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경제인연합회 건물 내 KB국민은행 사무실에서 지난 6일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다. 해당 건물에 대한 방역 조치는 완료됐으며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직원과 같은 곳에서 일한 전 직원 216명은 전수 검사 결과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다.

하지만 국민은행은 선제적 조치로 후 확진자가 발생한 32층에서 근무한 전 직원 모두를 2주간 자가격리 조치하기로 했다. 이들은 오는 20일부터 다시 정상 출근할 예정이다. 

급한 불은 끄고 대응도 선제적으로 했지만 국민은행으로선 확진자가 32층에서 발생한 것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을지도 모른다. 

확진자가 발생한 전경련 건물 32층을 포함해 29층부터 33층까지 5개층에 KB국민은행이 추진하고 있는 차세대시스템인 ‘더 K프로젝트’를 비롯해 디지털 전환 인프라 구축 담당하는 임직원들과 협력업체 임직원들이 상주하고 있다.

현재 ‘더 K프로젝트’는 지난해 콜센터 시스템 오픈을 시작으로 지난 2월 통합단말시스템을 오픈하는 등 단계적 운영에 들어간 상태이며 오는 10월 마케팅 허브, 비대면 채널, 글로벌 플랫폼 오픈을 통해 사실상 프로젝트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더 K프로젝트는 국민은행으로선 다양한 의미를 가지고 있는 사업이다. 디지털 뱅킹 시대를 맞아 국민은행의 핵심 시스템을 고도화하는 하는 것은 물론 데이터 기반의 비즈니스 및 의사결정에 필수적인 인프라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차세대시스템’ 구축에 만만치 않은 우여곡절을 겪은 국민은행으로선 ‘더 K프로젝트’의 성공이 내·외부 국민은행 위상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마지막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상황에서 코로나19라는 이슈가 터진 셈이다. 

이번 확진자는 시스템 개발 관련 외부업체의 직원으로 알려진다. 정확히 확진자가 발생한 32층은 시스템 운영 인력이 주로 근무하는 층이다. 개발보다는 시스템 운영(SM) 인력이 배치돼 있다는 설명이다. 

국민은행 ‘더 K프로젝트’ 개발자들은 다른 층에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혹시모를 직간접 접촉에 대비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코로나19 검사를 받는 등 사전 조치를 취한 것으로 전해진다.

해당 건물에 인력을 파견한 업체 관계자는 “근무 층은 다르지만 만에 하나 접촉 가능성이 있을만한 인력을 추려 코로나19 검사를 받게 해 전원 음성이 나온 상태이며 나머지 파견인력은 모두 재택으로 전환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문제는 마지막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더 K프로젝트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여부다. 이번에는 다행이(?) 시스템 운영을 담당하는 직원들이 상주해 있는 층에서 확진자가 발생했지만 개발을 담당하는 층에서 확진자가 발생했다면 전체 프로젝트 일정에 차질을 빚을 수 밖에 없다. 재택근무 역시 제한적이다. 민감한 고객정보 등을 다루는 개발의 경우 망분리 및 보안 등의 이슈로 재택근무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우선 국민은행은 이미 직원들을 분산시켜 개발할 수 이는 여력과 공간은 마련돼 있다는 입장이다. 또 국민은행 내 코로나19 대응반을 마련하고 여러 가지 경우의 수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코로나19와 당분간 공존할 수 밖에 없는 현실 속에서 한 곳에 모여 대규모 집중 개발을 하고 있는 금융IT 개발 관행에도 변화가 모색돼야 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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