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부터 주 52시간 근무가 의무화된다. 52시간 근무시간 실현을 위한 갖가지 아이디어가 기업을 중심으로 실험대에 올랐다. 그 중 하나의 옵션으로 고려되고 있는 것이 로봇 프로세스 자동화(RPA)다.  

RPA는 기본적으로 단순하고 반복적인 업무를 알고리즘을 통해 자동화하는 것을 의미한다. 직장인이라면 공감하겠지만 우리의 업무는 단순하고 반복적이지만 생략할 수 없는 일들의 연속이다. 따라서 단순하지만 반복적이며 빼놓을 수는 업무를 로봇이 자동으로 처리해준다면 이론적으로 우리의 업무는 경감될 수 있다. 

최근 한국IBM은 자신들이 RPA를 업무에 어떻게 도입하고 있는지를 소개했다. IBM은 RPA 솔루션을 시장에 선보이고 있는 벤더이기도 하지만 거대 글로벌 기업으로서 지속적으로 디지털 혁신을 통해 업무 효율성을 꾀하고 있기도 하다. 

IBM은 RPA를 우선 영업지원에 사용하고 있다. 영업은 회사의 근간을 이루는 활동이지만 다양한 규제와 기업 프로세스, 고객에 대한 지원을 포함하는 복잡한 과정을 거친다. 

영업지원부서의 예를 보자. 영업은 회사마다 차이가 있긴 하지만 ‘고객제안-계약진행-등록-발주/배송-청구-수금-관리’의 순으로 보통 이어진다. 하지만 대다수 일선 영업담당자들의 불만은 영업이 완결될 때까지의 흐름이 현업에서의 요구를 속도 면에서 따라가지 못한다는 점이다. 

이에 IBM은 영업지원을 위해 복잡한 프로세스를 RPA를 통해 간소화하는 작업을 시작했다. 이를 통해 IBM 아시아퍼시픽(AP)의 경우 RPA 도입 이전에는 1년에 8355시간이 소요되던 제안서 작성이 355시간으로 줄어들었다. 제안서 작성에 9일 걸리던 것도 3일로 줄어들었다. 

정성적 효과로는 휴먼에러, 즉 인간의 실수를 없앴고 정확도를 개선했다. 

한국의 경우 청구성 월별 보고서를 RPA적용을 통해 자동화했다. 이를 통해 계약지원팀에서 ‘시스템 로그인-쿼리 실행-조회 청구서 기간 입력-리포트 생성 및 메일 발송-리포트 리뷰’로 이어지던 프로세스가 ‘시스템 리포트 생성 및 메일발송-리포트 리뷰’로 줄어들어 26시간 걸리던 전체 프로세스가 4시간으로 줄어들었다. 

금융권을 비롯해 기업에서도 RPA에 대한 기술검증(PoC)를 하면 경영진의 눈이 번쩍 뜨인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RPA의 도입 효과는 다른 IT솔루션에 비해 즉각적이다. 특히 명확히 ROI가 눈에 보인다는 점에서 경영진의 호응을 얻고 있기도 하다. 

다만 RPA 도입 자체가 기존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인력에 대한 구조조정을 함축하고 있다는 점이 기업 내 빠른 적용을 저해하는 요소로 풀이된다. RPA에 대한 정량적인 효과는 입증되고 있지만 이것이 기업문화에 어떻게 반영되게 할 것인지는 앞으로도 지속적인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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