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자동차 제조업체들 사이에서는 체급 파괴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과거 차급 구분이 명확했던 때와는 달리, 최근 출시되는 신차들은 준중형에차에서 중형, 중형에서는 대형차에 적용됐던 옵션들을 마음껏 누릴 수 있도록 해 놓았지요.성능과 편의 사양 측면에서 이른바 '체급'의 경계를 허물며, 준중형은 중형, 중형은 준대형 이상 차급과 접점을 높이며 체급 높이기 경쟁이 한창입니다. 이를테면 신형 아반떼는 준중형차임에도 불구하고 중형급으로 분류되는 SM5와 동력 성능이 비슷합니다. 또 준중형차 최초로 사이드와 커튼 에어백과 후방주차보조시스템, 뒷자선 열선시트 등 기존 중형차에서 볼 수 있었던 고급 편의 사양 등도 옵션으로 선택할 수 있다고 합니다. 지난해 나온 준중형급 뉴SM3도 중형에 가까운 크기의 차체와 편의 사양으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고 하지요. 중형차인 K5는 에쿠스나 제네시스 등 고급 차량에 들어가는 급제동 경보시스템, 운전석 통풍시트 등을 동급 최초로 탑재하며 대형급의 안정성과 편의성을 제공하고 있습니다.이처럼 자동차에도 체급 구분이 없어지고 있는 가운데, 서버 시장에도  비슷한 기운이 감돌고 있는 듯 합니다.  그래서 같은 제품을 놓고도 한쪽에서는 중형서버다, 또 다른 한쪽에서는 대형서버로 분류를 하며 논란이 되고 있기도 하지요.[관련글] 한국HP vs 한국IBM, 유닉스 서버 공방전 ‘또 시작’최근 대형 유닉스 서버 신제품들을 발표한 서버 강자 한국HP와 한국IBM은 '파워 780'이라는 제품을 두고 각자 다른 주장을 펼치고 있지요. 지난번 한국HP에서는 "중형급 서버에다만 코어수만 늘려놓고 대형서버라고 하는 것이 말이 되냐"며 "소나타에다가 고급엔진 장착해놓고 그랜저급이라고 하는 것과 같다"고 비꼬았지요.그러자 한국IBM은 오늘(31일) 개최된 기자간담회에서 자사의 파워780과 HP의 대형급 서버 '슈퍼돔2'를 조목조목 비교한 표<그림 참고>를 제시하며 한국HP의 주장을 반박했습니다.한국IBM 관계자는 "공인성능테스트나 스펙을 비교해 보면, 고객들도 어떠한 것이 맞는지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며 "고객이 결정할 문제"라고 설명하더군요.비단 같은 플랫폼 상의 유닉스 제품 뿐만 아니라, 최근 성능이 엄청나게 좋아지고 있는 x86 서버 등 전 플랫폼 간의 경계가 갈수록 모호해지고 있는 가운데,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기업의 특성에 적합한 시스템을 선택하는 것이겠지요.이게 다 요소 기술들이 과거에 비해 너무나 빠른 기간 내에 좋아지고 있는 탓일 듯 합니다. 성능이나 아키텍처를 과거에 비해 훨씬 효율적이고 저렴한 방법으로 구성하기 위한 엔지니어들의 노력이 반영되고 있다고 해석하고 싶습니다.뭐 그건 그렇고, 업체 간의 자존심을 건 대결이 올 하반기 유닉스 서버 시장에 펼쳐질 것으로 보입니다. 양사가 '페어플레이' 정신을 잃지 않기를 바랍니다. 공멸이 아닌 공생의 길을 택하길. 댓글 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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