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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R기기, 만년 기대주 벗어날 수 있을까

딜라이트리뷰 21.02.16 11:02


 - 페이스북 VR 신제품 출시 두달만에 100만대 판매…삼성·애플도 참전?

가상현실(VR)은 인공적인 기술을 활용해 오감을 자극하면서 가상 현실을 실제처럼 체험하게 하는 기술입니다. VR기기가 대중화됐는가를 생각해보면 대답하기 조금 애매합니다. 누구나 한두번쯤 VR콘텐츠를 체험한 경험은 있는데 주변을 살펴보면 자주 찾고 즐기는 경우는 거의 없기도 하죠.
 

5세대(5G) 이동통신 기술이 등장하면서 VR은 증강현실(AR)산업과 함께 1등 유망주로 떠올랐습니다. 스마트폰을 대체할 새로운 플랫폼으로도 언급되며 급성장이 예고돼있었죠. 컨설팅업체 PwC에 따르면 전세계 VR·AR시장은 2019년 464억달러(약 51조원)에서 2030년 1조5000억달러(약 1678조원)로 30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하지만 최근 몇 년간 시장 상황을 살펴보면 어떤가요. VR시장이 형성되기야했지만 생각했던 것만큼 커지지 못했죠. VR기기가 개인이 구매하기엔 하드웨어 가격이 높고 머리에 오래 쓰기 무겁다는 점, 콘텐츠 부족 등이 원인으로 꼽혔습니다. 삼성전자도 2018년 ‘오디세이 플러스’ 이후 새 제품을 내놓지 않았습니다. 급기야 작년 6월 삼성VR 비디오 앱 지원을 중단하고 9월엔 ‘삼성XR’ 서비스까지 종료했습니다. 사실상 VR사업을 잠정 중단한 것입니다.
 

그런데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문화 확산 때문일까요? 기술이 더욱 안정화됐기 때문일까요. VR기기 판매에 흥행을 이루는 기업이 있는가하면 주요 제조업체들의 신제품 출시설이 속속 나오고 있습니다. 집에서 게임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아지며 VR시장에도 변곡점이 찾아온 듯합니다.
 

페이스북은 자회사 오큘러스와 함께 묵묵히 VR기기를 출시해왔는데요. 2019년 별도 하드웨어가 필요 없는 독립형VR헤드셋을 40만원대 가격으로 내놓더니 지난해 하반기엔 무게도 줄이고 성능도 향상되면서 가격까지 낮춘 '오큘러스 퀘스트2'를 선보였습니다. 이 제품은 출시 두달만에 100만대 이상 판매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국내서도 유통망을 넓혀 최근 SK텔레콤과 협력해 약 1주일간 1만대를 넘게 판매했습니다.
 

막강한 경쟁사가 생기면 그만큼 시장 분위기도 금방 반전될 수 있는데요. 애플도 내년에 VR헤드셋을 내놓는다는 소식이 들립니다. JP모건은 애플 VR기기가 6개 카메라 렌즈와 라이다(LiDAR) 센서를 장착한 형태라고 예상했습니다. 가격은 300만원대로 높게 예측되는데 대중보단 프리미엄 기기를 원하는 소수를 공략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옵니다.
 

삼성전자도 현재는 VR 관련 사업을 진행하고 있지 않지만 기술 개발은 꾸준히 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10월 미국 특허청에 ‘갤럭시 스페이스’라는 VR헤드셋 브랜드로 추정되는 상표를 등록했고요. 최근 세계지식재산권기구(WIPO)의 부속기관인 헤이그국제디자인시스템에 혼합현실(MR) 헤드셋과 컨트롤러 관련 특허도 등록했습니다.
 

아직 애플·삼성의 경우 새로운 VR기기에 관한 윤곽은 잡혀있지 않습니다. 어떠한 모습과 방식으로 나올지는 미정이지만 이전과 다른 기술적 완성도나 전략을 보여줄 것 같습니다. 외부와 완전히 차단된 VR이 아닌 현실과 가상이 자연스럽게 혼합된 MR형태에 기업들이 더 집중할 수도 있고요. 입체적 음향효과는 물론 사용자 눈동자와 손동작을 정확하게 추적할 수도 있습니다. 스마트시계와 연동하는 방법도 고려되고 있는 듯합니다.
 

다양한 가격대와 형태를 갖춘 기기들이 등장하면 VR경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수 있습니다. 혹시 페이스북과 애플, 삼성이 경쟁구도를 이루게 되는 건 아닐까요. 만년 기대주로만 언급되고 주춤해있던 시장이지만 어느 순간 대중화돼 VR기기에 익숙해진 우리 모습이 상상되기도 합니다.
 

<이안나 기자>anna@d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