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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준혁 넷마블게임즈 의장이 지난 29일 신도림 테크노마트에 마련한 임직원 워크숍에서 2020년 매출 목표로 5조원을 내세웠습니다. 지난해 1조원 클럽에 턱걸이로 가입한 기업이 5년 만에 넘어서기엔 상당히 큰 액수인데요. 그야말로 꿈같은 얘기입니다.



넥슨의 경우 지난 2011년, 1조원 클럽에 입성해 아직도 연매출 1조원대에 머물러 있습니다. 2015년엔 1조8000억원 가량의 매출을 기록했는데요. 넷마블을 제외하면 넥슨 역시 여느 경쟁업체보다 성공적인 길을 걸어왔습니다. 그렇다면 방 의장이 내세운 이 엄청난 매출 목표를 어떻게 봐야 할까요.


방 의장은 워크숍에서 5조원 매출을 가리켜 “현실성 있는 목표가 아니다”라는 말을 누차 했습니다. 그러면서 “넷마블은 콘텐츠 사업을 하는 곳이다. (게임은) 흥행산업이다”라며 “꿈을 꾸는 곳”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또 방 의장은 “꿈을 목표로 삼고 (현실화)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며 지론을 설파했습니다. 지난 2011년 북귀해 연이은 실패의 늪에 빠진 넷마블을 국내 일류 게임기업으로 키워낸 그도 발표 중에 “대주주들이 중장기 사업하라고 하면 이거(5조원 매출) 제출 안한다. 우리끼리 얘기”라며 ‘꿈’이라는 것을 재차 언급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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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그가 5조원 얘기를 꺼낸 이유는 바로 글로벌 게임기업 톱5를 목표했기 때문입니다.



시장조사업체 뉴주에 따르면 전 세계 상장 게임기업 기준으로 애플이 매출 5위입니다. 애플은 앱스토어 게임매출로 지난해 43억8400만달러를 벌었습니다. 추정치입니다. 작년에 구글이 29억61000만달러를 기록했네요. 플랫폼 사업자들은 게임 매출을 따로 공개하지 않기 때문에 역시 추정치입니다.


이런 애플과 구글 사이에 낀 곳이 서구권의 전통적 게임업체 일렉트로닉아츠(EA)입니다. 이 업체는 지난해 42억7300만달러(약 4조9200억원) 매출을 올렸습니다. 상장 게임기업 중 6위, 애플과 구글을 제외하면 전체 4위입니다. 방 의장의 5조원 발언은 EA를 겨냥한 것으로 보입니다.


링크연결: 뉴주 조사, 전 세계 게임 상장기업 매출 순위


방준혁 의장의 최종목표는 어디가 될까요. 바로 1등 업체겠지요. 중국 텐센트입니다. 텐센트는 지난 2013년부터 세계 1위 게임업체의 입지를 굳히고 있습니다. 2015년엔 87억달러(약 10조26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습니다.


콘솔 하드웨어 매출을 제외한다면 수십년 전통을 지닌 소니와 마이크로소프트도 텐센트의 적수가 되지 못합니다. 게임시장의 패권이 일본에서 북미로 다시 중국으로 이동한 모양새입니다.


현실적으로 생각해본다면 넷마블의 글로벌 톱5 목표는 2020년을 훌쩍 넘겨서야 달성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작년 기준으로 매출 5조원을 달성해야 톱5인데 그동안 경쟁사들이 놀고만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이를 감안한 넷마블의 현실적 목표는 2020년 내 톱10 진입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전 세계 상장 게임기업 기준 2015년 매출 10위는 영국 킹(King)입니다. 20억달러(약 2조3000억원) 매출을 기록했네요. 다만 킹은 EA에 인수가 완료돼 올해부턴 한 회사로 볼 수 있습니다. 현실적 경쟁자가 사라진 대신 넷마블은 더 위협적인 EA를 마주하게 됐습니다. 올해부터 PC와 콘솔 그리고 모바일 플랫폼을 아우르는 EA의 전방위 시장 공략이 예상됩니다.


그전에 넷마블은 넥슨을 뛰어넘어야 합니다. 넥슨은 일본 닌텐도의 뒤를 이어 2015년 매출 12위입니다. 그리고 지난해 23억달러(약 2조6500억원)의 매출을 올린 슈퍼셀과도 맞붙어야 하는데요. 떠오르는 신성 중국 넷이즈와도 피할 수 없는 경쟁이 예정돼 있습니다. 넷이즈는 지난해 27억9200만달러(약 3조21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습니다.


과연 2020년까지 ‘방준혁 매직’이 한 번 더 발휘될까요. 이를 지켜보는 것도 흥미로울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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