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은 ‘옛 성공한 원작들’의 전성시대입니다. 리니지에 이어 카트라이더, 뮤까지 이용자들에게 익숙한 게임들의 모바일 버전이 대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이는 모바일게임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시장 진입조차 쉽지 않다 보니 일어난 현상인데요. 유명 게임 브랜드와 지식재산(IP)을 업고 시장 진입에 이어 안착까지 성공적으로 이뤄낸 사례가 눈에 띕니다. 물론 게임이 재미있고 이용자들에게 인정받아야 시장 안착까지 가능합니다.

국내에선 수년 전부터 이러한 시장 전략이 대세가 되는 분위기인데요. 지금은 앱마켓 매출 상위권에서 기존 IP를 완전히 벗어난 새 게임을 찾기가 어려울 상황에 다다랐습니다.

이런 와중에도 낯선 신작들은 있습니다. 주로 중국산 게임들입니다. ‘APK아레나’, ‘라이즈오브킹덤즈’, ‘기적의검’ 등 구글플레이 매출 10위 내에서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는데요. 유명 IP를 활용해 인지도에 기댄 시장 진입 없이 오로지 게임만으로 승부수를 띄워 성공했습니다. 중국산 게임이 무서운 이유입니다.

이제 국내 출시를 노리는 중국산 모바일게임들은 상당한 고품질의 완성도를 갖췄습니다. 중국 현지에서 수많은 게임이 쏟아지나 그 중에서 ‘될성부른 게임’만 가져와 내는 까닭인데요. 이 같은 중국산 게임들이 지금은 국내 중견·중소 기업에서 만드는 게임보다 시장 경쟁력을 갖춘 것이 사실입니다.

이를 감안하고 최근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을 짚어보면 한중 게임산업 간 역전이 한참 진행된 가운데 이제는 산업 지지기반인 중견·중소 게임 기업들의 붕괴가 가까워지는 상황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수년간 대외 행보가 잠잠했던 중견 기업 관계자는 “PC 게임들이 국외에서 인기를 끌고 장수하는 가운데 비용절감 노력을 더해 어느 정도 현금이 모였다”며 “신작이든 기업 인수든 투자는 할 것이나, 한 번의 실패가 곧바로 기업 생존과 직결되기 때문에 어떤 결정을 내릴지 조심스러운 상황”이라고 전했습니다.

이 기업뿐 만이 아닙니다. 지난 3~4년간 기존 게임들로 버티며 조용했던 기업들이 기초 체력을 확보하면서 다시 운신할 채비를 하고 있는데요.

그러나 대형 기업들도 새 IP를 내놨다가 줄줄이 실패를 경험한 뒤 옛 IP 활용에 주력하는 상황에서 중견·중소 기업들이 대형 신작과 같이 과감한 투자를 결정하기는 여전히 쉽지 않아 보입니다. 이 때문에 경쟁이 덜한 PC게임으로 회귀를 진지하게 고민하는 분위기도 감지됩니다.

최근 모바일게임 시장의 옛 IP의 화려한 부활 이면엔 이처럼 게임산업 전반의 경쟁력 약화가 숨어있는데요. 지금부터 2~3년이 고비입니다. 대형 기업들이 내놓을 새 IP가 성공할지, 중견·중소 기업들이 재차 승부수를 띄울지 등 결과에 따라 국내 게임산업 지형에 변화가 찾아올 전망입니다.

[이대호기자 블로그=게임 그리고 소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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