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번방 사태에 ‘글로벌 스탠더드’ 기업들 가시방석
통신방송
20.03.25 17:03

이번 사태로 국내에서 ‘글로벌 스탠더드(기준)’를 고수해온 다국적 기업들에 불똥이 튀고 있는데요. 글로벌 플랫폼 내 성 범죄물이 무분별하게 유통되고 n번방 사태가 언제든 터질 수 있다는 사실을 국민들이 알았기 때문입니다.
물론 플랫폼 기업의 잘못은 아닙니다. 플랫폼의 익명성을 악용한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25) 등 범죄 혐의자들의 잘못인데요.
그렇다고 플랫폼 기업들이 손 놓고 있어도 되는 것은 아닙니다. 책임 있는 자세가 필요한데요.

반면 구글, 페이스북, 트위터 등 다국적 기업들은 예외입니다. 방심위 요청에도 플랫폼 책임론을 거론하는 외부 목소리에도 귀를 반쯤 닫고 있습니다. 구글과 트위터 등이 방심위 요청에 따라 삭제한 성 범죄물은 전체 32%, 3분의 1 수준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의 경우 텔레그램 메신저 특성인 익명성과 국내 규제 영향력이 미치지 않는 점을 간파해 불법을 저질렀습니다.
이러한 글로벌 플랫폼 기업들은 정부 요청이나 경찰 수사에도 비협조적인데요. 경찰이 박사방 등 수사와 관련해 “구글·트위터·페이스북 등 글로벌 IT 기업과의 국제공조도 한층 강화한다”고 밝혔지만, 이들 기업들이 경찰 요청에 제때 자료를 제출할지가 미지수입니다.

그러나 박사방 등 n번방은 국민적인 공분을 일으킨 사건입니다. 청와대 청원 등 디지털 성 범죄를 단죄해야 한다는 국민 여론이 거세게 일어나고 있습니다. 당장 관련 법안을 발의하겠다는 의원도 나왔습니다.
이번 사안을 계기로 철옹성 같은 글로벌 스탠더드가 무력화될까요. 쉽진 않겠지만 여느 때보다 가능성이 높아 보이는 상황입니다.
[이대호기자 블로그=게임 그리고 소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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