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니지 천하'였던 우리나라 모바일게임 시장이 '오딘: 발할라 라이징'으로 물들어가고 있습니다.

카카오게임즈 오딘: 발할라 라이징(이하 오딘)은 어느덧 출시 4주차를 맞았는데요. 오딘은 방대한 오픈월드와 북유럽 신화를 모티브로 한 신규 IP 등으로 국내 이용자들을 빠르게 사로잡았습니다. 

오딘은 출시일로부터 나흘만에 국내 모바일게임 양대마켓 1위를 차지하더니, 어느새 정상에 눌어붙었습니다.

하지만 방심하긴 이릅니다. 소위 '리니지 형제'로 일컬어지는 리니지 지식재산권(IP) 모바일게임에게 언제든지 뒤집힐 가능성이 존재하기 때문이지요. 엔씨소프트 리니지M과 리니지2M의 국내 하드 유저 층은 꽤 두텁기로 유명합니다. 오딘에게는 이들 게임의 대규모 업데이트를 계속해서 견제하며 이용자들을 사로잡아야 한다는 과제가 있습니다.

1998년 세상 밖으로 나온 리니지 IP는 국내 PC 온라인시장과 모바일게임 시장을 휩쓸었습니다. 모바일의 경우 2017년 6월 출시된 리니지M 및 2019년 11월 출시된 리니지2M 등 1, 2위를 엎치락뒤치락했으나 4년만에 오딘에게 정상의 자리를 내주었지요. 

그래도 리니지 IP는 해외에서 자존심을 지키고 있습니다. 특히 대만에서의 인기가 대단한데요. 23일 모바일 앱 분석 사이트 게볼루션에 따르면 대만 구글플레이 기준 이날 최고 매출 게임 1위는 리니지M(天堂M), 2위는 리니지2M(天堂2M)입니다. 

대만에서의 구글플레이(안드로이드, AOS) 점유율은 약 65%, 애플 앱스토어(iOS) 점유율은 약 35% 수준입니다. 같은 날 대만 애플 앱스토어 매출 순위는 리니지2M이 10위, 리니지M이 12위입니다. 리니지 형제가 대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는 점은 고무적입니다.

공교롭게도 리니지 형제는 하반기 이후 오딘과 대만에서 다시 한 번 맞붙을 전망입니다. 카카오게임즈가 올해 1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오딘을 하반기 대만에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기 때문입니다.


대만은 최근 모바일게임 시장이 빠르게 성장한 나라입니다. 구글플레이 매출 기준 전세계 TOP 5에 들만큼 시장 규모가 상당한데요. 

여러 국가의 게임 개발사들이 해외 시장에서 대만 진출을 노리는 이유는 대만의 이용자 층이 젊은 편이며 평균 구매력이 높기 때문입니다. 이용자들의 선호 장르도 다양하게 나뉘며, 해외 게임과 문화도 비교적 개방적으로 받아들인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오딘은 국내 출시 전부터 대만 진출을 노리고 있다고 했는데요. 카카오게임즈는 지난해 말 대만에 오딘 BI(Brand Identity)를 공개하고, 현지 공식 티저 사이트와 유튜브 계정을 오픈해 게임 정보를 공유했습니다. 

오딘의 현지 서비스명은 중문으로 '오딘: 신반'입니다. '신의 배반'으로 먼저 해석할 수 있지만, 조금만 더 의미를 부여하면 '신의 심판'으로도 볼 수 있습니다.

게임사들은 원빌드 동시 출시가 아닌 이상, 한국에 내놓은 이후 해외 현지화와 사전 마케팅에 들어가는게 대부분입니다. 이 때문에 카카오게임즈의 이러한 행보는 이례적이라며 업계 안팎에서 주목 받기도 했습니다. 

카카오게임즈는 대만 게임 이용자들의 (MMO)RPG 선호도 및 성향을 살펴본 후, 엔씨소프트 리니지M이 대만에서 성공적으로 안착한 점 등에서 이곳을 적합한 시장으로 판단한 것으로 보입니다. 개발사 라이언하트스튜디오와 퍼블리셔 카카오게임즈의 또 다른 자신감이기도 합니다.

대만에서 두 게임이 거둘 성과 자체는 상당한 기대감이 모입니다. 다만 이용자들의 선호도에 따라 두 IP의 순위는 엎치락뒤치락 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리니지 IP에 대한 과금 노이즈가 우리나라보다 상대적으로 없기 때문입니다.

엔씨소프트는 미리 선점해둔 대만 시장을 가만히 빼앗길 순 없겠지요. 리니지2M은 현지에서 21일 신규 레전드/영웅 클래스를 추가하고, '상아탑 1층'을 오픈하는 업데이트를 진행했습니다. 이처럼 리니지 형제는 오딘과의 2라운드에서 1등을 지켜내기 위한 방어 전략으로 다양한 콘텐츠 업데이트와 함께 이용자와의 소통을 꾸준히 이어나갈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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