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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대표, 단기성과 연연 구태 지속…이석채, ‘자산 매각’ vs 황창규 ‘인건비 축소’

통신이야기 14.04.09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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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황창규 KT 대표<사진 오른쪽>의 KT 경영구상 첫 작품은 구조조정이었다. 황 대표는 지난 1월 KT 대표이사 회장 취임 이후 일부 임원 인사 외 경영전략이나 입장 등을 표명한 바 없다. 공식석상에서 기자들을 만나도 인사말 한 마디 없이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8일 KT는 직원 71%를 대상으로 하는 특별 명예퇴직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KT 직원은 작년 말 기준 3만2451명이다. 이번 명예퇴직은 2만3000여명의 15년 이상 장기 근속자가 대상이다. 명퇴 신청자의 퇴직 발령은 30일자다. 명퇴 신청자는 1인당 평균 1억7000만원을 수령하게 된다. 위로금을 덜 받는 대신 2년 동안 자회사 근무를 선택할 수 있다.

▲현장 영업 ▲개통 ▲사후서비스(AS) 및 플라자 업무(지사 영업창구 업무)는 오는 5월 ▲KT M&S ▲KTIS ▲KTCS 및 ITS 7개 법인 등 계열사에 위탁할 예정이다. 대상 직원은 9500여명이다. 대부분 옛 KT 즉 유선 업무 종사자다.

전체 직원 대상 복지혜택은 축소한다. 대학과 중학교 학자금 지원은 폐지했다. 고등학교는 연간 320만원 이내로 한정했다. 오는 2015년 1월1일부터는 임금피크제를 도입한다. 대신 정년은 58세에서 60세로 늘렸다. 임금피크제는 일정 연령부터 임금이 하락하는 제도다. 정년은 늘어나지만 급여와 퇴직금이 감소한다.

이번 KT의 조치는 인건비 축소와 유선 인력 퇴출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KT는 작년 직원 급여로 2조772억원을 지출했다. 직원 71%를 줄이면 1조4748억원이 감소한다. 최대 3조9100만원의 일회성 비용이 부담이지만 2년 반이면 인건비 감소분과 상쇄된다.

계열사로 넘기는 인력과 사업은 명퇴가 계획대로 안 될 때를 대비한 보험이다. 이 분야 종사자 9500명은 명퇴 대상자 2만3000명에 포함돼있다. 이리해도 저리해도 15년 이상 근무한 유선 인력 대부분을 내보낼 수 있다.

KT새노조가 “명퇴 분사 복지축소를 동시에 한다”고 비판하는 것도 당연하다. 한 직장에서 15년 이상 근무를 한 사람 대부분은 고등학교 대학교 자녀가 있는 45세 이상 직원이다. 2만3000명이면 4인 가구 기준 9만2000명이 생계를 걱정해야 하는 처지에 놓인 셈이다. 한 가구당 1억7000만원을 들고 말이다.

KT는 구조조정을 작년 사상 첫 영업손실 탓으로 돌렸다. 일부 사업 분사는 ▲유선매출 급감 ▲무선가입자 감소 ▲인건비 증가를 원인으로 꼽았다. 복지 축소는 어려운 경영상황을 이유로 들었다.

문제는 과연 KT의 당면 과제가 직원 3명 중 2명을 정리할 정도로 심각한 것인지다. 고용 축소는 회사의 마지막 선택이다. 4인 가구가 1억7000만원으로 누릴 수 있는 삶의 질은 매우 낮다. 45세 이상 직원이 재취업을 한다는 것도 쉽지 않은 세상이다.

KT의 유선 매출 하락은 지난 2009년 KT와 KTF 합병 때부터 시작된 일이다. 지금은 2014년이다. 5년은 충분히 대책을 마련할 수 있었던 시간이다. 같은 이유로 2010년 1월 합병을 한 LG유플러스는 별 탈 없이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경영진의 실기다. 작년 KT의 연간 적자 역시 무선 사업 전략 수립을 잘못한 경영진 탓이다.

그럼에도 불구 작년 회사를 떠난 이석채 전 대표<사진 왼쪽>는 작년 1월부터 11월까지 급여 4억7600만원 상여 13억3900만원 복리후생비 1100만원 등과 퇴직금은 11억5300만원 등 총 29억7900만원을 챙겼다. 무선 사업을 총괄했던 표현명 현 KT금호렌터카 대표는 8억9000만원을 받았다. KT그룹 사업을 조율했던 김일영 현 KT샛 대표는 7억6800만원을 받았다.

KT새노조는 이날 논평을 통해 “KT 혁신은 이석채 체제의 청산이 핵심 과제이지만 황창규 회장은 엉뚱하게도 직원들에게 모든 책임을 떠넘기는 구조조정을 선택하고 말았다”라며 “구체적 기업의 발전 전략은 취임 3개월이 되도록 발표조차 하지 않으면서 선택한 전략이 단기적이고 일시적인 인건비 절감을 위한 명예퇴직이란 말인가. 우리는 황창규 회장의 장기적 경영전략 부재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라고 지적했다.

이 전 대표가 KT의 자산을 매각해 실적을 끌어올렸다면 황 대표는 직원을 잘라 실적을 방어하는 셈이다. 이대로라면 단기성과에 연연하는 모습은 이 전 대표나 황 대표나 다를 바 없다. KT의 재도약을 위해 필요한 전략이 무엇일지 다시 한 번 생각해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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