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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과 IT의 결합을 의미하는 ‘핀테크’의 기세가 식을 줄 모른다. 금융당국은 관련업체와 금융사 수장들을 참여시킨 1박2일 워크샵을 통해 핀테크 활성화에 의지를 다지고 있고 중국, 유럽 등 해외 벤처투자사들도 한국 핀테크 시장을 주목하고 있는 등 핀테크라는 용광로에 다양한 이해관계를 가지고 있는 기관, 기업들이 녹아들고 있다.  



핀테크가 한순간의 열풍으로 끝날지 아니면 향후 금융시장을 지배하게 될 주요 키워드로 자리 잡을지는 아직 예단할 수 없다. 다만 금융과 IT가 결합하는 것 자체는 이미 e뱅킹을 통해 현실화됐으며 앞으로도 현재 존재하는 금융서비스 들이 IT와 결합해 새로운 혁신을 일궈낼 것이라는 점은 금융권에서도 동의하고 있는 바다.


전통적으로 국내 금융IT 시장은 IT서비스업체들의 영역이었다. 외국과 달리 차세대시스템 등 빅뱅 방식의 대규모 시스템 통합 사업이 빈번하게 벌어지는 국내 금융 IT시장의 특성을 고려하면 IT서비스업체들과 금융사는 따로 떼어 생각할 수 없을 정도다.


하지만 최근 진행되고 있는 핀테크 이슈에서 IT서비스업체들은 다소 동떨어진 모양새였다. 핀테크 자체가 ‘혁신’을 키워드로 삼고 있는 만큼 ‘기존’ 시스템을 구축해 온 IT서비스업체들은 쉽사리 목소리를 내기 어려웠다.


다만 IT서비스업체들 역시 핀테크 등 최근 금융 IT의 새로운 시장 조류가 새로운 수익원이 될 것이라는 점에는 이견이 없다. 이에 따라 각 업체별 특성을 살려 핀테크 시장 직접 참여부터 인프라 구축, 새로운 아이디어 실험에 이르기까지 IT서비스업체들의 새로운 도전이 이어지고 있다.


사실 핀테크 시장은 IT서비스업체들이 그동안 쌓아온 노하우를 마음껏 발휘할 수 있는 분야라고 볼 수 있다. 최근 핀테크 스타트업들이 겪는 오류 중 하나가 금융 서비스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는 점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핀테크 관련 기술이라고 들고 오는 것 중 상당부분은 금융사들이 이미 적용한 것 아니면 적용 자체가 불가능한 것이 대부분”이라며 “금융 서비스에 대한 기초적인 이해가 없는 업체도 허다하다”고 전하기도 했다.


실제로 금융당국과 금융사들이 공동으로 운영하고 있는 핀테크지원센터에서도 초기 상담 내용 중 상당부분을 차지한 것이 금융 서비스, 본질에 대한 부분이다. 금융서비스에 대한 이해 없이는 혁신적인 금융서비스 개발 자체가 힘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IT서비스업체들은 그룹 금융계열사, 혹은 외부 금융사에 대한 서비스를 해 오면서 금융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것이 사실이다. 또, R&D 등 스타트업에 비해 연구개발의 폭이 넓어 신기술에 대한 표용력도 높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실제로 가상화폐와 여기서 파생된 블록체인 등 새로운 기술에 대한 연구를 이미 IT서비스업체들은 진행해 오고 있다. 스타트업과의 차별점은 바로 사업화가 가능하냐는 여부이긴 한데 기술 검토와 사업화로 이뤄지는 속도 자체는 스타트업에 비해 늦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특정 아이템을 사업화하는 노하우는 IT서비스업체들이 월등하기 때문에 출발이 다소 늦더라도 언제든지 따라잡을 수 있는 역량을 갖추고 있다는 평가다.


하지만 걸림돌도 있다. IT서비스 대기업이 핀테크 시장에 직접 참여하는 것 자체가 모양새가 썩 좋지 않을 수 있다는 ‘자기검열’이다. 이를 반영하듯 IT서비스업체들이 최근 주목하고 있는 인터넷 전문은행 플랫폼의 경우도 IT서비스업체들은 자체 기술과 역량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단 기존 스타트업이나 벤처들의 기술과 서비스를 표용하는 형태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한 IT서비스업체 관계자는 “P2P 대출 등 플랫폼 기술은 이미 확보하고 있지만 생태계를 조성하는 차원에서 일단 스타트업 등 핀테크 기업들과 협력을 모색하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 관계자는 “일부 스타트업의 기술은 다른 업체들의 기술을 그대로 차용하고 있는 경우도 있어 이를 세세하게 살펴보는 일이 중요해지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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