 정신적 외상을 입어 현재까지도 그 영향이 여러가지 형태로 나타나는 현상을 '트라우마'(trauma)라고 부릅니다. 당연히 사람은 누구나 크고 작은 트라우마를 가지고 있습니다. 몰론 앵글을 확대시키면 기업도 산업도, 국가도 마찬가지 입니다. 지금 우리의 금융산업이 그렇습니다. 지난해 미국발 금융위기 이후 좀처럼 보수적인 IT투자 기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비록 1년전의 얘기지만,  국내 금융회사들은 리만 브라더스와 같은 엄청난 투자은행이 파산하는 것을 보면서 얼마나 두려웠을까요.) 현재 은행권은 내년 IT예산(가예산)을 만들고 있지만 전반적으로 종합해 보면 "내년에도 IT분야에서는 크게 기대할 것 없다"는 분위기가 많은 것이 사실입니다. 체감적으로 보면 IMF때보다 더 한 것 같습니다.  IT업계 입장에서보면, 금융권의 이같은 '쫀쫀함'이 야속할 수 밖에 없습니다. 실제로  KB금융그룹과 우리금융지주가 어제(29일), 올해 3분기 실적을 발표했습니다.   당기순이익만 KB금융지주가 1737억원, 우리금융지주가 4838억원에 달합니다. 물론 수치만 놓고 보면  '장사를 썩 잘했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만  당초 '엄청난 적자'와 함께 대규모 구조조정을 걱정했던 올 상반기의 상황과 비교하면 상당히 여유를 찾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결국 금융권의 극심한 IT투자 경색 기조는 트라우마외에는 뚜렷한 답을 찾기가 어려울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여러 금융솔루션 분야에서 미국발 금융위기 이후 가장 위축돼버린 분야는 어디일까요? 직접비교는 물론 힘들겠지만 아마도 '파생상품관리 솔루션' 시장이 가장 심각한 직격탄을 맞았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파생상품은 주식과 채권 같은 전통적인 금융상품을 기초자산으로 하고 여기에 선물, 옵션, 스왑 등과 같은 파생된 금융기법을 활용해 수익을 창출하는 것을 총칭합니다.   그러나 말이 쉽지, 실제로는 엄청나게 복잡해서 이미 금융공학으로 분류되고 있고, 더구나 IT기술이 없으면 이 상품을 설계및 운용하는것은 불가능합니다.  상품운영의 수익을 극대화하는 만큼 감당해야 할 리스크 또한 엄청나게 크기 때문에 적절한 리스크관리도 반드시 필요하지요. 이러한 수익과 리스크의 적절한 균형은 IT의 몫입니다.    이처럼 복잡한 파생상품의 운영이 가능하도록 지원하는 시스템 체계가 바로 파생상품 솔루션 입니다.  기존 국내 파생상품솔루션 시장에서는 심포니를 비롯해 뮤렉스, 칼립소, 선가드, 콘돌 등이 치열한 시장 경쟁을 벌여왔습니다.   지난  2월 시행에 들어간 자본시장통합법의 핵심은 투자은행(IB)으로의 성장이었습니다. 그리고 투자은행의 핵심은 바로 파생상품 분야에서의 글로벌 경쟁력 확대입니다. 그러나 금융권은 '미국발 금융위기의 원인이 파생상품과 같은 복합금융상품의 운영 잘못에서 비롯됐다'고 인식, 파생상품 분야를 강화하기위한 노력을 하지 않았습니다.   '심포니'를 개발한 ITS(아이티에스코)의 박종곤 대표는 최근 기자와 만나 "미국발 금융위기 이후 지난 1년간 국내 금융권에서  파생상품 분야는 거의 신규발주가 없었다"고 현재의 시장 분위기를 전했습니다.   아무리 그렇다하더라도 지난 1년 동안 파생상품시스템 분야에서 금융권의 신규발주가 거의 없었다는 것은 좀 의외입니다. 과거에는 시장상황이 어려워도 미래에 대한 준비와 투자는 항상 IT기획 담당자들의 당연한 몫이었습니다. 단적인 예로, IMF외환위기 직후 2~3년동안 금융권의 IT투자는 오히려  공격적이면서 질적으로 증가했습니다.   결국 금융권이 파생상품 분야에 대한 고민을 하지 않았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요? 우리 금융권이 투자은행(IB)은행으로의 청사진에 스스로가 신뢰를 보내지 않게된 전략적 변화때문일까요? 아니면 눈치보기식의 소극적 IT투자 기조 또는 관망세가 끝나지 않았기 때문일까요? 어찌됐든 IT인프라측면에서만 놓고 보면, 우리 나라의 금융회사들이 투자은행의 모습을 제대로 갖춰가려면 최소한 앞으로도 수년은 걸려야 할 것 같습니다.  그러나 한가지 분명한 사실은, 리먼 브라더스의 파산이 '파생상품'의 취급때문에 비롯됐다는 것은 전혀 논리적이지 않다는 것입니다.  반드시 지켜야할 절제선을 통제하지 못하고 넘어선 욕심과 탐욕이 부른 재앙일 뿐입니다. 자동차의  문제가 아니라 운전자의 문제라는 것이죠. 물론 국내 금융회사들도 문제의 본질을 잘 알고 있습니다. 다만 선뜻 행동으로 옮기기에는 무언가 요즘의  험악한 분위기(?)에는 맞지 않는다는 표정들 인것 같습니다. 전통적으로 금융권의 분위기는 보수적이었습니다. 그런데 요즘은 더 보수화돼가고 있는 느낌입니다.  댓글 쓰기

