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대만 출장 때 아이패드를 들고 갔다 요금 폭탄을 맞은 적이 있다. KT 데이터 쉐어링 서비스가 해외에선 통용되지 않는다는 점을 몰랐던 것이다. 현지에서 아이패드를 이리저리 만졌다가 갑자기 10만원 요금이 나왔다는 로밍 경고 문구가 떠서 당황했었다. 물론 나는 하루 1만원짜리 무제한 데이터 로밍 서비스를 신청하고 왔었다.

놀란 나는 현지에서 로밍 센터에 전화를 걸어 물었다. 대화는 아래와 같이 전개됐다(축약).

나 : 아이폰5에 데이터 로밍 무제한 서비스 신청했다. 그런데 데이터 쉐어링 쓰는 아이패드로 인터넷 조금 했더니 요금이 10만원 나왔다며 자동 차단됐다. 왜 이런건가.

상담원 : 원래 그런거다.

나 : 무슨 소린가?

상담원 : 다른 번호의 USIM 칩을 하나 더 끼운 뒤 쉐어링 하는거라서 해외에선 별도 단말로 인식한다. 원래 그런거다.

나 : 그러면 로밍 신청할 때 고지를 해줬어야 하는거 아닌가?

상담원 : 니가 먼저 물어봤어야했다. 해외에서도 데이터 로밍 쉐어링 되냐고. 그럼 우린 요금 폭탄 맞을 수 있으니 차단하라 그랬을거다.

나 : 당연히 해외에서도 쉐어링 되는 줄 알았다. 그리고 그게 아니라면 너네 전산에 내가 쉐어링 서비스 쓰는거 다 뜰텐데 먼저 얘기해주면 안되나? 내 생각이 보편타당한 상식 아닌가?

상담원 : 그게 왜 보편타당한 상식이냐. 번호가 2개인데. 그리고 니가 얘기하기 전에 우린 니가 무슨 서비스 쓰는 지 모른다. 얘기 안한 니 잘못이다. 요금 제대로 내라.

나 : … 알았다.

검색해보니 KT에서 데이터 쉐어링 신청한 사람들 가운데 나 같은 이들이 제법 있었다. 10만원에 딱 차단됐기에 망정이지, 그렇지 않았다면 수백만원 아니, 수천만원 요금 폭탄을 맞았을 수도 있었겠다는 생각을 하며 순순히 요금을 냈다.

그로부터 3개월 뒤.

인도 출장이 있어 지난 23일 공항에서 데이터 무제한 로밍 서비스를 신청했다. 지난 번 요금 폭탄으로 고생한 적이 있어 아이패드는 미리 차단 설정을 해놨었다.

조금 뒤 아이폰5에 아래와 같은 안내 메시지가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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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생각이 보편타당한 상식이란걸 KT도 인정했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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