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들의 스마트폰 뱅킹 서비스 출시가 봇물을 이룬 가운데 흥미로운 통계치가 나왔습니다. 지난 7월 말을 기준으로 시중은행들이 금감원에 보고한 내용에 따르면 국민, 우리, 신한, 하나 등 4개 시중은행의 스마트폰 뱅킹 가입자가 55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은행별로 보면 우리은행이 17만9000명, 국민은행이 17만4000명, 신한은행 12만5000명, 하나은행 7만5000명을 기록한 것인데요.서비스를 다소 늦게 오픈한 우리은행과 국민은행이 선두권을 형성한 반면 가장 먼저 서비스를 오픈한 하나은행은 하위로 쳐져있습니다.사실 스마트폰 뱅킹의 경우 은행 입장에서 거래 트랜잭션을 기대하고 있는 서비스는 아닙니다. 일부에서는 초기 인터넷 뱅킹 시장 구도를 그대로 따라가고 있다고도 분석하고 있습니다.결국 인터넷 뱅킹 시장 구도처럼 누가 먼저 시작해서 이슈를 선점하느냐 보다는 기존 수신 고객을 기반으로 가입자를 확보할 수 밖에 없다는 지적입니다. 이대로 가다가는 국민은행을 선두로 현재 수신고객을 가장 많이 확보하고 있는 은행들이 스마트폰 뱅킹 서비스 가입 고객도 많이 확보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는 스마트폰 뱅킹 서비스가 신규고객 유입에 효과가 별로 없다는 일부 시중은행들의 시각에 따른 전망입니다. 스마트폰 뱅킹을 위해 기존 은행과의 관계를 끊고 새로운 은행과 거래를 할 사용자가 그리 많지 않다는 것입니다. 최근 한 은행의 e비즈니스 담당자를 만났는데요. 이 관계자에 따르면 사실 스마트폰 뱅킹 서비스는 여태까지의 서비스와 크게 다를바가 없다고 합니다. 최근 은행들의 스마트폰 뱅킹 서비스는 이전에 은행이 제공하던 VM뱅킹의 기능을 그대로 이식하는 수준이라는 설명입니다. 실제로 현재 은행들이 제공하는 스마트폰 뱅킹 서비스의 경우 VM뱅킹 서비스보다 콘텐츠의 양이 적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현재 증강현실을 적용한 애플리케이션들이 나오고는 있지만 활용율 면에서는 아직 검증이 되지 못한 측면도 있습니다.VM뱅킹은 이전까지 IC칩이 필요하다던지 하는 휴대폰의 기능상 제약을 소프트웨어로 뛰어넘은 혁신적 기술로 평가받습니다. 실제로 한국은행에 따르면 모바일 뱅킹 서비스의 가입자 수 확산은 VM뱅킹 서비스 출시 이후 급성장한 것으로 나타난 바 있습니다. 하지만 VM뱅킹을 이용하기 위해서 은행에 신규로 가입고객이 생기는 일은 드물었다는 설명입니다. 역시 마찬가지로 기존 계좌를 가지고 있는 고객이 VM뱅킹을 신청한 것입니다. 은행으로선 거래 채널이 늘었을 뿐 수익과는 연관이 없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일각에서는 현재 시중은행들의 스마트폰 뱅킹 서비스 열풍을 ‘담담하게’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일종의 공공재로서 기본적 인프라로서 가져가는 서비스이지 최근 전자책 시장의 애플 ‘아이패드’ 처럼 게임 체인저가 될 수는 없다는 것입니다. 물론 스마트폰 뱅킹 서비스의 차별화를 통해 특정 은행만의 독특한 서비스가 이뤄진다면 이를 이용하기 위한 고객들의 이탈도 예상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그렇게하기에는 뱅킹 서비스의 차별점을 찾는다는게 무척 힘들다는 점입니다. 설령 찾는다 하더라도 타 은행들의 동향을 예의 주시하고 있는 다른 은행들이 비슷한 서비스를 바로 론칭할 수 있다는 점이 걸림돌입니다.예를 들어 하나은행이 아이폰 뱅킹 서비스를 개발하는 데 약 7개월이 걸린데 반해 기업은행은 4개월, 우리은행은 1달만에 시스템을 개발한 바 있습니다. 이처럼 처음은 시간이 걸리지만 후발 주자는 선두주자를 금방 따라잡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한편 스마트폰 뱅킹이 새로운 가입자를 끌어들이는 데는 별 도움이 안 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지만 일부 은행의 경우는 스마트폰 뱅킹 덕에 웃는 곳도 있습니다. 기업은행이나 산업은행, 우정사업본부처럼 일반 수신고객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는 은행들의 경우 최근 스마트폰 뱅킹 서비스 열풍은 고마울 수밖에 없습니다. 당장의 수신고객 확보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지는 좀 더 지켜보아야 하지만 적어도 기업의 이미지 제고에는 큰 보탬이 된 것만은 사실이기 때문입니다. 댓글 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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