전산개발팀장의 죽음... 침통한 국민은행

박기록 기자의 IT와 人間 10.02.17 16:30

3일간의 설 연휴가 끝난 지난 16일, 출근하자마자 금융IT를 취재하는 이상일 기자에게 채근하듯 지시를 내렸습니다. "국민은행 차세대, 지금쯤 잘 돌아가는지 체크해봐라." 6000억원이 투입된 국내 최대 은행인 국민은행의 차세대시스템이라는 상징성이 워낙 큰 데다, 또한 차세대시스템은 가동 첫날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상일 기자의 답변이 사람을 좀 난감하게 만들었습니다. "선배, 시스템은 뭐 제대로 돌아가는 것 같긴한데요....출근하면서 MBC 에서 국민은행 전산개발팀장이 자살했다는 뉴스를 들었는데, 어떻게 하죠?" (현재까지 자살인지 타살인지 정확한 사인은 결론이 나지 않은 상태입니다.) 곧바로 포털 뉴스를 검색해보니 국민은행이란 명칭은 나오지 않고, '모 은행'으로 처리된 몇몇 기사들이 나왔습니다. 혹시나해서 제가 아는 지인들을 연결해 보니 생전에 여신업무 개발을 담당했던 국민은행 소속의 차세대시스템 개발팀장이라고 확인해 주더군요. 차세대시스템 개발을 할때 고생을  많이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지인은 제게 국민은행 전산정보그룹내의 침통한 분위기도 전해주었습니다. 서로 말을 하지 않는다고 하네요.   잠시 생각에 빠졌습니다.  예전에 몰랐는데 이젠 좀 감상적이 됐는지 여러가지 상념들이 스쳐지나갔습니다. 차세대, 가동일, 조직, 스트레스, 압박감, 애틋함 등등.....  단어의 조각들만 머릿속에서 나열할 뿐 논리적으로 연결되지 않는 답답함이 계속됐습니다. 어느 한 분야에서 취재를 오래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그 분야의 사람들과 정서를 공유하게 되는데, 아마 그런 차원이었을까요. 은행 IT부서 직원들에게 있어 '차세대시스템'이 가지는 의미를 아마도 일반 현업 직원들은 잘 모를겁니다.   *(최근 하나은행이 차세대시스템 프로젝트 과정을 소설의 형식으로 소개한 '팍스하나 스토리'라는 책을 냈습니다. 이 책의 말미에는 차세대시스템 가동 카운트다운에 들어간 3일간의 숨막히는 과정이 매우 사실적으로 표현돼 있습니다. 수천건의 프로그램이 동시에 정합성을 맞춘다는 것은 정말로 경이로운 일입니다. 그러나 이때 담당 실무자들이 느끼는 스토레스의 강도는 가히 살인적입니다. 기회가 되신다면 한번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결국 이날 오후 4시까지 지켜보다가 국민은행 관계자와 통화를 한 후 '국민은행 차세대시스템 정상, 계정처리 이상 없다'는 매우 무미 건조한 기사를 올리고 노트북을 닫았습니다. 그리고 기사 말미에 '전산개발팀장의 자살'로 분위기가 침통하다고 전했습니다.   기사가 올라간지 몇분 후, 국민은행 홍보실에서 전화가 왔습니다. "아직 고인의 사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슬픔에 빠져있는 고인의 유가족을 생각해 달라"고 정중하게 부탁을 했습니다.  물론 부탁을 들어주었습니다. 그런데 오늘(17일)에는 고인의 죽음을 놓고 좀 말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차세대시스템 개발에 따른 극도의 스트레스 때문이라는 분석과 최근 금융감독원이 실시한 고강도 감사를 받은데 따라 고인이 일종의 책임을 졌을 것이라는 등 다소 자극적인 추측들이 그것입니다.  여기에 금융감독원은 보도자료를 내고, 국민은행 IT 개발팀장 노 모(47)씨의 사망이 '최근 진행한 종합검사와는 무관하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일부 언론에서 제기한 추측을 금감원 입장에서는 반박해야할 필요성을 느낀 것 같습니다만 오히려 지켜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오해를 키운것은 아닌지 걱정스럽니다. 앞으로 경찰 조사를 통해 고인의 죽음에 대한 원인이 밝혀질 것입니다. 물론 사인과 관계없이, 고인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를 지키는 것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댓글 쓰기

조용한 자축.... 국민은행 차세대 성공선언, 왜 늦어졌을까?

