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가 간판 온라인게임 ‘리니지’를 출시한 지 21년 만에 월정액 과금 모델을 내려놨습니다. 오는 5월2일부터 매월 2만9700원을 내지 않아도 여느 게임처럼 누구나 무료로 즐길 수 있게 됐는데요. 리니지를 끝으로 월정액 과금 기반의 국산 온라인게임의 시대는 막을 내리게 됐습니다.

 

국내에서 월정액 PC온라인게임의 상징이 바로 리니지인 만큼 업계 전체로 봐도 적지 않은 의미를 지닌 변화입니다. 21년이나 월정액 유료 서비스를 유지했다는 것은 그만큼 충성도 높은 이용자층을 갖췄다고 볼 수 있는데요. 

 

결과적으로 보면 리니지도 시대적 흐름을 거스르진 못했습니다. 이른바 린저씨(리니지를 즐기는 아저씨)로 불리는 콘크리트 지지층에 힘입어 향후 10년 이상 20년도 끄떡없을 것 같은 리니지였지만, 리니지M 출시 이후 변화를 고민하게 되는데요.

 

엔씨는 리니지M(모바일) 출시 전 리니지와 시장 잠식은 크지 않다고 밝혔지만, 그러한 예상이 여지없이 빗나가게 됩니다. 리니지 매출이 크게 줄어들었는데요. 다만 리니지M이 리니지 매출 하락분을 상쇄하고도 남는 엄청난 흥행을 거둔 덕에 리니지의 쇠퇴가 부각돼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리니지만 놓고 보면 최대 위기가 분명했습니다.

 

엔씨(NC)는 최근 리니지에서 ‘리니지 리마스터’로 대규모 개편을 적용한 바 있습니다. 위기 돌파와 장기간 서비스를 위한 변화라고 볼 수 있을 텐데요. 리니지를 오랜 기간 즐겨온 린저씨들의 의견을 받아들여 기존 게임 환경을 유지하면서 게임 그래픽을 진일보시키고 각종 편의사항을 더했습니다.

 

여기엔 ‘젊은 게임을 만들어보고 싶다’는 회사 측 의지가 반영됐습니다. 월정액 폐지 역시 같은 기조로 해석할 수 있겠습니다. 가격 장벽으로 인해 진입을 망설인 신규 이용자들을 받아들이겠다는 의지로 읽힙니다.

 

관련 커뮤니티에선 월정액 폐지를 보는 시각이 나뉘는데요. 환영하는 분위기도 있는 반면, 유료화 폐지에 불만을 보이는 글도 보이고요. 눈에 보이는 가격 장벽은 사라졌지만 게임을 제대로 즐기려면 유료 결제가 더 필요할 것이라는 비판도 있습니다.

 

회사 입장에선 본다면 일부 린저씨들에겐 쓴 소리를 듣겠지만, 월정액 과금 모델의 폐지는 미래를 위한 결단입니다. 리니지 리마스터로 그래픽 품질을 끌어올렸고 자동사냥 시스템과 모바일 스트리밍 등 젊은 세대들이 좋아할 만한 게임으로 거듭난 상황에서 무료화 서비스는 전략적 선택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캐릭터 성장의 핵심 요소인 ‘아인하사드의 가호’ 관련한 구체적인 가격이 나오면 엔씨가 어떤 마음가짐으로 무료화를 선언했는지 드러날 텐데요.

 

또 다른 가격 장벽을 만들지 그보다는 린저씨 외에도 새로운 이용자들을 대거 포용할지가 기대됩니다. 게임 내 수익모델(BM)까지 ‘리마스터’ 수준의 변화를 보일까요. 리니지의 미래가 그리고 엔씨의 행보가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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