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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은 왜 넥서스폰 정책을 바꿨나

디바이스세상 13.06.04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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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는 ‘넥서스5’ 제조설을 공식 부인했다. 삼성전자에 이어 HTC도 대표 제품을 이용해 ‘구글 에디션’을 선보인다. 이로써 구글이 스마트폰 ‘넥서스’에 대한 전략을 수정 중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게 됐다. 구글은 지난 15일부터 17일(현지시각)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구글 개발자행사 ‘구글 I/O’에서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 레퍼런스폰으로 삼성전자의 ‘갤럭시S4 구글 에디션’을 제시해 넥서스폰을 더 이상 독자 브랜드로 고집하지 않을 뜻을 내비친바 있다.

구글은 왜 넥서스폰 전략을 수정하게 된 것일까.

전략 수정의 가장 큰 이유는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의 확산을 꼽을 수 있다.

넥서스폰의 출발은 안드로이드 OS의 레퍼런스폰이다. 레퍼런스폰은 안드로이드 OS 기반 애플리케이션(앱)을 스마트폰에서 어떻게 최적화 시켜야하는지를 개발자에게 알려주는 용도다. 구글은 그동안 ▲넥서스원 ▲넥서스S ▲갤럭시넥서스 ▲넥서스4 등 4종의 넥서스폰을 선보였고 구글 개발자행사에 참여한 개발자에게 무료 배포했다.

안드로이드 OS는 경쟁자인 아이오에스(iOS)에 비해 출발이 늦었고 앱도 부족했다. 레퍼런스폰이 필요했다. 그러나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작년 판매된 스마트폰 중 안드로이드 OS를 채용한 제품 비중은 69.4%에 달한다. 개발자가 자발적으로 참여할 정도로 규모의 경제를 이뤘고 안드로이드 기기 제조사도 늘었다. 구글이 자비를 들여 레퍼런스폰을 만들 필요도 무료로 나눠줄 필요도 없다. 개발자는 자신의 필요에 의해 안드로이드폰을 구입한다.

둘째는 구글에 대한 제조사의 불만이다.

넥서스원은 HTC가 넥서스S와 갤럭시넥서스는 삼성전자가 넥서스4는 LG전자가 만들었다. 넥서스폰은 구글에게는 단지 레퍼런스폰이지만 안드로이드 시장에서 경쟁하는 제조사는 마케팅 수단이 이를 바라보는 소비자에게는 기술력의 상징으로 여겨졌다. 레퍼런스폰을 만들지 못한 제조사는 불만이 생길 수밖에 없는 구조다. 대안이 생길 경우에도 이들이 안드로이드 진영에 남는다고 확신할 수 없다. 구글이 제조사 모토로라모빌리티를 인수하면서 레퍼런스폰을 모토로라에 맡겨 모토로라의 부활을 추진할 것이라는 의혹도 끊이지 않았다. 모토로라의 부활은 다른 제조사에게는 달갑지 않은 일이다.

마지막으로 힘의 균형 문제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판단된다.

삼성전자는 넥서스S를 계기로 ‘갤럭시S2’를 히트시켰고 급기야 갤럭시넥서스가 보여주듯 넥서스보다는 ‘갤럭시’를 안드로이드의 대표로 자리매김하는데 성공했다. 안드로이드 OS를 통제하는 구글의 정책은 느슨하다. 다양한 단말기 규격이 존재하고 이 단말기별로 앱을 최적화해야 한다. 레퍼런스폰을 내놔도 개발자는 안드로이드폰의 절대 다수를 차지한 갤럭시에 맞춰 앱을 만든다. 차라리 각 사 대표 모델을 레퍼런스폰화 하는 것이 삼성전자에게 넘어간 안드로이드 하드웨어 주도권을 되찾기 위한 차선이 될 수 있다.

넥서스폰은 이대로 끝일까. 그렇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넥서스폰은 여전히 마케팅적으로 매력적 카드다. 구글에 대한 충성도를 시험하기도 좋다. 넥서스라는 브랜드도 아직 효용성이 있다. 구글은 대중화가 되지 않은 태블릿은 넥서스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삼성전자와 같은 사례를 만들지 않기 위해 적절히 제조사를 바꿔가며 운용할 것이 예상된다. ‘구글 글래스’ 같은 새로운 형태 단말기도 넥서스 브랜드로 가겨갈 가능성이 있다. 넥서스 브랜드를 끌고 가기 위해서라도 예전보다는 간격이 떨어져도 주기적으로 넥서스폰 신제품을 출시하는 것이 전략적으로 유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