박기록 기자의 IT와 人間 10.02.24 16:55

국민은행이 오늘(24일) 차세대전산시스템의 성공적인 가동을 공식선언했습니다. 지난 설연휴 직후인 지난 16일부터 국민은행은 차세대시스템을 가동했습니다만 그동안 '성공 가동'을 선언하지는 못했습니다. '선언'이란 표현이 좀 거창하지만 차세대시스템을 개발한 은행의 입장에서는 프로젝트의 성공을 확정짓는 '마침표'라는 큰 의미가 부여됩니다. 실질적인 가동 첫날인 셈이죠. 그러나 국민은행은 그동안 성공가동 선언을 못한게 아니라 '참았다'는 표현이 오히려 맞을 것 같습니다.  통상적으로 은행의 차세대시스템은 개통후 3~4일간 운영해봐야 '성공 가동'을 선언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만 국민은행은 통상의 경우보다는 좀 늦어진 감이 있습니다. 좀 늦어진 이유는 기술적인 문제라기 보다는 마땅한 발표시점을 찾지 못했기때문으로 풀이됩니다. (국민은행은 빅뱅 방식의 차세대시스템이 아닌 단계적 구축 방식을 채택했기때문에 시스템 가동에 따르는 리스크가 다른 은행에 비해 크게 낮았습니다. 인터넷뱅킹, 경영정보시스템은 이미 2008년말 이후 단계적으로 가동을 시작했습니다)  잘 아시다시피 설연휴 직후, 지난 며칠동안 국민은행은 차세대시스템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전산개발팀장의 사망사건 때문에 시끄러웠습니다. 사망 원인에 대해 금감원의 강압적인 조사가 원인이다, 아니다를 놓고 논란이 있었습니다. 그런는  와중에 국민은행이 차세대시스템의 성공적인 가동을 공식 발표할수도 있었겠지만 그 때문에 다시 여론이 사망사건에 집중될 것이고 그렇다면 의도하지 않는 논란으로 확대될 수 있을 것이란 판단을 했을 수 있습니다.  참으로 애매한 상황이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여담이지만, 어쩌면 국민은행의 CF모델이기도 한 김연아 선수가 답답했던 국민은행의 난처한 상황을 상징적으로 벗어나게 해줬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지난 며칠간 국민의 관심이 밴쿠버 동계올림픽에 가 있고, 마침 오늘은 김 선수의 쇼트프로그램 경기가 펼쳐지는 관심 최고조의 날입니다. 그렇게봐서 그럴까요. 김연아 선수가 등장하는 kb금융 CF가 유난히 의미심장해 보입니다.  최근의 국민은행 전산정보그룹 내부 분위기에 대해 IT기획팀 관계자에게 조심스럽게 물어보았습니다.   이에 국민은행 IT기획팀 관계자는 "차세대시스템 성공 보도자료를 냈다면 이제 어느정도는 분위기를 찾았다는 의미가 아닐까요"라고 말했습니다.     이젠 국민은행 차세대시스템 얘기를 해보겠습니다. 국민은행 차세대시스템은 규모면에서 일단 국내 최대입니다. 규모로만 본다면 거의 괴물 수준에 가까울 정도로 대단합니다. 트랜잭션 기준으로 1일 금융거래건수 1억6000만건이 가능하도로 설계했습니다. 지난 2008년1월 개통한 농협이 1일 금융거래 1억2000만건 거래를 기준으로 만들었습니다. 물론 농협은 유닉스 환경이고, 국민은행은 IBM 메인프레임 환경이라 직접 비교하는 것은 의미가 없습니다. IBM 고객사중 전세계 톱5에 들어가는 규모로 추산됩니다. IBM 메인프레임 특유의 '병렬 시스플렉스'가 적용됐습니다. 국민은행은 향후 KB금융그룹의 허브시스템의 역할을 해야하는 만큼, 시스템의 안정성에 대한 의미를 강조했습니다. 다만 KB금융지주사와 IT측면에서 연계성을 강화시키는 등의 통합 IT전략은 앞으로의 과제로 남았습니다.   국민은행이 이번에 가동에 들어간 시스템은 주로 계정계시스템 입니다. 여수신업무를 비롯해 신용카드, 방카슈랑스, 퇴직연금 등 여러 개의 단말거래를 하나로 통합하여 업무처리 절차를 단순화시켰습니다. 그리고 일반 고객들도 프라이빗뱅킹(PB)서비스가 가능한 고객통합정보 분석 단말시스템(MyStar Portal Service) 환경도 구현했습니다. 그외 신상품 개발기간을 획기적으로 단축시켰으며, 인텔리전트 영업점시스템, 논스톱 텔러 마감 지원서비스 등도 눈에 띱니다. 또한 내부정보유출금지, 고객정보보호 등 보안시스템 부문에도 여타 은행들에 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여러가지 정황을 분석해 볼때, 국민은행의 차세대시스템은 앞으로도 별이상없이 안정적으로 가동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첨언하자면, 오늘 국민은행의 보도자료에는 두 가지가 빠져 있습니다. 프로젝트 참여한 I일체의 T업체들 명단과 행사사진입니다. 물론 반드시 들어가야할 필요는 없지만 은행이 차세대시스템 선언 보도자료를 작성하면 보통 '상황실'사진을 첨부하는데 이것을 제외시켰습니다. 이는 아마도 조용하게 성공을 자축하고자 하는 국민은행의 의중이 반영된듯으로 해석됩니다. 또한 IT업체들의 명단이 제외된 것은 금감원이 일전에 국민은행의 일부 사외이사들을 대상으로 이번 차세대시스템과 관련, 전산장비 납품과 관련한 부적절한 처신에 대한 조사를 한적이 있었는데, 이것과 관련해 쓸데없는 오해를 받지않겠다는 조심스런 의도로 해석됩니다.   어찌됐든 조심스럽고 복잡한 국민은행의 최근 입장이 차세대시스템 보도자료에 투영된 하루였습니다.   댓글 쓰기

