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가 아닌 다른 디바이스에 인텔 칩을 넣는 것은 완제품 업체 입장에선 모험이다. 이미 여러 국내 중소업체가 인텔로부터 아톰 칩을 공급받아 MID를 출시했고 보기 안쓰러울 정도로 크게 실패했다. 단가도 높은 MID 제품의 남은 재고를 어찌할 지를 몰라 전전긍긍이다. 외형적으로는 스마트폰 대응에 늦어 위기에 봉착해 있는 LG전자가 무어스타운 스마트폰을 내놓았다면 지금보다 더 큰 혼란에 빠졌을 지도 모른다.올해 IDF에서 인텔은 한국의 한 벤처업체가 개발한 오크트레일 기반 태블릿을 기조연설에서 짧게 소개했다. 이 제품이 실제로 출시되어 판매가 이뤄질 지는 두고 봐야 할 일이지만 PC 산업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인텔이 수천명의 IT 업계 관계자들의 이목이 집중된 IDF 기조연설에서 이를 소개한 것은 한국의 벤처업체에게는 엄청난 홍보꺼리가 됐을 것이다.제품을 개발하고 출시해서 판매해본 경험이 없는 한국의 벤처업체에 자사 샘플 칩을 공급해 완제품을 만들고 이것을 IDF 기조연설에 들고 나와 소개한 것을 뒤집어 생각하면 메이저 업체들이 인텔 칩을 외면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레퍼런스 디자인 확보가 어렵다는 방증으로 해석할 수 있다.로드맵의 최종(끝이 아니라 경쟁력을 가진)이 아닌 시작에서 조금 나아간 정도의 칩을 공급받아 제품을 만들면 득보다 실이 크다. 당장 내년에는 보다 업그레이드 된 칩이 나오는데 올해 만든 제품은 팔리질 않으니 그 속도를 따라갈 수가 없다. 인텔을 등에 업고 기업 가치만 올리는 데 혈안이 되어 있는 기업이 아니라면, 해당 기업 상품기획부서의 책임자는 이 정도는 알고 있어야 한다. 또한 인텔 정도 되는 글로벌 기업의 실무 담당자라면 간택도 수준에 맞게 해야 한다.댓글 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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