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3일 핀테크 활성화와 금융혁신을 위한 제1회 ‘코리아 핀테크 위크 2019’ 행사가 25일까지 3일간 성황리에 개최됐다. 행사 기간 중 총 1만명 이상이 방문했으며 기조연설 등을 포함한 행사 및 세미나에도 300~400여명이 참석했다. 실제 행사장은 사람으로 붐볐으며 전시 부스뿐만 아니라 세미나장에도 자리가 없어 서서 듣는 사람으로 장내가 꽉 차기도 했다. 

부스에 참여한 핀테크 기업들도 만족한 행사였던 것으로 보인다. 통상 정부에서 하는 세미나 중 일부는 업체를 억지로 끌어다 앉혀놓는 경우도 있는데 이번 핀테크 위크 행사는 핀테크 업체들도 자발적으로 열심히 자사의 서비스와 비즈니스 모델을 홍보하는데 여념이 없었고 참여자들의 열기도 뜨거웠다. 

이러한 흥행기조를 이어나갈 것으로 예상된 것이 행사 다음날 발표될 예정인 제3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결과였다. 국내 핀테크 산업에 있어서 혁신을 이끌어내는 ‘메기’역할을 부여 받은 것이 바로 인터넷전문은행이었고 추가 인터넷전문은행 승인을 통해 핀테크 확산에 불을 지르겠다는 복안이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키움뱅크와 토스뱅크는 예비인가를 받지 못했고 인터넷전문은행에 대한 시장의 관심도 급격히 싸늘해지고 있다. 특히 은행업 라이선스에 대한 금융당국의 벽이 생각보다 높다는 것을 다시 한번 일깨워줬다. 

사실 올 하반기 오픈뱅킹이 본격화되면 은행만의 전유물이었던 뱅킹서비스가 모두에게 오픈되고 API를 통해 결제 인프라에 기반한 서비스 개발이 가능해진다. 금융위원회 권대영 금융혁신기획단 단장은 “금융 오픈뱅킹을 통해 모든 금융상품이 흐르는 결제 인프라를 ‘무차별적’으로 ‘저렴하게’,  ‘강력한 보안인증’을 통해 제공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는데 결제서비스 진입의 허들을 최대한 낮추겠다는 설명으로 풀이된다. 


따지고 보면 인터넷전문은행 등장으로 인한 혁신보다 오픈뱅킹을 통한 금융 시장의 혁신이 보다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은행권 입장에서도 오픈뱅킹은 인터넷전문은행이 수십, 수백개 늘어나는 것과 다를 바 없을 정도의 혁신이다. 

그런 측면에서 인터넷전문은행에 대한 인가는 좀 더 까다로워질 수 밖에 없어 보인다. 무엇보다 안정성에 대한 중요도가 더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키움뱅크의 경우 혁신성 부족을 탈락의 이유로 제시했지만 외부심의위원회 설명회에선 사업모델을 잘 설명하지 못했다는 얘기도 들려온다. 비즈니스 모델이 모호했다는 얘기인데 수익모델이 불완전하다는 것은 은행 안정성 면에서 치명타다. 

당초 지난 2015년 11월 첫 인터넷전문은행 인가 심사 당시에도 평가위원회는 혁신성보다는 안정성에 보다 큰 의미를 뒀다. 첫 인터넷전문은행 출범이라는 점에서 시장에 안정적인 안착이 중요했고 때문에 당시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한 대출을 주력으로 제시했던 아이뱅크 컨소시엄의 경우 위원회의 선택을 받지 못했다. 소상공인 대출을 주력으로 해선 안정적인 은행업 영위가 곤란하다고 본 것이다. 

은행업에 대한 이해가 얼마나 높은지 여부도 안정성 측면에서 중요하다. 한 업계 관계자는 “토스뱅크도 결제 트랜잭션만 보면 시중은행 수준이라고 얘기하고 있지만 트랜잭션이 다 가 아니다. 은행업에 대한 이해가 있냐는 질문에 대해 자유롭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단순히 아이디어와 혁신만 가지고 다가가기에는 ‘은행업’이라는 면허 자체가 무시못할 난이도가 있다는 지적이다.

어려운 만큼 은행업이라는 라이선스를 따기 위한 업체들의 노력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송금서비스와 보험, 증권시장 진출에 나선 토스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터넷전문은행에 도전한 것은 그동안의 겪은 국내 핀테크 시장에서 은행이라는 타이틀이 주는 힘을 여실히 느꼈기 때문이다. 흥행실패 등 여러 가지 의견이 있지만 오픈뱅킹 시대에 있어서도 여전히 은행업이라는 타이틀은 달콤한 과실이라는 점에서 하반기 예정된 추가 인터넷전문은행 심의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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