‘2기 차세대’사업 검토하는 금융권...., 고민은?①

박기록 기자의 IT와 人間 10.03.15 21:19

‘2기 차세대’사업 검토하는 금융권...., 고민은?① 요즘 금융권에서는 '2기 차세대(Next Generation)'란 말이 심심치 않게 나오고 있습니다. 차세대시스템 구축 랠리가 겨우 10년만에 끝나는가 싶었는데 또 다시 ‘차세대’ 얘기를 할려니 벌써부터 지겨워집니다.2기 차세대시스템이란 이미 6년~7년전에 차세대시스템 환경으로 전환한 바 있는 금융회사들이 또 다시 차세대시스템을 검토하고 있는 것을 말합니다. 기존에 구축한 차세대시스템과 구분짓는 개념으로 '2기' 라는 명칭을 굳이 부여하고 있는 것이죠. 그러나 '2기 차세대'란 말도 그냥 언론에서 편의적으로 쓰는 말일 뿐 규정화된 명칭은 없습니다. 옷이 낡으면 새 옷을 입듯이 금융회사도 그냥 '새 시스템' 또는 '신 시스템'이라고 쉽게 표현하면 그만입니다. 최근 일부 금융회사들이 2기 차세대를 준비하고 있어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은행권에서는 산업은행이, 보험업계에서는 삼성생명이 이미 2기 차세대 사업을 진행하고 있고 최근에는 교보생명이 2기 차세대를 검토한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올해들어 롯데손해보험도 2기 차세대 계획을 올 상반기중으로 타진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롯데손해보험은 지난 2008년 롯데그룹이 대한화재를 인수해 출범한 보험사인데요, 대한화재는 이미 지난 2004년 차세대시스템 환경으로 전환한 바 있습니다. 비록 몇 군데 되지는 않지만 ‘2기 차세대시스템’ 사업을 앞두고 이들 금융회사들의 고민도 미리 엿볼 수 있는 것 같아 흥미롭습니다. 기존의 차세대시스템을 굳이 1기로 표현한다면, 앞으로 진행될 금융권의 2기 차세대시스템 사업에는 여러 가지 면에서 1기와 차별화된 고민이 투영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미 2기 차세대시스템 작명에서 그런 느낌을 받습니다. 앞서 지난 2001년 국내 은행권에서 가장 먼저 차세대시스템으로 전환한 바 있는 산업은행은 올해 상반기중으로 EA(엔터프라이즈 아키텍처)컨설팅을 통해 2기 차세대시스템 추진 여부를 결정할 계획입니다. 그런데 산업은행은 2기 차세대시스템의 명칭을 내부적으로 '미래 시스템'이라고 표현하고 있습니다. 흥미로운 상상이지만, 만약 10년이 또 다시 흘러 산업은행이 '3기 차세대시스템'을 준비해야 될 시기가 오면 어떻게 작명하게 될까요? 그런면에서 본다면 오히려 교보생명의 작명이 더 현실적인 것 같습니다.  교보생명은 v2로 명명했습니다. v는 버전을 뜻합니다. 2.0 버전이란 뜻이죠. 너무 드라이하지만 구분은 확실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2기 차세대시스템 작명을 곰곰히 유추해 보면 회사별로 미묘한 뉘앙스의 차이가 느껴집니다. 사실 이것은 금융권 IT전략에 있어서 매우 큰 의미일수도 있습니다. ◆ “비즈니스 환경변화 수용”.... 2기 차세대에서도 여전한 숙제 산업은행의 경우 '미래 시스템'이란 표현을 썼는데요. 그만큼 2기 차세대시스템을 실행에 옮길 경우 프로젝트의 범위가 넓어질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산업은행의 기존 차세대시스템은 은행권에서 차세대시스템의 개념 정립이 미처 완성되지 않았던 지난 2000년초반에 완성된 시스템입니다. 최근 2~3년전에 차세대시스템을 오픈한 은행들이 통합고객정보 전략, 프로덕트 팩토리(Product Factory), MCA(멀티채널아키텍처) 등에 보다 무게를 둔 것과는 다소 차이가 있습니다. 당시 계정계 중심의 코어뱅킹시스템 개편이 차세대시스템의 화두였습니다. 더구나 그때만해도 산업은행은 일반 고객들이 별로 왕래하지 않는 엄숙하고 조용한 국책은행이었습니다. 정부의 민영화계획에 따라 현재 산은금융지주회사 체제로 변해버린 10년후의 모습을 당시에 과연 상상이나 했을까요. 결국 산업은행이 표현한 '미래 시스템'이란 작명속에는 과거에 비해 너무나 많이 달라져버린 산업은행의 모습, 그리고 앞으로는 민영화된 DNA로 살아가야하는 산업은행의 운명을 IT로 담아내야 하는 숙제가 같이 숨어있다고 봐야 합니다. 산업은행의 경우, 결국 2기 차세대시스템 사업에의 핵심은 ‘변화된 비즈니스 환경’을 어떻게 IT로 반영시키느냐로 귀결됩니다. ‘새로운 시대에 맞은 IT환경의 구현’ 은 앞으로 2기 차세대 사업에 나서는 모든 금융회사들의 공통된 숙제와 고민으로 남게될 것입니다. 한편 산업은행은 2기 차세대시스템에서의 구현 요건이 많다고 하더라도 '빅뱅'식 모델을 추구하지는 않을듯 합니다. 이미 기존에 구축한 유닉스 기반의 오픈환경 등 하드웨어 아키텍처는 2기 차세대에서도 크게 달라지지 않기때문에 '오히려 애플리케이션 개발에 상대적으로 많은 노력을 기울일 것으로 생각됩니다. 이럴경우에는 빅뱅보다는 국민은행이 선택한 '단계적 구축'방식이 효과적일 수 있습니다.   -2편 계속- 댓글 쓰기

