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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안업계 극심한 인력난...당장 써먹을 수 있는 '경력직'만 선호한 탓

통신방송 19.11.06 15:11
기업들이 정보보안 인력난을 겪고 있다. 보안인력에 대한 수요는 늘고 있으나 공급은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국내 기업들의 보안인력 운영 실태를 살펴보면, 4년 이하의 실무 담당자 수가 적은 ‘항아리형’ 구조로 신입 인력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청희 삼성전자 그룹장은 지난 5일 서울 서초구 엘타워에서 진행된 ‘제9회 산업기술보호의 날’에서 이러한 문제점을 가감없이 지적했다. 이 그룹장은 “이는 기업들이 경력직을 선호한 결과”라며 “보안인력 육성을 위해 법·제도, 교육기관, 기업에서 일관된 공동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그룹장에 따르면, 기업에서 필요한 보안인력은 최근 2년 기준으로 약 4500명 규모다. 그러나 실제 보급 가능한 인력은 약 900명으로, 수요와 공급이 극심한 불균형을 이루고 있다.
 

대다수 기업들이 보안인력 확충에 어려움을 겪는 가장 큰 이유는 ‘경력자 우대’다. 이날 참가한 기업 보안 담당자들은 보안인력 채용 시 가장 중요하게 보는 요소로 ‘실무 능력’을 꼽았다. 현장에 투입됐을 때 곧바로 실무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인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경력직만 채용하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김동섭 SK텔레콤 리더는 “기업들이 경력자를 선호하는 것은 사실”이라며 “보안산업은 영역이 넓어 풍부한 경험이 뒷받침 되어야 하며, 이를 바탕으로 종합적인 판단을 할 수 있는 인력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기업들은 질적인 측면에서의 인재양성을 강조했다. 이청희 삼성전자 그룹장은 “대학에서 보안 인재육성에 나서고 있으나, 산업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기술 교육이 절실하다”고 당부했다.
 

대응방안 중 하나로 제시된 것이 ‘산학협력’이다. 실제 사례로, LG유플러스는 5G 보안 인력 채용을 위해 고려대학교 정보보호대학원과 협력하고 있다. 신산업인 5G 보안 인력의 구인이 어려워 내놓은 자구책이다. 대학은 실무 눈높이에서 교육이 가능하며, 기업은 원하는 인재를 구할 수 있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
 

김정금 LG유플러스 팀장은 “5G 보안이 신산업인 만큼 구인에 어려움이 있었다”며 “대학에 보안 연구과제를 부여해, 눈에 띄는 인재를 영입할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또 “대학이 기업의 니즈에 맞춰 인재양성을 한다면, 앞으로 기업들이 원하는 분야의 보안인력을 적극 채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언했다.
 

기업에서도 실무자를 대상으로 한 보안인력 양성에 나서고 있다. 실제로 한 IT기업에서는 임직원 연차, 직급을 고려한 보안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또 보안 유관 부서 순환근무, 주재원 파견, 국내외 보안관리체계 자격 취득 지원 등을 통해 내부 보안 전문가를 육성하고 있다.
 

법적 개선도 이뤄져야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전자금융 감독규정에 따라, 금융사는 보안인력 및 예산확보를 공개한다. 일반 기업들도 산업기술유출방지법이나 정보통신망법 개정을 통해 보안인력과 관련 예산을 공시하고, 공시한 기업에게는 보안전문교육, 국가보안자격증 시험 할인 등 혜택을 부여하자는 의견이 공감을 샀다. 
 

김동호 포스코인터내셔널 그룹장은 “금융사처럼 일정 규모 이상의 기업들도 보안인력, 예산을 공개하는 법적 가이드라인이 마련될 경우, 기업들의 보안인력, 예산을 늘리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봤다.

<홍하나 기자>hhn0626@d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