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플레이 R&D에 정부·삼성·LG 300억 공동 출자… 美SRC 모델 도입

9일 산업통산자원부와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는 서울 르네상스호텔에서 미래 디스플레이 핵심 기술 개발을 위한 투자 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번 MOU에 따라 정부, 삼성, LG는 향후 5년간 총 약 300억원을 투자한다. 자금을 지원받는 대학과 연구소는 플렉시블, 접이형, 인쇄전자 등 디스플레이 분야 신공정 기술을 개발한다. 1단계(2년) 투자기간에는 산업부가 20억원, 삼성과 LG가 각각 최대 20억원을 투입하며, 2단계(3년) 기간에는 매년 산업부가 30억원, 투자기업에서 각각 최대 30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이번 사업은 미국 반도체연구협회(Semiconductor Research Corporation SRC)의 모델을 본딴 것이라고 한다. 인텔 등 미국 반도체 업체들은 매년 SRC에 연구개발(R&D) 자금을 공동으로 출자, 원천 기술을 개발하고 인력 생태계를 형성하고 있다. 산업부는 그 동안 자금을 지원받았던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R&D 생태계의 후원자로 변화하는 것이어서 특별한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이 모델이 성공할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미국 반도체 업체들이 SRC에 출자하는 금액은 연간 1000억원 규모라고 한다. ‘5년간 300억원’과 비교하면 투자 규모 차이가 상당히 크다. 투자액으로 결과물의 가치가 결정되는 건 물론 아니다. 하지만 삼성과 LG를 엮어 공동으로 어떤 기술을 만든다는 건 말은 좋아보이지만 사실은 핵심 기술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 공동으로 만들지 않더라도, 핵심 기술을 동네방네 떠들면서 같이 만듭시다 이런 식으로는 개발하지 않는다.

연구개발 결과물인 지적재산권(IP)이 삼성과 LG에 공유되지 않고 오로지 대학과 연구소에 귀속되는 건 비상식적이다. 이 MOU를 삼성과 LG가 그대로 받아들인 것도 이상하다. “조용히 갈취당했다” 이런 생각이 들 만도 하다. 도대체 누가 이런 안을 만들었나?
이날 르네상스호텔에 참석한 대기업 관계자들 표정이 그리 밝지 않았다.

그리고..

정부, 디스플레이 R&D에 300억원 투자

정부가 마치 300억원을 다 투자한다는 제목으로 다량의 기사가 쏟아졌다. 여론(댓글)도 좋지 않았다. 돈 쓰고 욕먹은 셈이다. 표정이 좋았다면 그 또한 미스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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