출발선에 선 금융권 2기 차세대, “빅뱅은 없다”②

박기록 기자의 IT와 人間 10.03.17 09:38

출발선에 선 금융권 2기 차세대, “빅뱅은 없다”② 앞서 1편에서 업급된 산업은행의 2기 차세대시스템 명칭(미래시스템)과 비교해, 교보생명이 정한 'v2'란 명칭에는 뉘앙스가 차이가 있어 보입니다. 앞서 교보생명은 지난 2002년 2월 계정계 차세대시스템(신보험시스템)을 구축했습니다. 생보업계 빅3인 삼성생명과 대한생명이 유닉스 환경인 것과는 달리 교보생명은 현재 IBM 메인프레임 기반의 주전산시스템 환경입니다. 물론 차세대시스템을 완성한 이후에도 교보생명은 2003년 재무, 경영관리, 상품, IT 등 모든 분야에 걸쳐 마스터플랜을 수립했으며 이를 바탕으로 2005년 8월 오라클 기반의 ERP시스템과 EDW, EAI 등 정보계시스템(가치혁신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꾸준한 IT시스템 업그레이드를 해왔습니다. 당초 삼성생명도 IBM메인프레임 환경에서 차세대시스템을 구축했지만 지난 2006년 리호스팅 프로젝트를 거쳐 유닉스 환경으로 전환했고, 현재는 애플리케이션 중심의 2기 차세대시스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런점에서 삼성생명의 2기 차세대사업도 따지고 보면 빅뱅은 아닙니다. 지난 2005년부터 시작된 '리호스팅'프로젝트까지 포함하면 올해 10월까지 거의 6년 동안 진행되는 것입니다. 다시 돌아와서, 교보생명의 작명만 놓고 봤을때 상대적으로 산업은행의 그것보다는 의미와 규모가 작아보입니다. 하지만 한편으론 교보생명이 v1과 차별화되는 '무엇'을 v2에 담아 낼 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아마도 기술적인 부문에서의 혁신적인 변화를 시도할 가능성이 커보입니다. 이와관련 교보생명 측은 "(v2계획이 실행에 옮겨지게 된다면) 모든 것을 원점에서 놓고 생각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이 말에는 해석의 여지가 상당히 많아 보입니다. 물론 교보생명의 2기 차세대시스템 추진 여부는 이사회 승인등을 거쳐 4월이 지나봐야 확실히 알 수 있습니다. 현재로선 프로젝트 추진 예산과 일정 등은 모두 유동적입니다. 다만 교보생명 역시 빅뱅 방식의 차세대시스템 구축은 피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교보생명 뿐만 아니라 금융권 전체적으로 빅뱅 방식으로는 2기 차세대시스템 프로젝트를 추진하지 않는 이유가 몇가지 있습니다. ◆“빅뱅은 없을 것”....달라지는 IT혁신의 방법 그 이유는 아마도 올해 '2기 차세대' 프로젝트를 검토하지 않고 있는 대한생명의 입장을 들어보면 쉽게 이해될 것 같습니다. "2기 차세대시스템을 새롭게 추진할만한 IT기술적 변화, 또는 비즈니스 환경의 급격한 변화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것이 대한생명측의 입장입니다. 즉, 기존 차세대시스템 기반위에서 부분적인 IT혁신만으로도 큰 문제없이 앞으로의 시장 상황에 대응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뒤짚어 말하면, 결국 2기 차세대시스템 프로젝트를 추진하게 된다 하더라도 이것 저것 다 뒤짚어 엎을 가능성보다는 필요한 부문만 집중적으로 혁신시키는 ‘단계적 하이브리드형’ 프로젝트가 유력합니다. 또한 지난 2000년대 초중반, 차세대시스템 프로젝트를 추진할 당시만하더라도 ‘IT 기술적 변화 또는 발달’은 분명히 존재했습니다. 이를테면 인터넷뱅킹과 같은 새로운 혁신 채널의 등장, 보다 유연한 개방형 시스템 아키텍쳐 등이 새로운 IT트랜드로 등장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과거의 그것에 비해 IT기술의 진보성은 분명 떨어집니다. 이것은 2기 차세대시스템을 빅뱅으로 하지 않는 분명한 이유가 되기도 하지만 더 나아가 한편으론 아예 2기 차세대 사업을 검토하지 않는 이유도 됩니다. 즉, 2기 차세대시스템 프로젝트는 어쩌면 IT기술의 진보가 여기서 멈추거나 비즈니스 환경의 변화가 지금보다 훨씬 더 급격하게 전개되지 않으면 아예 등장하지 않거나 개편 시기간 더 뒤늦게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단순히 노후화된 시스템을 최신 장비로 교체하는 것을 차세대로 부를수는 없습니다. 결국 현재 2기 차세대시스템을 추진하는 금융회사의 입장에서는 '빅뱅은 비효율'이라는 인식이 우세한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국내 금융권의 ‘2기 차세대시스템’ 구축 랠리는 시기적으로 올해를 건너 내년 하반기부터 논의가 본격화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기존 시스템을 10년간 사용한다고 했을때, 새로운 구축 논의에 착수하는 시점을 계산하면 그렇습니다. 하지만 이전처럼 동일한 출발선에서 동일한 고민을 가지고 차세대시스템을 구상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롯데손해보험의 경우, 과거 대한화재 시절에 만들어진 차세대시스템이 '몸에 맞지 않은 옷'처럼 느껴질 것입니다. 아직은 쓸만할지 몰라도 맘에 안드는 옷을 계속 입는 것도 권할만한 일은 아닙니다. 금융권의 2기 차세대시스템은 지나온 세월만큼 갖가지 모습으로, 그리고 제몸에 맞는 IT환경을 구축해 갈 것으로 기대됩니다.  (完)댓글 쓰기

