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기업의 근무형태가 급변하고 있다. IT 등 일부 기업만의 전유물만 같았던 재택근무가 확산되고 분산근무, 유연근무가 자리를 잡고 있다. 

7일 한국경제연구원이 매출액 기준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산 이후 대기업 중 29.2%가 유연근무제를 새로 도입했다. 대기업들이 활용하고 있는 유연근무제 형태는 ▲재택·원격근무제(26.7%) ▲시차출퇴근제(19.0%) ▲탄력적 근로시간제(18.3%) ▲선택적 근로시간제(15.4%) ▲사업장 밖 간주근로시간제(8.1%) ▲시간선택제(6.2%) 순이었다.

실제 삼성전자도 이달부터 한 달간 소비자가전(CE) 및 IT·모바일(IM) 부문을 대상으로 시범적으로 재택근무에 들어갔다. 디자인, 마케팅, 개발 등 재택근무가 가능한 업무 담당자가 대상이다. LG전자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도입한 원격근무를 코로나19 이후에도 상시화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다만 생산과 직접적으로 연관되어 있는 직무의 경우 재택근무가 쉽지 않다. 생산라인에서 유연한 근무가 가능해지기 위해선 결국 스마트 공장이 일정 수준 위에 올라와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자동화와 센서 기반의 네트워크가 기반이 된 스마트공장이 궤도 위에 올라왔을 때 생산직종에서의 업무 형태 다양화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한편 지원부서의 경우도 재무부서 등 특정 업무를 중심으로 하는 경우 재택근무가 쉽지 않다. 중요한 재무관련 정보는 물론 직원들에 대한 인사관리(HR)의 경우도 기업 핵심 경쟁력 중 하나로 외부 반출 등 보안에 대한 위험이 상존하기 때문이다.

때문에 기업에서 재택근무가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보안을 담보한 시스템 구축이 중요시될 전망이다. SSL VPN 구축과 논리적 망분리에 기반한 재택근무 등 금융권을 중심으로 진행되는 시스템 구축 방향이 관심을 받고 있다.

기술적 이슈와 별개로 실제 사무실에서 진행되는 업무 방식과 온라인에서의 업무 방식과의 괴리를 어떻게 줄이느냐도 관건이다. 

삼성SDS 창성중 프로는 “재택근무로 변화된 환경에서 오는 소외감과 불안감, 맥락 이해와 감정교류가 어려운 원격 커뮤니케이션이 극복돼야 한다”며 “대면회의에 비해 온라인 회의가 피로감을 느끼는 이유는 소통에 있어 비언어적 표현이 상당수 차지하는데 이같은 조건이 만족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 외에도 산재된 업무도구의 활용, 정보 접근의 제약에 따른 비효율 등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실제 코로나19 이후 기업의 주목을 받고 있는 협업 솔루션의 경우 파편화된 커뮤니케이션 도구를 하나로 융합시키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특히 메신저 기반의 커뮤니케이션이 팀 단위로 이뤄지고 있는 상황에서 각 부서에서 사용하고 있는 커뮤니케이션 도구를 하나로 일원화하고 기업의 그룹웨어 등 업무 시스템과 연결하는 것이 필요한 상황이다. 

협업 솔루션 ‘플로우’를 서비스 하고 있는 마드라스체크 이학준 대표는 협업 솔루션을 사용할 때 다른 개인 메신저 활용을 최대한 자제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기존 채널, 예를 들어 메신저라든지 카카오톡 같은 것들을 다 열어놓은 상태에서 업무를 하면 기존 방식을 잘 바꾸려고 하지 않는 경우가 생긴다. 기왕 업무 소통방식을과 프로세스를 바꾸려고 마음을 먹었다면 기존 방식을 최소화하고 협업 솔루션을 한 달 이상 집중해 사용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직원들의 원활한 재택근무를 지원하는 것 말고도 기업이 신경 쓰는 대목이 있다. 바로 업무 집중도를 어떻게 향상시키느냐 하는 문제다. 다만 이는 민감한 내용을 포함하고 있어 기업은 물론 IT업계에서도 조심스럽게 접근하고 있는 분야이기도 하다. 

바로 직장과 가정의 경계, 그리고 재택근무를 하고 있는 직원에 대한 근태관리를 위해 어느 정도까지 관리와 추적을 진행할지 여부다. 

삼성SDS도 아직 아이디어 차원에서 접근하고 있지만 온라인 교육에 있어 학습 참여집중도를 파악하기 위한 참석자 눈동자 인식 등의 기술을 타진하고 있다. 재택근무가 활성화되면 기업 내 교육도 온라인으로 전환될 필요가 있는데 여기에 참여하는 직원들의 학습 참여도를 파악하는 용도다.

또, 재택근무에 있어 노트북이나 PC를 회사에서 지급하거나 아니면 개인소유 제품을 사용하는 경우가 있는데 모두 강력한 보안 대책을 적용하기 위해 사용자의 일부 불편을 감수해야 할 필요성도 제기된다. 한 IT중소기업은 서베일런스 측면에서 노트북 사용자의 본인 여부를 확인하는 기술로 노트북에 탑재된 카메라를 연동하는 기술을 가지고 있는데 이를 직원의 업무 시간 측정에 사용하는 방법을 타진하고 있다, 

하지만 이 업체 관계자는 “의도 자체에 불순한 목적이 없지만 개인감시 이슈가 벌어질 수 있어 조심스럽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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