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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오래 근무한 외국계 IT 지사장은 누굴까

통신방송 20.08.25 14:08

 

올해 초부터 주요 외국계 IT기업의 한국 지사장이 교체된 가운데, 10년 이상 ‘선장’ 자리를 지키고 있는 ‘장수 CEO’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외국계 기업은 2~3년에 한번 CEO를 교체하는 것이 관례였지만, 10년 이상 근무 중인 CEO도 제법 찾아볼 수 있습니다(여기서 언급된 외국계 IT기업은 주로 기업용(B2B) IT 기업입니다).

 

혹자는 “오래했으니 이제 그만하라는 거냐”며 이런 내용이 나오는 것을 별로 안 좋아한다고 하시던데, 오히려 요즘과 같은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에선 장기적인 안목과 리더십이 발휘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가장 유명하신 분은 한국 델 테크놀로지스를 맡고 있는 김경진 대표일 듯 합니다. 김 대표는 지난 2003년부터 기업용 외장형 스토리지 1위 기업이었던 EMC의 한국 지사를 이끌어 온 인물입니다. 2008년부터는 아태지역 임원 중 최초로 본사 부사장, 2010년에는 아태지영 사장 중 최초의 본서 수석 부사장으로 승진하며 EMC 내에서 절대적인 영향력을 갖고 있다는 평가를 받아왔습니다.

 

그런데 지난 2015년 델이 EMC 인수를 발표했습니다. 보통 통합 이후 인수기업의 대표가 수장이 되는 경우가 일반적인데, 피인수기업 사장이었던 김 대표는 델과 EMC의 오랜 동거 기간(?)을 거쳐 마침내 지난해 4월 델 테크놀로지스 한국지사 전체를 총괄하게 됐습니다. 

 

통합 이전에는 커머셜과 엔터프라이즈 사업 부문으로 나눠져 있었는데 김 사장은 엔터프라이즈 사업만을 맡아 왔습니다. EMC 시절부터 따지자면 약 17년 동안 한 기업을 이끌고 있는 셈입니다. 업계 누군가가 “노장은 죽지 않는다”는 말을 했던 기억이 나네요.

 

제품수명주기관리(PLM) 소프트웨어 업체인 다쏘시스템코리아 조영빈 대표도 국내 대표적인 장수 CEO입니다. 다쏘시스템 회장의 ‘양아들’이라는 별명까지 있는 조 대표는 1997년 설립된 다쏘시스템 한국지사의 창립 멤버이기도 합니다.

 

조영빈 대표는 다쏘시스템 코리아 재무팀 매니저로 입사해 세일즈 및 PLM 밸류 채널 담당 상무로 활동해 오다 지난 2007년 대표 자리에 올랐습니다. 다쏘시스템은 3D익스피리언스라는 플랫폼을 중심으로 제품의 기획부터 설계, 제조, 유지보수에 이르는 PLM 영역을 확장하고 있습니다.

 

앞서 지금은 은퇴하셨지만 1995년부터 2009년까지 13년 넘게 한국HP를 이끌었던 최준근 전 사장이나 1997년 ARM코리아를 설립해 2014년 퇴임할 때까지 무려 17년 8개월동안 근무한 김영섭 전 대표도 IT업계의 ‘장수 CEO’로 알려져 있습니다.

 

글로벌 분석 소프트웨어 기업 SAS 한국지사를 2004년부터 2017년까지 13년 넘게 이끌었던 조성식 전 대표도 있습니다. 2015년 한국·일본 총괄 대표로 승진한 이후 SAS글로벌 부사장까지 역임했던 조 전 대표는 지난 2018년 메타넷글로벌로 자리를 옮긴 바 있습니다. 

효성과 히타치의 합작법인인 스토리지기업인 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을 1996년부터 2010년까지 14년이나 맡아 운영한 류필구 전 대표도 있습니다. 류 대표는 이 기간동안 동시에 노틸러스효성과 효성정보통신 사장을 맡기도 했는데요. 효성그룹의 IT부문을 거의 전담했다시피 한 인물입니다. 이후 2013년부터 역시 효성 계열사인 전자결제업체 갤럭시아커뮤니케이션즈 부회장으로 근무 중입니다.


유원식 한국오라클 전 대표도 ‘직업이 CEO’라고 불릴 정도로 오랜기간 대표를 맡아 왔습니다. 2002년 한국썬마이크로시스템즈 대표이사를 역임한 그는 썬마이크로시스템즈가 오라클에 인수되자 다시 2008년부터 2014년까지 한국오라클 대표를 맡아 왔습니다. 유 전 대표는 아예 업종을(?) 바꿔 2015년부터 현재까지 긴급 구호활동과 개발사역을 하는 기독교 민간구호단체 기아대책의 회장을 맡고 있습니다.


또, SAP코리아를 2008년부터 9년 가까이 이끌었던 형원준 전 대표는 2017년 두산그룹으로 자리를 옮겨 현재 최고디지털책임자(CDO)로 근무 중이며, 1991년 인텔에 입사, 2006년부터 2015년까지 인텔코리아 수장을 맡았던 이희성 전 사장도 국내 IT업계의 유명인사입니다. 현재 인텔코리아는 2015년부터 5년째 권명숙 대표가 이끌고 있습니다.

 

오는 10월부터 아바존웹서비스(AWS) 코리아로 자리를 옮기는 것으로 알려진 함기호 한국 휴렛패커드 엔터프라이즈(한국HPE) 역시 2011년부터 9년 넘게 회사를 이끌어 왔습니다.

 

이밖에 한 기업에서 2번이나 수장을 맡은 독특한 이력의 CEO도 있습니다. 시스코코리아 조범구 대표인데요. 조 대표는 지난 2009년부터 2011년까지 시스코코리아 대표를 역임한 후 삼성전자를 거쳐 2016년 8월 다시 시스코코리아로 돌아왔습니다. 시스코 내부 사정에 정통한 만큼 두 번째 대표 취임 이후에는 발빠르게 사업을 진두진휘하며 내부 혁신을 이끌고 있다는 평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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