코스콤, 불운의 역사

이상일 기자의 IT객잔 09.10.21 18:12

은둔의 IT기업이 우리 주변에는 많습니다. 제가 금융IT를 취재해서 그런지 몰라도 금융시장에서 은둔의 IT기업은 정말 많은 것 같습니다. 매출액도 상당하고 해당 분야에서 기여하는 바도 크지만 이상하게도 특화된 분야의 IT기업들은 언론에 대한 노출도 적고 정보도 많지 않습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은둔의 기업 중 대외로 노출이 된 기업이 있습니다. 바로 코스콤입니다. 그런데 외부로 노출된 사연이 좋지만은 않습니다. 코스콤의 노출에는 항상 검찰, 경찰, 노조 등이 엮여 있었습니다. 코스콤, 코스콤이라고 하면 모르는 분도 많습니다. 그래서 코스콤의 홍보실에서 보도자료를 내면 꼭 회사명에 괄호를 열고 ‘구 증권전산’이라는 설명을 붙입니다. 하지만 증권전산이라는 단어도 익숙지 않은 분들이 많습니다. 그만큼 특화되고 은둔의 기업이라는 뜻이지요. 이러한 코스콤이 주목을 받은 것은 지난해 들끓었던 비정규직 문제였습니다. 코스콤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장기투쟁으로 인해 여의도 증권거래소 앞을 농성자들의 천막으로 장식한 바 있습니다. 코스콤의 비정규직 근로자들은 2007년 4월 코스콤이 협력업체와 도급계약을 갱신하는 과정에서 직접고용과 정규직 전환을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자 농성에 들어갔습니다. 특히 언론을 통해 대표적인 비정규직 장기투쟁 사업장으로 비춰지면서 이른바 매스컴의 관심을 받았죠. 비정규직에 대한 인식의 차이가 있겠지만 다소 비정상적인 사업장으로 볼 수 있는 개연성이 있었던 것이죠. 하지만 이러한 분쟁을 해결한 것이 지난해 10월 민간공고로 선출된 김광현 사장<사진>입니다. 한국IBM, 현대정보기술 등 IT서비스업체들을 거친 김광현 사장은 특유의 추진력과 비즈니스 마인드를 통해 475일간의 분규를 종식 시켰죠. 이후 대외사업과 해외사업을 강화하는 등 은둔의 기업이었던 코스콤을 긍정적인 방향에서 도약의 기업으로 변신시키고자 했습니다. 그런데 이런 김광현 사장이 21일 검찰의 압수수색을 받으면서 또 다시 코스콤이 언론의 주목을 받게 됐습니다.(관련기사) 좀 더 수사가 진행돼야 하겠지만 최근 모회사인 한국거래소가 7년만에 감사원의 감사를 받고 있는 와중에 터진 이번 사태는 그 여파가 오래 갈 듯 합니다. 어찌됐던 코스콤은 매년 언론의 주목을 받아왔고 본의 아니게 부정적인 부분이 부각되고 있습니다. 보통 업체의 수장이 검찰의 수사를 받게 되면 구성원들의 불안감도 증대된다고 합니다. 향후 코스콤의 대외사업에 어떤 영향이 있을지 관심이 가는 대목입니다. 덧붙여 아이러니 한 것은 김광현 사장이 지난 13일 전자·IT 산업 발전 유공자로 선정돼 대통령상을 수상했다는 것입니다. 10월, 대통령상과 검찰의 압수수색이라는 천당과 지옥을 오가는 한달을 보내고 있는 김광현 사장의 심중이 궁금하네요. 댓글 쓰기

