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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 인력 양성이 어려운 이유는 공무원 탓?

통신방송 19.11.12 08:11
“(학생들에게) 수학공부를 시키고 공무원에 주는 대우를 줄여라. 학생들이 대학 졸업의 목표가 공무원이다. 그래서 강의할 때 그런 학생에겐 수업 접고 ‘에듀*’ 보라고 한다.”

우리나라의 인공지능, 데이터 분석을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애자일소다 최대우 대표가 한 말이다. 일부에게는 불편하게 들리는 말일 수 도 있다. 

최대우 대표는 한국외국어대학교 통계학과 교수로 국내 통계 분야의 권위자 중 하나다. 특히 SAS가 통계언어로 대학가와 기업에서 맹위를 떨치던 시절 오픈소스 기반의 통계언어인 ‘R’을 국내에 소개하면서 주목받기도 했다. 

국내 데이터 분석 및 인공지능을 둘러싼 핵심 인력 인프라가 데이터 분석가를 통해 공급되고 있으며 그 처음이 통계, 응용통계 등 통계 관련 학과라는 점에서 그동안 인력을 배출해 왔던 교수의 말을 허투루 들을 수 없는 이유다. 

최 대표는 “심각한 문제는 좋은 사람을 키울 수 있는 상황이 안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AI를 위해선 선형대수, 편미분 등과 같은 수학 지식이 강해야 한다. 이런 것을 교과과정에서 가르치지 않고 있는데 갑자기 AI를 강조하고 있다. 일부에선 이를 코딩으로 극복하려 하는데 결국 막히게 된다. 고등학교 때부터 수학 등의 커리큘럼을 점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최 대표는 ‘데이터 과학자’에 대한 허상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기업의 분석 능력이 요구되면서 데이터 과학자에 대한 기업의 요구가 큰 상황임에도 막상 학교에서는 인기가 없다는 것이다. 그는 “데이터 과학자를 얘기하는데 (통계학과)대학생들도 공부를 안 한다. 실제로는 인문계 전공자들이 이중전공으로 하는 편이다. 강의 때 느끼는 것이지만 통계학과 학생들은 공무원이 꿈이다”라고 지적했다. 

최 대표는 교수시절부터 학생들을 중심으로 기업 대상의 실제 사례 위주 수업을 진행한 것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척박한 국내 인공지능 시장 환경에서 애자일소다가 버티고 발전할 수 있는 이유다. 

최 대표는 “금융권 데이터 분석을 오래했다. 2011-2012년부터 연구실 운영방침을 학생을 뽑아서 실제 프로젝트를 많이 해보는 것으로 정했다. 당시 빅데이터와 오픈소스가 이슈였는데 막상 기업에서 도입을 맡길 만한 업체가 없었다. 그때부터 산학 협력 개념으로 기업 프로젝트를 수행하다 구글 ‘알파고’ 이슈 이후로 본격적으로 하게 됐다. 당시 연구실 학생들은 실험적인 경험을 빨리 할 수 있었다. 결국 남들보다 먼저 훈련된 인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된 셈”이라고 말했다. 
 
그런 경험에서 최대우 대표는 AI에 있어 유리한 사람은 데이터를 잘 아는 사람이라고 지적한다. 그는 “알고리즘보다 데이터가 중요하다. 현장에서 데이터를 잘 아는 사람이 중요하고 이러한 사람이 AI를 키울 수 있는 사람”이라고 밝혔다. 

다만 최대우 교수는 “90년대부터 데이터 분석을 해왔는데 기술이 시장에 정착되려면 2-3년 정도 걸렸다. AI는 더 시간이 걸릴 수 있다. 기대치가 너무 높기 때문이다. 또 ‘장난’을 치는 부류가 여전히 있다. AI가 만병통치약인 것처럼 얘기한다. 하지만 이들이 시장을 흐려도 구글 등 글로벌 기업이 AI로 성과를 냈기 때문에 시장은 튼튼하다”고 설명했다. 

또, AI가 발전하기 위해선 기다려주고 연구하는 문화, 실패를 자산화 하는 문화가 있는 나라가 앞설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우리나라의 물리적인 인프라가 부족하다는 것도 인정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최 대표는 “우리가 보험개발원과 자동차파손이미지분석 사업을 하는데 우리는 20여명 규모로 30만장의 데이터를 분석했다. 그런데 중국은 연 인원 200여명에 사진도 2000만장을 분석하는 규모다. 초기에는 노동집약적 산업이 될 수 밖에 없는 것이 인공지능이다. 처음에는 사람이 가르쳐주며 해야 하는데 우리나라는 인건비와 물량 동원도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