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B산업은행이 트레이딩 솔루션인 ‘뮤렉스’의 버전 업그레이드와 동시에 리눅스 서버 도입에 나선다. 시스템 노후화에 따른 대응이지만 이면에는 오라클의 서버 및 리눅스 제품 전략이 맞물리면서 택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 

KDB산업은행은 지난 2006년 뮤렉스 시스템 도입을 통해 옵션과 스왑, 외환 별로 각각 운영되던 트레이딩 시스템을 통합하고 이후 미들 오피스 고도화 등을 통해 거래 모니터링을 보완하는 등 뮤렉스 시스템을 확장 업그레이드 해 왔다.   

하지만 최근 국외점포 뮤렉스 시스템 본점 통합 프로젝트와 개시증거금 모듈 도입 등 뮤렉스 관련 사업이 이어져 통상 유지보수 차원에서 연1회 실시하던 뮤렉스 버전 업그레이드를 3년 넘게 실행하지 못했다. 이에 따라 시스템의 보수가 필요해 서버 및 버전 업그레이드를 추진해 왔다. 

그러나 변수는 오라클이었다. KDB산업은행은 현재 뮤렉스 시스템을 썬 서버 기반의 솔라리스 OS 버전으로 사용하고 있는데 오라클의 유지보수 불투명성이 부각되면서 뮤렉스 시스템도 향후 안정성을 담보하기 어려워졌다.

2019년 오라클이 솔라리스(Solaris) OS 개발인력 해고에 나서면서 솔라리스 OS에 대한 지원이 불투명해진 상황이다. 특히 오라클이 자사의 썬 서버(Sun server)에는 오라클 리눅스(Oracle Linux) 설치만 보증하고 레드햇 리눅스(Red Hat Linux)에 대해서는 보증하지 않겠다는 정책을 고수함에 따라 금융사들이 보유하고 있는 썬 서버의 활용성이 떨어지고 있는 상태다. 

뮤렉스도 자사 소프트웨어의 안정성을 담보하기 위해 뮤렉스 버전 v3. 1.40부터 레드햇 리눅스만 지원하기로 한 상황으로 KDB산업은행은 향후 안정적인 유지보수 지원을 받기 위해 레드햇 리눅스가 장착된 서버로 뮤렉스 서버를 교체하면서 상위 버전으로 업그레이드 한다는 계획이다. 

KDB산업은행처럼 오라클이 인수한 썬 솔라리스 기반의 시스템을 보유하고 있는 금융사, 기업들의 고민도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클라우드 환경 전환이 이뤄지면서 구축형 시스템에 대한 관심이 예전보다 크진 않지만 여전히 자체 서버 인프라를 기반으로 한 내부 업무 시스템이나 대외 시스템을 보유하고 있는 곳은 적지 않다.

특히 이들 금융사나 기업들은 IT투자를 활발히 하기 보다는 기존 시스템을 유지보수 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는 특색을 가지는 편인데 오라클의 폐쇄적인 라이선스 정책 등이 발목을 잡는 모양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메인프레임 기반 애플리케이션 생태계가 지는 것 처럼 오라클에 인수된 썬 생태계가 폐쇄적 정책 탓에 축소되고 있다"라며 "특히 오픈환경에 대한 기업들의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오라클의 정책은 오히려 변화를 요구하는 셈"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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