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가족모임이 있어서 한 한식 뷔페 프랜차이즈에 갔다. 당일 예약이 어려운 터라 매장 입구에 설치된 키오스크에서 식사할 인원수와 성인과 어린이 유무 등을 선택하고 ‘카카오톡’으로 대기시간과 대기번호 등을 부여받았다.  

이를 지켜보던 아버지가 “나는 이런데 와서 밥을 먹기도 힘들겠다”고 지나가듯 한마디 하셨다. 몇 번 해보시면 익숙해지실 것이라고 대꾸했지만 처음이 어려운 만큼 어르신들의 접근성은 떨어질 수 밖에 없겠다는 생각을 했다. 

오프라인 매장에서도 이처럼 키오스크 등 비대면 서비스가 일반화되고 있다. 이는 기업 입장에서는 매장 관리를 효율적으로 하고 인력 낭비를 줄이는 효율성이 매력적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오프라인의 디지털 접목은 결국 기업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그런데 이러한 기업의 디지털 전환에 따른 디지털 소외는 소비자만의 문제는 아니다. 기업들도 디지털 전환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곳이 많다. 대표적인 것이 중소기업들이다. 최근 만난 한 컨설팅 관계자는 “디지털 전환에 관심이 있지만 어떻게 할지도, 무엇을 해야 할지도 모르는 기업이 많다. 이른바 기업 사이의 디지털 고아”라고 말했다. 

디지털 고아(Digital Orphan)는 디지털 네이티브(Digital Native), 즉 어린 시절부터 디지털 환경에서 성장한 세대의 대척점에 있는 단어다. 하지만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라는 화두가 기업을 휩쓸고 있는 가운데 여기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고 있는 기업들을 지칭하기도 한다. 

의지가 없어서 못 한다기 보다는 방법과 경험이 부족한 경우가 대다수다. 실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은 자금력이 있는 대기업들의 움직임이 눈에 띤다. 중소기업의 경우 스마트 팩토리 도입을 통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대응이 일반적이지만 이는 눈에 보이는 부분이기 때문에 그나마 중소기업들이 접근하기 쉬운 경우다.

서비스업 등에 종사하는 중소기업들 역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 관심이 없는 것은 아니다. 다만 앞서 언급한 것처럼 구체적으로 실행 계획과 방법에 대해 무지한 경우가 많다. 특히 눈에 보이지 않는 온라인에 종사하는 중소기업들의 경우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결국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은 실행과 의지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정보 부재의 문제이기도 하다. 정부에서도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확대를 위해 다양한 지원 방법을 모색할 필요가 있지만 최근의 정책은 전사자원관리(ERP), 데이터 분석을 위한 시스템 제공 등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경험하지 못한 것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것은 정부는 물론 컨설팅 업계에서도 쉽지 않은 일임에는 분명하다. 다만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의 사각지대에 놓인 기업들에 대한 정책적 사회적 관심도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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