삼성SDS, 금융사업 유종의 미 거둘까?

이상일 기자의 IT객잔 09.10.23 13:23

올해 삼성SDS의 금융IT 사업을 전담하는 금융본부는 천당과 지옥을 오고갔습니다. 삼성SDS는 전통적으로 금융 IT시장에서 강자로 군림해왔습니다. 예전 한국IBM이 차지하던 영광을 이어받으며 굵직굵직한 금융IT 프로젝트를 연이어 수주하는 등 승승장구 했지요. 하지만 올해 금융IT 시장은 다소 우려되는 부분이 많았습니다. 삼성SDS는 물론이고 IT서비스업계에선 올 초 금융위기로 인해 대부분 금융사들이 시스템 투자에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이면서 시장 자체가 활성화되지 않을 까 하는 고민을 하기도 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상반기 예정돼있던 금융IT 사업들이 다소 축소되는 경향은 있었지만 차세대시스템 구축을 기획했던 금융사들은 당초 예정대로 시스템 구축을 진행키로 하면서 금융IT 시장도 숨통이 좀 트였지요. 그런데 삼성SDS는 올 초부터 꼬였습니다. 상반기 가장 큰 사업 중 하나였던 한국예탁결제원 차세대시스템 구축 사업에서 그만 고배를 마셨지요. 치열한 경쟁을 통해 고배를 마셨다면 서로 어깨라도 토닥이며 격려라도 할 텐데 고배를 마신 이유가 입찰 실수에 따른 사업 탈락이었다는 것이 문제였습니다.(관련기사) 삼성SDS로선 상당히 억울할 수밖에 없는 사업이었습니다. 이후 삼성SDS의 고난은 계속됩니다. 이후 벌어진 약 1000억원 규모의 수협중앙회의 차세대사업에서도 LG CNS에게 사업을 내줘야 했습니다. 별도로 진행된 수협공제의 차세대사업은 SK C&C가 가져갔으니 빅3 중 맏형이라는 체면을 구기게 됐죠. 증권사 증 규모급으로 진행된 한국투자증권 차세대사업에서도 일찌감치 탈락했습니다. 압권은 동부증권의 차세대시스템 사업입니다. 규모면에서는 앞서 언급된 금융사보다 작지만 감정싸움과 세력(?)싸움이 겹치면서 자존심에 상처를 입었습니다. SK C&C와 치열한 경쟁 끝에 그만 사업을 또 내주고야 만 것이죠. 사정을 들어보면 양 사 모두 이번 사업에 대해서는 할 말이 많은 듯 하지만 언젠가 기회가 되면 두 사의 주장을 정리해 보죠. 하지만 희망의 서광은 올 하반기에 비춰졌습니다. 대구은행 차세대사업을 수주한 것이지요. 부산은행과 더불어 지방은행 차세대의 마지막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시중은행의 차세대사업은 이들 은행으로 마무리됩니다. 따라서 그 상징성은 상당히 크지요. 여기에 부산은행도 차세대사업을 공식적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현재 삼성SDS, LG CNS, SK C&C, 티맥스소프트 등이 제안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부산은행은 당초 대구은행과 차세대시스템 공동 구축을 논의할 정도로 시스템의 유사성이 큰 것으로 알려져있습니다. 과거 공동으로 컨설팅 사업을 진행하면서 나온 결과물을 바탕으로 시스템 구축에 나서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비슷한 사업이 될 가능성도 높습니다. 따라서 대구은행 차세대사업을 수주한 삼성SDS로선 선정과정에 유리한 위치에 있다고 자평할 수 있겠지요. 하지만 나머지 사업자들도 녹록치만은 않습니다. LG CNS도 수협 차세대는 굵직굵직한 사업을 수주하면서 업계에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고 SK C&C는 올해 금융사업에서 상당한 재미를 봤기 때문에 그 여세를 몰아 부산은행 차세대에 군침을 흘리고 있습니다. 어찌됐던 부산은행의 차세대시스템 구축 사업자 선정 향방에 따라 올해 금융권 차세대시스템 사업의 1년 농사 향방이 갈릴 것 같습니다. 삼성SDS가 만약 부산은행의 차세대사업을 수주한다면 다음해를 준비해볼 수 있겠지만 만약 다른 업체들이 사업을 가져간다면 금융IT 시장에서 삼성SDS의 위상 변화가 올지도 모르겠습니다. 부산은행 차세대시스템 사업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는 이유입니다.댓글 쓰기

금융권 차세대시스템 시장, 신흥세력 출현?

