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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웨어정의네트워킹(SDN)은 IT네트워크 분야에서는 ‘클라우드’나 ‘빅데이터’ 이상으로 핫이슈로 떠오른 새로운 네트워킹 기술이다.

미국, 일본에서 시작해 국내에서도 최근 들어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국내에서는 물론, 해외에서 SDN을 구현할 수 있는 표준형태의 기술인 ‘오픈플로우’ 지원 제품들은 작년 말, 올해부터 잇달아 등장했다. 여러 분야의 적용사례도 이제 막 나타나고 있다.

국내에서도 KT, SKT, NHN 등 대규모 서비스제공업체들을 시작으로 최근 들어 중대형 IT서비스업체들이 적극적으로 테스트를 벌이고 있다. 아직까지는 시범 구축해 일부 서비스에 접목해보는 수준으로 추진되고 있다. 

정부도 2013년 산업융합원천기술개발사업에 SDN 관련 과제를 반영하는 등 적극적인 연구개발(R&D)을 비롯해 국내 산업이 기회를 창출할만한 다양한 지원책을 모색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SDN란 용어가 알려지고 관심 갖게 된 시점이 미국, 일본에 비해선 반년에서 1년 정도 늦게 시작됐지만, 그 관심수준과 몇몇 선도업체들의 실행력만큼은 빠른 속도로 추진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첨단 통신 인프라나 스마트기기와 같은 IT소비 측면에서 ‘선도국’의 특성을 드러낸다고도 볼 수 있다. 

하지만 여전히 SDN이 성공할지, 즉 다양한 분야에서 널리 활용돼 기존 네트워크 시장을 대체할만큼 파급력을 가질 수 있을 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전문가들조차 반신반의하고 있다. 네트워크 기술을 사용하는 사용자(기업)들도 관심은 높지만 실제로 투자를 해 적용해야 할 지 아직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SDN은 네트워크의 새로운 패러다임

일부 대규모 사업자, 기업만 활용할 수 있는 기술이 것이라는 시각도 많다. 그럼에도 SDN이 각광받고 있는 무엇일까?

일단은 SDN이 네트워크의 전혀 새로운 패러다임이라는 데 있다.

하드웨어 방식으로 고정돼 있고 폐쇄적이던 기존 네트워크 구조를 프로그래밍이 가능한 개방형 구조로 바꾼다.

그 핵심은 기존 네트워크 장비에서 제어 및 관리 기능을 담당하는 컨트롤플레인을 소프트웨어로 분리해내는 것으로, 분리된 데이터플레인과 컨트롤플레인은 표준기술인 ‘오픈플로우’ 프로토콜로 통신하는 방식이 채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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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통해 제조업체가 제공하는 방식이 아닌, 사용자들이 주도해 원하는 네트워크를 구축, 운영할 수 있도록 한다는 점에서 전세계적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SDN의 가치, “기존에 못했던 것을 ‘한다’는 것”

‘국내 1호’ SDN 전문 솔루션 개발업체인 쿨클라우드(KULCLOUD)에서 최고기술책임자(CTO)를 맡고 있고, 유럽 6개국과 호주 대학과 SDN 관련 국제공동연구를 수행 중인 연세대 박성용 교수는 “SDN은 새로운 시장을 창조하고, 새로운 비즈니스와 서비스를 만들어낸다”고 가치를 설명했다.

박 교수는 미국에서 열린 지난 ‘오픈네트워킹서밋(ONS)’ 행사에서 만난 한 벤처캐피탈리스트와 나눈 대화를 소개하면서 “SDN이 이전에는 전혀 하지 못했던 것을 ‘한다’는데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당시 그 벤처캐피탈리스트는 “SDN 기존 장비를 싸게 대체하거나 다른 방식으로 기능하는 수준이라면 투자하지 않겠다. 시장을 만들어야(Creation)) 한다”고 했다. 박 교수는 이에 빗대 “SDN은 레거시 시장은 그대로 나두고 감가상각이나 재투자 없이도 가치를 창출해 추가 수익을 내는 비즈니스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며, “SDN은 가능하기 때문에 대세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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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에 따르면, 초기 시장인 현재 오픈플로우·SDN이 우선 유효한 분야는 세가지이다. 

