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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자산 산업 규제하는 특금법, 혜택 볼 기업은 없나요?

딜라이트리뷰 20.11.11 11:11

 

[IT전문 미디어블로그=딜라이트닷넷] 거래소 등 가상자산사업자(VASP)를 규제하는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 개정안 시행령이 지난 2일 공개됐습니다. 시행령 공개 이후 가상자산 업계는 많이 혼란스러워 하고 있는데요, 혼란이 일어난 가장 큰 이유는 거래소의 운명을 사실상 은행이 결정할 수 있게 됐기 때문입니다.

 

특금법 시행령에 따르면 원화 입출금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하는 가상자산사업자는 은행으로부터 실명확인 입출금계좌를 확보해야 합니다. 이 때 계좌를 확보하기 위해선 은행으로부터 자금세탁방지(AML)와 관련한 평가를 받아야 하죠. 원화 입출금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 거래소는 수익성이 크게 떨어지기 때문에, 거래소의 운명을 은행이 결정한다는 시각이 지배적입니다.

 

거래소뿐 아니라 커스터디(수탁) 업체나 지갑 업체들도 특금법 상 요건을 만족해야 영업할 수 있습니다. 원화 입출금 서비스가 없으면 실명 계좌는 안 받아도 되지만, 정보보호관리체계(ISMS) 인증 획등 등 다른 요건을 충족해야 하죠. 특금법이 가상자산 산업을 크게 규제한다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입니다.

 

하지만 특금법이 모든 스타트업들을 옭아매는 족쇄는 아닙니다. 특금법을 기회로 삼아 성장 동력을 마련할 만한 스타트업들도 있습니다. 비트코인(BTC) 등 가상자산을 서비스에 활용하는 기업들은 특금법을 피하기 힘들지만, 가상자산보다 블록체인 기술 자체에 초점을 둔 기업들은 더욱 성장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대표적인 기업들이 트래블룰솔루션을 개발하는 곳들입니다. 트래블룰이란 가상자산을 이전할 때 송신을 담당하는 가상자산사업자가 이전 관련 정보를 수취인에게 제공해야 하는 의무를 말합니다. 특금법 개정안은 20213월부터 시행되지만, 시행령에 담긴 트래블룰은 시행이 1년 유예돼 20223월부터 시행됩니다.

 

시행이 1년 미뤄진 이유는 관련 인프라가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가상자산사업자들끼리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인프라가 마련돼야겠죠. 이런 인프라를 잘 구축할 수 있도록 하는 게 트래블룰 솔루션입니다.

 

국내에서 트래블룰 솔루션을 개발한 대표적인 업체로는 코인플러그와 람다256이 있습니다. 코인플러그는 탈중앙화 신원인증(DID)을 기반으로 하는 트래블룰 솔루션 ‘TX을 개발했습니다. 탈중앙화 인증수단인 DID를 활용해 고객의 개인정보를 보호하고, 가상자산사업자의 지갑 주소도 보호하면서 트래블룰을 준수할 수 있습니다. 코인플러그는 여러 가상자산사업자가 참여하는 공동 컨소시엄을 운영하고, 이 컨소시엄에 TX룰을 도입할 예정입니다.

 

두나무의 블록체인 기술 자회사 람다256도 트래블룰 솔루션 베리파이VASP(Verify VASP)’를 출시했습니다. 람다256이 개발해온 분산 프로토콜을 기반으로 하며, 코인플러그처럼 고객사들로 얼라이언스를 꾸려서 솔루션을 도입하는 식으로 운영됩니다.

 

코인플러그나 람다256은 블록체인 기술력을 기반으로 트래블룰 솔루션을 구축한 사례인데요, 블록체인 기업이 아닌 곳 중에서도 트래블룰을 새로운 기회로 삼은 곳들이 있습니다. 기존 금융사에 자금세탁방지(AML) 솔루션을 도입하던 기업들입니다.

 

현재 가상자산 거래소들은 특금법에 대비하고자 자금세탁방지 솔루션 기업들과 계약을 맺고 있습니다. 빗썸과 코어닥스는 옥타솔루션과, 업비트는 지티원과, 코인원과 코빗은 에이블컨설팅과 계약을 맺었죠.

 

옥타솔루션, 지티원, 에이블컨설팅의 공통점은 은행이나 카드사 등 기존 금융권에 자금세탁방지 솔루션을 도입해왔다는 것입니다. 가상자산 거래소들도 기존 실적이 확실한 기업들을 선호하는 모습입니다. 이에 해당 기업들도 가상자산사업자를 위한 솔루션을 따로 마련했습니다. 특금법이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된 것이죠.

 

일례로 옥타솔루션은 금융회사에 쓰이던 솔루션 AML-PRISM에 빗썸의 거래소 운영 노하우를 접목, 가상자산사업자 전용 자금세탁방지 솔루션 ‘cryptoAML-PRISM’을 개발했습니다. 또 해당 솔루션에는 블록체인 보안 기업 웁살라시큐리티의 지갑 위험 평판 데이터베이스(TRDB)’ 및 지갑 위험도 예측 시스템 카라(CARA)’도 포함했습니다.
 

[박현영 기자 블로그=블록체인을 부탁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