이상일 기자의 IT객잔 10.03.16 17:57

그동안 대형 SI업체들이 선점해왔던 금융권 차세대시스템 시장에 새로운 신흥세력이 출현하고 있습니다. 물론 신흥세력이라고 해서 기존에 금융IT 사업을 전혀 하지 않던 업체들은 아닙니다. 다만 최근 새로운 시장으로 영역을 넓히거나 역량 강화를 통한 차세대시스템 사업 수주 등 이전과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는 것입니다. 우선 동양시스템즈가 눈에 띕니다. 동양시스템즈는 최근 SC제일은행과 아웃소싱 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우리아비바생명의 차세대시스템 주사업자로 선정됐습니다.그동안 동양그룹 금융계열사에 대한 SM운영 및 노하우를 쌓아온 동양시스템즈이지만 시중은행과 같은 1금융권으로의 진입은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또한 동양그룹사가 아닌 외부사업, 특히 차세대시스템의 경우 주사업자로 선정된 것도 거의 처음입니다.코스콤은 그동안 증권사들의 원장 시스템을 운영하면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했었지만 최근 연이어 고객사들이 원장을 이관하는 차세대시스템 사업을 진행하면서 위치가 다소 흔들렸습니다. 하지만 최근 파생상품 솔루션 유통 등 자본시장법 시행 이후 처음으로 도입되고 있는 제도 등에 발맞추어 새로운 비즈니스를 개척하고 있습니다.여기에 최근 동부증권의 차세대시스템 주사업자로 선정되면서 차세대시스템 시장에서도 새로운 경쟁자로 부상했습니다. 코스콤은 예전에 우리투자증권 차세대시스템에도 사업자로 참여한 바 있지만 당시 주사업자는 아니었고 일부 부분에 대한 개발을 진행한 바 있습니다. 따라서 이번 동부증권의 차세대시스템 사업자로 선정되면서 내부적으로도 고무돼있는 상황입니다. 향후 원장이관을 추진하는 증권사들의 차세대사업에도 적극적으로 뛰어들 것으로 보입니다. 동부CNI는 어떻게 보면 어부지리로 금융권 차세대시스템 사업에서 급부상하고 있습니다. 동부생명의 차세대시스템 구축사업에선 주사업자였던 한국IBM의 사업포기로 자연스럽게 주사업자로서 역할을 수행하고 있으며 최근 동부증권 차세대시스템 사업에서도 프로젝트 관리사업자로서 참여하게 됩니다. 이 밖에 동부화재의 차세대사업에서도 어떻게든 참여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마치 동양시스템즈가 동양 금융계열사에 대한 지원을 통해 금융 SI사업에서 두각을 나타냈듯이 동부CNI도 관련 경험이 축적된다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이들 업체들이 금융 IT, 특히 차세대사업에 다소 늦게 진출했다는 점이 걸림돌입니다. 현재 시중은행의 차세대시스템 구축 사업은 부산은행의 주사업자 선정이 완료되면 일단락되게 됩니다. 이제 남아있는 것은 제2금융권과 저축은행 정도입니다. 그만큼 수요가 많지는 않다는 뜻입니다. 물론 2기 차세대라고 불리우는 고도화프로젝트가 예정돼있습니다만 특성 상 중견 업체가 떠맡기에는 어려움이 있을 것 같습니다. 이제 빅뱅 방식의 차세대시스템 구축사업은 가고 점진적인 업그레이드를 중심으로 하는 차세대가 대세가 될 것입니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전체적인 프로젝트 관리 방법이 노하우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점진적 차세대의 경우 기간은 길어지고 각 프로젝트 간 유기적 결합을 이끌어내야 하므로 이에 대한 조율이 관건입니다. 세부적으로는 개발자 관리에서부터 전체 프로젝트 로드맵까지 치밀하게 구현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새롭게 시장에 뛰어든 이들 업체들의 경험은 다소 부족해보입니다. 하지만 어쨌든 금융권의 차세대시스템 사업은 아직까지 수익면에서나 경험면에서나 해당 업체에 큰 도움을 주는 것만은 사실입니다. 그동안 흔히 3파전, 4파전으로 치러지던 금융권 차세대시스템 경쟁이 이제는 5파전 6파전으로 확대될 날이 올지 궁금해집니다.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