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게임업계에서 역사에 남을 만한 화제 거리가 두 건 있었습니다. 스마일게이트의 초대형 PC온라인게임 ‘로스트아크’의 출시일 발표와 라이엇게임즈의 리그오브레전드(LoL) 문화공간 ‘롤 파크(LoL PARK)’ 오픈하우스였습니다.

두 건의 공통 키워드는 ‘1000억원’입니다. 로스트아크엔 7년여의 개발 기간에 1000억원이 넘는 비용이 투입됐습니다. 롤 파크에도 공간임대비와 방송장비, 전문제작 인력 등에 1000억원이 넘는 돈이 들어갔습니다.

회사가 투자수익률(ROI)이나 손익분기점을 따지고 돈만 쫒았다면 나올 수 없는 결과들입니다. 경영진의 결단이 중요했습니다.

◆“첫 사랑처럼 감동적이었으면” 로스트아크 출사표

권혁빈 스마일게이트그룹 이사회 의장은 로스트아크 기자간담회에서 “첫 사랑처럼 감성적이고 감동적인 게임이 된다면 게임인의 한 사람으로 의미가 깊을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로스트아크에 대한 권 의장의 생각이 함축된 발언입니다.

ROI를 고려했다면 개발기간 7년여에 1000억원이 넘는 재원을 투입하기 전에 로스트아크를 출시했으리라 봅니다. 중국 진출이 막히는 등 대내외 경영환경이 악화된 지금의 게임업계라면 당연한 판단으로 볼 수 있는데요.

더욱이 수년전부터 PC온라인게임 시장은 침체기입니다. 게다가 PC온라인게임은 월 한도결제액이 50만원으로 설정돼 있습니다. 흥행에 성공해도 매출에 제한이 걸리는데요.

이 같은 규제 속에 스마일게이트 로스트아크는 대박을 노려야 합니다. 과연 개발비 100억원대 초대형 모바일게임 대비해 흥행 규모도 7~10배 커질 수 있을까요. 답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자동진행이 대세가 된 모바일게임이 맞붙어 수동진행인 로스트아크가 얼마나 이용자를 확보할지도 답이 이른 상황인데요. 국내보다는 글로벌 시장에서 대박을 노려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스마일게이트와 같이 투자 여유가 있는 업체라도 단일 게임에 1000억원 이상을 쓰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권 대표 발언대로라면 ‘감동을 줄 수 있는 게임’을 최우선 목표로 7년여를 끌어왔고 오는 11월7일 마침내 출시를 앞뒀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롤 파크, ‘리그오브레전드 성지’ 되나

라이엇게임즈의 롤 파크도 경영진이 투자수익률을 생각했다면 나오기가 어려운 e스포츠 복합공간입니다. e스포츠 경기장과 카페, PC방 등이 갖춰진 공간인데요. 

롤 파크는 종각역과 바로 연결되는 그랑서울 3층에 위치해있습니다. 5280제곱미터(약 1600평) 규모인데요. 도심 속에 이 정도 규모로 e스포츠 복합공간이 마련된다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경기장도 편한 e스포츠 관람을 위해 프리미어 리그 경기장 의자를 공수해오는 등 게이머를 위해 회사 측이 물량 투입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커뮤니티를 보면 접근성 측면에서 게이머들이 상당한 호응을 보내고 있습니다. 지방에서 올라와도 서울역에 가까운 종각역으로 바로 이동해 경기 관람이 가능한데요. 종각역과 건물 지하가 연결된 덕분에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롤 파크 방문에 걸림돌이 없을 전망입니다.

이승현 라이엇게임즈 한국대표는 롤 파크 오픈하우스에서 “손익계산서를 두들겨 보고 될 거 같아서 하는 종류의 일은 아니다”라며 “당장 돈 못 벌어도 무모하다고 해도 도전하고 싶었다. 사명감 가지고 투자하고 싶어서 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롤 파크는 내년 1월 정식 개관입니다. 회사가 2029년까지 공간을 임대했는데요. 롤 파크가 게이머들의 성지가 될지 그리고 LoL 국내 리그가 2029년까지 최정상의 지위를 유지할지 기대됩니다.

[이대호 기자 블로그=게임 그리고 소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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