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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디 업계의 우려…“완벽한 국산화는 없다”

딜라이트리뷰 19.09.05 15:09
[디지털데일리 김도현기자] “장비가 ‘메이드 인 코리아’여도 핵심부품은 다른 나라 제품일 수 있다. 100% 국산화했다고 볼 수 없는 부분이다. 복합적으로 따지면 온전한 의미의 국산화는 불가능하다.”

반도체·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들은 소재·부품·장비 산업의 국산화에 대해 이렇게 평가했다. 국산화가 말처럼 쉬운 것이 아니라는 의미다.

지난 7월 일본은 불화수소(에칭가스), 포토레지스트(감광액),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등 소재 3종에 대한 수출규제를 시작했다. 정부와 기업은 부랴부랴 대책 마련에 나섰다. 이후 가시적인 성과가 드러나고 있다. 하나둘씩 ‘탈(脫)일본’에 성공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최근에는 국산 불화수소 개발을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연일 긍정적인 뉴스가 전해지지만, 업계는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일본이 아닌 중국, 유럽 등 대체 지역에서 수급받는 방식으로 급한 불을 껐기 때문이다. 불화수소 원재료인 무수불산은 중국의존도가 높다. 과거 중국과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문제로 한국 업체들이 영향을 받았다. 비슷한 일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보장은 없다. 또 다른 수출규제가 벌어질 수 있는 것이다.

이덕환 서강대 교수 역시 “자원 부족국가로서 필요 소재를 수입해야 하므로 완벽한 국산화는 꿈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태생적인 한계에 대한 지적이다. 우리나라에서 형석을 추출해 무수불산을 만들 수는 없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일본과의 관계 개선이 이뤄지지 않는 점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장비업체 관계자는 “설비, 원천기술 등에는 셀 수 없을 정도로 일본 관련 내용이 많다”며 “우리나라 산업과 엮이고, 맞물리는 지점이 끝도 없다”고 강조했다. 일본과 밀접한 분야가 많은 만큼 전략적 관계는 이어가야 한다는 뜻이다.

박재근 한국반도체디스플레이기술학회장도 “보호무역주의 시대에 할 수 있는 것과 아닌 부문을 잘 선별해 전략적으로 국산화를 추진해야 한다”면서 “무분별한 접근은 오히려 기업 운영에 차질을 초래한다”고 피력했다.

결론은 무리하게 국산화를 추진하기보다 가능 여부를 따져, 점진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특정 국가에 대한 무역 의존도를 낮춰야 함은 분명하다. 다만 업계의 우려대로 단편적인 국산화 전략이 아닌 수입 다변화 등 유연한 방식이 필요한 상황이다.

<김도현 기자>dobest@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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