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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스코는 모바일, 비디오 IPT(IP텔레포니) 부문에서 1위 자리를 유지해 왔고, 최근에는 다수가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던 클라우드 시장에서도 1위 기업으로 꼽혔다.”

지난 6월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 오렌지카운티 컨벤션센터. 존 챔버스 시스코 회장은 2만여명이 모인 ‘시스코 라이브 2013’ 행사장에서 이같은 깜짝 소식을 전했습니다.

패드마스리 워리어 CTO도 이어진 기조연설에서 “시스코가 지난 2008년부터 클라우드 부문에 꾸준히 주력한 덕분에 오늘의 자랑스러운 결실을 맺을 수 있었다”고 강조하면서, 클라우드 분야에서의 성과를 부각했습니다.

당시 클라우드 네트워킹이나 시스코의 웹 컨퍼런싱 툴인 ‘웹액스’가 해당되는 SaaS(서비스로서의 소프트웨어)같은 특정 분야도 아니고, 클라우드 시장에서 1위에 올랐다는 사실은 개인적으로 믿기 힘들었습니다.

시스코가 IBM이나 HP처럼 서버, 스토리지, 소프트웨어, 네트워크, 서비스 등 클라우드의 모든 요소를 갖추고 있는 기업은 아닙니다. 시스코 UCS가 큰 성장률을 나타내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 역시도 아직은 x86 서버, 그것도 블레이드 서버 시장 2위에 오르는 정도라는 점에 비춰보면 의아한 일은 당연한 일입니다.  

그래서 그 근거를 추적해 봤습니다.  

시스코가 이같이 클라우드 시장 1위에 올랐다고 자랑스럽게 발표한 것에는 시장조사기관인 시너지리서치그룹와 IDC의 조사 결과에 근거합니다.

시너지가 조사한 2013년 1분기 조사에 따르면, 시스코는 클라우드 인프라 장비 시장에서 2년 연속 선두를 달린 IBM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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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에 IBM과 HP는 클라우드 인프라 매출이 크게 감소한 반면에, 시스코는 공공 클라우드 네트워킹 인프라 부문에서 크게 성장해 이 두 업체보다 높은 15%의 점유율을 기록했군요. IBM과 HP의 매출이 떨어진 이유는 서버 때문입니다.  

1분기 총 매출은 97억달러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 감소한 수준입니다. 지난 4개 분기 매출을 살펴보았을 때 연평균 성장률은 약 3% 가량 떨어졌습니다.

서버 장비가  전체 클라우드 인프라 장비에서 자치하는 비중은 46%로 감소한 반면, 네트워킹 및 스토리지 장비는 각각 전체 수익의 1/4을 차지했습니다.

시너지 리서치 그룹 설립자 겸 수석 애널리스트 제레미 듀크(Jeremy Duke)는 “시스코가 클라우드 시장에서 꾸준히 성장한 끝에 오늘의 선두자리에 이르렀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그는 “서버 시장이 다소 불안정하고, 분기별로 실적에 크게 변동이 있는 한편, 특히 대형 서버 벤더들에게 지장을 주는 두 개의 트렌드를 확인할 수 있었다”며, “첫째 구글, 랙스페이스와 같이 대형 데이터센터를 운영하는 기업들은 ODM의 도움으로 직접 서버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다. 두 번째는 Iaas(서비스로서 인프라) 도입이 본격화되면서, 크고 작은 기업들이 데이터센터를 아웃소싱하는 추세로 변화하고 있다. 그 결과, 최근에 IBM이 소프트레이어를 인수한 것처럼 보다 적극적인 인수합병 활동을 부추길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또한 시스코는 IDC 조사 결과를 인용해, 자사가 클라우드 애플리케이션, 클라우드 애플리케이션 플랫폼, 클라우드 인프라 등 총 3개 클라우드 전문 서비스 카테고리에서 선두를 차지했습니다는 것도 발표했는데요.

IDC가 진행한 설문에서 응답자들은 이들 세 분야와 관련해 시스코의 클라우드 프로페셔널 서비스를 많이 이용한다고 답했다고 합니다. 액센츄어,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IBM, 오라클/썬, 구글, 세일즈포스닷컴, HP 등을 제치고 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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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결과로 볼 때, 미국을 비롯한 해외에서는 시스코의 서비스 부문 사업이 크게 활성화돼 있나 봅니다.

더 자세한 IDC 조사 결과는 찾아볼 수 없었는데요. 이와 관련해 시스코 관계자가 올린 블로그입니다. (Cisco Professional Services for Cloud Ranked #1 in IDC Survey)

시너지리서치그룹의 조사 결과인 클라우드 인프라 시장에서 시스코가 1위에 오른 주요 이유는 네트워크 장비 분야의 선전 때문이라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HP, IBM가 주력하는 서버 사업이 부진하는 동안 시스코는 자신의 주력 사업에서 흔들림없는 위치를 유지하는 것이 그 비결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챔버스 회장은 “많은 사람들이 시스코가 언제까지 스위치 분야에서 선두자리를 유지할 것이냐고 우려했으나 69.4%의 시장점유율 기록했다”는 점도 함께 강조했습니다.  

데이터센터 부문의 서버 시장과 관련해서도 “HP는 시스코가 관련 시장에서 1년도 못버틸 것이라고 장담했지만, HP를 제친 것은 물론 지난 분기에는 IBM도 제쳤다”고도 했습니다. x86 시장 진입 4년 만에 블레이드 서버 시장 세계 2위에 오른 것을 토대로 한 얘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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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스코의 현재 목표는 자사가 제공하는 20개 제품군 모두 1위 자리를 차지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챔버스 회장은 “15~20년 전 시스코 경쟁사 중 지금까지 사업을 하는 곳은 한 곳도 없다. 5~10년 전은 노텔이 시스코 경쟁사였고, 2년 전까지만 해도 화웨이, 주니퍼 등에 신경을 썼으나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경쟁사들을 가볍게 여기지는 않지만, 대신 시장의 변화는 잘 포착해 이를 기회로 활용하는 것이 시스코의 장점"이라면서, 이같은 목표를 실현할 수 있다는 점을 우회적이지만 자신감 있게 드러냈습니다.

시스코의 혁신 전략은 사고(Buy), 개발하고(Build), 파트너와 협력하는(Partner) 것입니다. 최근에는 통합(integrate)까지 더해졌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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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스코가 지속적인 혁신으로 꾸준한 성과를 성공적으로 이어나갈 지 더욱 관심있게 지켜봐야겠습니다. 일단 조만간 나올 올해(2013년 회계년도) 성적표와 향후 전망이 무척 궁금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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