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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정부 집권 전반기...돋보였던 '핀테크 육성 정책'

통신방송 19.11.11 18:11

2017년5월,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지 2년반이 지났다. 누구에게는 짧게, 또 누구에게는 길게 느껴졌을수도 있을 시간이다. 이제부터는 지나온 날들 보다 남아있는 날들이 더 적다.

문 정부 출범이후, 시대적 과제인 4차 산업혁명에 대한 관심도와 정책 드라이브는 다른 사안들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강력하다는 느낌을 주지 못했다. 

그러나 이는 어느 정도 착시일 수도 있다. 

국민적 관심사인 적폐청산을 비롯해 북 비핵화를 전제로 한 남북평화, 일본과의 경제전쟁, 최근의 검찰개혁 등 내부 개혁 이슈까지 2년반의 시간이 오히려 짧게 느껴질 정도로 굵직 굵직한 일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사안들은 아직도 현재진행형이다. 정치의 과잉, 이념의 과잉, 심지어 내전이라고 표현될 정도로 언론들도 이 싸움에 집중했다.   

4차 산업혁명만을 따로 떼내, 문재인 정부의 지난 전반기의 정책 성과를 깊이있게 진단해보는 것은 남은 후반기 정책 비전을 위해서도 필요한 시점이다. 

'4차 산업혁명'을 어떻게 정의하느냐에 따라 이를 지원하는 정부 정책의 크기도 달라지겠지만 문 정부 들어서 차세대통신인 5G 주도권 확보, 인공지능(AI) 및 빅데이터 육성, 핀테크 산업 확장 등 4차 산업과 관련한 다양한 정책적 지원이 활발하게 진행됐다.   

아직 4차 산업혁명과 관련해 각 분야별 정책 성과를 논하기는 이른 시점이다. 정책이 실제 시장 참여자들에게 인지되고, 비즈니스가 형성되며 선순환으로 이어지기까지는 사실 몇년이 걸릴수도 있다. 그런점에서 지난 2년 반은 오히려 짧을수도 있고, 어떤 사안은 차기 정부의 과제로 이월될수도 있다.

이런 가운데, 문 정부의 혁신 경제정책중 '핀테크산업 육성' 과 관련한 과감한 정책들은 높은 점수를 줄만하다. 

양질의 일자리 창출이 절실한 정부로써는 집권초기부터 금융산업을 기존보다 크게 확장한 핀테크산업 육성에 큰 드라이브를 걸었고, 관련 분야는 다른 산업과 비교해 활력이 넘친다.

특히 올해 4월부터 시행에 들어간 '금융혁신지원특별법'은 다양한 형태의 금융서비스 모델이 크게 분출되는 계기가 됐다. '금융혁신지원특별법'은 지난 수십년동안 철저하게 규제산업이던 금융산업이 이제 개방형 서비스 산업으로 전환되는 모멘텀이 됐다. 

아무리 핀테크가 혁신적이라고해도 '금융 규제의 틀'속에 갇혀있으면 더이상 추진력을 얻기는 어렵다. 그런점에서 2019년은 그동안 해외의 핀테크 서비스중 일부를 선보이는데 그쳤던 국내 핀테크서비스의 수준이 한 단계 이상 올라섰다고 평가할만하다.

또한 아직 기존의 규제때문에 선뜻 혁신적인 금융서비스가 어려운 분야는 과감하게 '규제 샌드박스' 정책을 통해, 실제 상용 서비스가 가능하도록 지원했다. 4월 금융혁신지원특별법 이후 수차례에 걸친 금융위의  금융혁신서비스 특례 및 지정대리인 제도 등을 통해 60여개가 넘는 혁신서비스가 세상에 빛을 보게됐다. 여기에는 은행의 알뜰폰 판매도 들어있다.

정책 조합도 과감했다. 

앞서 금융 당국은 전자금융감독규정을 개정해 올해 1월부터는 '금융 클라우드'을 사실상 전면 허용했다. 이는 그동안 금기에 가까웠던 금융 보안규제의 틀을 움직인 것으로 받아들이는 금융권에서는 파격에 가까웠다. 

클라우드 허용과 핀테크 육성은 외형상 처음에는 서로 큰 연관성은 없는듯 보였지만 결국은 핀테크산업 육성을 위한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비즈니스 가치가 높은 금융정보를 핀테크기업이 보다 자유자재로 활용하기위해서는 꼭 필요한 조치였다. 

금융 클라우드의 전면 허용에 따라 이제는 '중요한 금융정보'라도 이제는 외부(비 금융회사)의 클라우드 센터에서 운용이 가능해졌다. 핀테크 기업들은 저렴한 비용으로 금융 데이터를 활용한 혁신적인 핀테크서비스 개발이 가능해졌다. 

또한 은행 등 기존 금융회사들은 클라우드의 완전 허용으로 이제는 IT인프라의 효율적 운영을 위한 다양한 옵션을 가질 수 있게됐다. 물론 이에따른 금융 보안의 문제 역시 중요한 현안으로 떠오르고 있고, 이에 대한 리스크도 금융 당국이 적극적으로 관리해야할 과제가 됐다.

그리고 지난 10월30일, 금융 당국은 우리, 국민, 신한, 하나은행 등 주요 8개 은행을 우선적으로 선정해 '오픈뱅킹'시범 서비스를 시작했다. 향후 결제인프라를 비 은행, 핀테크업체들에게도 개방하겠다는 것이다.

‘오픈뱅킹’은 ‘금융데이터의 외부 개방’(Data Open) 과 ‘금융결제 인프라의 외부 개방(Payment Open)’2가지를 의미하는데 아직은 결제인프라의 개방만을 의미한다. '금융 데이터의 개방' 논의도 빨라지고 있다. 현재 농협은행 등 일부 은행들이 개별적으로 핀테크기업들과 제휴해 진행하고 있는 오픈API 서비스 기반의 금융서비스도 이제는 광의의 오픈뱅킹서비스으로 제공될 예정이다. 

은행과 핀테크 기업이 오픈API를 통해 협업을 하게될지, 아니면 새로운 영역쟁탈전에 나설지는 모르지만 이 과정에서 산업적 경쟁력은 더욱 강화되고 고용창출 기회는 커지게 될 것으로 정부는 기대하고 있다.

'데이터 중심 금융회사'로의 혁신적인 변신, 이것이 현재 국내 금융업계에서 정의하는 4차 산업혁명이다. 아직은 정책적 성과가 가시적으로 나타났다고 평가하기에는 이르다. 또한 신용정보법 등 관련 혁신법안들의 국회 통과 등 입법적인 보완도 더 필요한 상황이다. 

하지만 핀테크 육성 정책이 개방화된 시장, 넓어진 시장, 지금보다 훨씬 많은 플레이어가 참여하는 시장, 그리고 양질의 일자리 창출과 국민 편익의 증대로 이어질 수 있다면 지난 2년반 동안의 핀테크 육성 정책은 강렬했고, 방향성도 틀리지 않았다고 평가할 수 있다.

남은 2년반의 정책 일관성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박기록 기자>rock@d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