첫째는 컨피규레이션이 자주 바뀌는 영역이다.

에지단, 데이터센터나 엔터프라이즈, 캠퍼스 등 사용자 패턴이 다이내믹하게 변화하는 분야라고 박 교수는 설명했다. 구성·관리에 많은 시간과 인력이 소요되는 어려움을 SDN이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박 교수는 “최근 모바일 사용이 많아지면서 트래픽이 몰리는 곳이 달라지고 스트리밍 서비스 이용도 늘어나면서 컨피규레이션이 바뀔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고 있다”며, SDN이 필요한 곳이 점점 확대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같은 환경에서는 “네트워크가 사용자를 신속하고 안정적으로 연결해주고 서비스를 최적화하기 위해 로드밸런싱, 캐싱을 비롯한 여러 기술을 활용하면서 정책에 따라 트래픽을 제어하는데 SDN이 자동화된 방식으로 이를 간소화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견해다.  

두번째는 사람이 직접 장비를 제어하거나 관리하기 어려운 분야다.

와이파이(WiFi) 액세스포인트(AP)처럼 원격지에 폭넓게 흩어져 있어 사람이 직접 제어하기 힘들거나 이를 위해 막대한 관리비용이 들어갈 경우 SDN 기술을 활용하면 된다. 수만대 이상으로 많은 장비를 운영하고 있어 해당 장비를 일일이 관리하지 못을 경우도 마찬가지다.

SDN은 자동화를 가능케함으로써 정확하게 어느 장비에서 장애가 났고 원인은 무엇인지 정확하게 알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애초에 휴먼에러를 줄일 수 있다.

세 번째는 신규 서비스를 막대한 비용투자 없이도 쉽게 만들 수 있다는 점이다. 감가상각이 끝난 인프라를 활용해 서비스를 적용한다면 그만큼 리스크를 줄일 수 있다. 

이와 관련해 박 교수는 “신규 서비스를 런칭할 때 비용을 전혀 들이지 않고도(제로코스트) 할 수 있다”며 “감가상각이 끝난 장비를 활용해 비즈니스 모델과 신규 서비스를 만들면 리스크 없이 전액을 수익으로 만들 수 있다”고 했다.

또 “기존 망에 투자했던 감가상각이 끝난 장비를 활용해 SDN을 활용한 신규 서비스를 적용해보고 고객 반응을 본 뒤에, 수요가 많다면 리스크 없이 바로 확장할 수 있어 비즈니스 기회를 신속하게 창출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감가상각이 끝나는 장비에 노스바운드 API로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해 신규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하는 방식을 예를 들어 언급했다. 

아울러 그는 “무엇보다 데이터센터 클라우드 환경과는 찰떡궁합”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견해는 SDN 기술을 어떻게 활용해야 할 지 구체화하지 못한 사용자들에게 가이드를 제시할 수 있다.

그렇다면 국내에서 SDN 시장은 언제부터 본격화될까?

현재 오픈플로우코리아 커뮤니티 운영자로 ‘SDN 전도사’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류기훈 디엠엑스코리아 SDN전략팀장(이사)은 “내년 상반기가 기점”이라는 예측을 내놨다. 류 이사는 “그동안에는 말만 무성했다면 내년 상반기에는 실제 SDN 예산과 인력이 투입될 것”이라며, “해외 SDN 전문업체들의 국내 진출도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디엠엑스코리아는 SDN 전문 컨설팅 및 시스템 구축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로, 다양한 SDN 및 네트워크 업체들과 협력해 국내 환경에 맞는 SDN 솔루션 세트를 구성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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