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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대만 타이베이 뉴호라이즌 행사장에서 열린 ‘모바일 퍼스트 월드’ 기자간담회는 구글의 야심이 잘 드러난 자리였습니다.



구글은 이날 오전 기조연설이 끝난 뒤 오후 시간의 상당 부분을 할애해 구글의 서비스를 체험할 수 있는 시간을 마련했습니다. 구글 문서와 번역 앱 활용법과 유튜브에 동영상 업로드하기, 잃어버린 휴대폰 위치 확인 등을 소개했네요.


물론 이들 서비스가 실생활에 유용하게 쓰일만한 것이긴 합니다. 하지만 세계 각국에서 대만을 찾은 취재진들에게 야심차게 소개할 내용이라고 보기엔 무게감이 덜한 것이 사실인데요. 혹자는 새로운 제품 발표도 없는데 구글이 왜 각국의 기자들을 부른 것인지 궁금하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를 뒤집어 본다면 구글이 목표하는 바가 분명해지기도 합니다. ‘일상 속의 구글’로 자리 잡겠다는 야심을 내비친 것인데요. 이날 구글이 상당한 신경을 쓰면서 자사 서비스의 기본이 되는 사용자경험(UX)을 취재진과 공유한 이유라고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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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클라우드 기반의 구글 문서를 통한 협업 과정을 소개하는 시간이 마련됐습니다. 공유된 문서를 통해 질문을 주거니 받거니 하는 놀이(?)를 시연했는데요. 딱딱한 제품 설명회와는 달리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체험이 진행됐습니다. 업무 중 대화 시연을 통해 구글 문서가 실시간 메신저를 대체할 수 있다는 경험을 공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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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번역도 마찬가지입니다. 간단한 서비스인데요. 외국인이 대만 야시장을 방문하는 상황을 가정한 뒤 구글 번역을 쓰면 편리하다는 점을 강조하더군요. 현지 간판을 촬영한 뒤 사진 상 번역하고 싶은 부분을 문지르면 원하는 언어로 번역을 해줍니다. 음성 입력을 통한 번역도 지원하네요. 음성 입력을 통한 검색과도 연계됐습니다.



한국어를 중국어로 바꾸는 번역 품질은 상당히 뛰어났습니다. 최근 화제인 공무원 연금 개선과 관련한 문장을 한국어로 말했더니 현지인이 정확하게 알아들었습니다. 참고로 개별 언어 패키지를 미리 내려 받을 경우 인터넷 연결 없이도 번역이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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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은 모바일 기기 보안을 설명하는 자리도 마련했습니다. 무술 도장 콘셉트로 무대를 꾸몄는데요. 안드로이드 기기 관리자(Android Deviece Manager)를 통한 위치 확인 과정을 설명하더니 안드로이드폰 사용자가 흔히 쓰는 잠금 패턴도 시연하더군요. 태블릿 PC에서 자녀의 무분별한 콘텐츠 구매와 체험을 막을 수 있는 세이프서치(안전검색)과 앱 검색 등급제한, 구매 시 비밀번호 확인 과정 등도 시연했습니다. 구글플레이에 다양한 자녀 보호 기능이 있다는 것을 새삼 알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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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레퍼런스(개발 표준) 기기 시연 바에선 최신 제품인 넥서스6와 넥서스9을 전시해놓았습니다. 100달러 수준의 저가폰 안드로이드원도 있더군요. 안드로이드원 폰은 인도 등 저개발국 시장을 겨냥한 전략 제품입니다. 앞서 만져본 넥서스6에 비해 확실히 동작이 굼뜨긴 하지만 가격을 생각한다면 납득할 수준입니다. 화면 품질도 가격 대비로는 점수를 줄만한 부분으로 보입니다.



넥서스6와 넥서스9은 패블릿(대화면 스마트폰) 트렌드에 대응한 구글의 전략이 숨어있습니다. 넥서스5와 넥서스7 대비 화면을 키운 라인업으로 관련 시장을 선도하겠다는 의지를 엿볼 수 있는데요. 이날 오전 기조연설에서 크리스 예가 아태지역 구글플레이 총괄(엔지니어링 총괄)이 패블릿을 여러 차례 언급했습니다. 그는 패블릿 트렌드가 한국에서 시작돼 전 세계로 퍼지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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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의 ‘모바일 퍼스트 월드’는 공개된 내용만 놓고 보면 뉴스(News)가 없는 다소 심심한 행사였습니다. 다만 구글이 아시아를 주목하고 있다는 사실은 분명히 알 수 있었는데요. 구글이 노리는 바는 최근 급속도로 크고 있는 이머징 시장에서 안드로이드 OS 기반의 휴대폰 보급이 늘어나는 것입니다. 기조연설과 파트너사 성공 사례 발표를 통해 ‘구글 플랫폼으로 들어오라’는 손짓을 한 것인데요.



에릭 슈미트 구글 회장은 오전 연설을 통해 미래의 모바일 세계에서 소수의 플랫폼만이 살아남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그리고 구글 안드로이드가 최종 선택을 받았으면 한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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