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택트(비대면·Untact) 바람이 통신사 대리점에도 불고 있네요. 국내 통신3사는 얼마 전 키오스크를 도입하는 무인매장을 열겠다고 잇따라 밝혔었는데요. 물론 아직은 직원이 한두명 정도 있을 것이고 완전한 무인화도 어렵겠지만, 온라인을 비롯해 비대면으로 개통절차를 최소화하려는 통신사들의 시도는 계속될 듯 합니다.
 

우선 LG유플러스는 오는 10월 서울 종로구에 언택트 매장을 오픈할 계획인데요. 이를 위해 9월까지 유심(USIM) 무인판매, 셀프 고객서비스(CS), 고객경험관리 등의 기능이 있는 키오스크를 개발할 거라고 합니다. 요금조회나 납부, 요금제 변경 등 단순한 업무는 키오스크를 통해 고객이 직접 처리할 수 있게 하는 것이죠.
 

SK텔레콤도 같은 무렵 서울 홍익대학교 근처에 무인매장 1호점을 신설합니다. LG유플러스와 비슷하게 키오스크가 설치되면서 개통을 비롯한 여러 셀프 서비스 이용이 가능할 것 같습니다. KT의 경우 이미 비슷한 유형의 키오스크형 언택트존을 지난해 7월부터 선보이고 있습니다. 현재 약 300여점까지 확대됐다고 하네요.
 

하지만 통신사들의 이러한 무인매장 실험이 그리 오래 갈 것 같진 않습니다. 실제로 LG유플러스를 비롯해 대부분 통신사들은 무인매장 전국 확대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입니다. 직원이 전혀 없는 진정한 무인매장을 열려면 처음부터 끝까지 시스템만으로 절차가 가능해져야 하는데 사실 기술적으로도 무르익지 않은 상황이죠.
 

오히려 무인매장에만 골몰하다 보면 찾아온 고객이 시스템에 적응해야만 하는 폐쇄적인 형태의 매장으로 전락해버릴 수도 있습니다. 지금도 일부 패스트푸드점 등에 도입된 키오스크만으로 어르신들이 헤매는 경우가 다반사인데요. 통신서비스의 경우 가입 절차가 단순하지 않고 고객 응대가 중요하다 보니 민원이 쏟아질 겁니다.
 

또 한가지 관건이 바로 유통망입니다. 대부분의 인공지능(AI), 무인화가 그러하듯 기술이 사람을 대체할수록 누군가는 일자리를 잃게 됩니다. 전국 수만여개에 달하는 대리점·판매점 사업자들이 무인매장을 결코 달가워하지 않을 겁니다.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에 따르면 국내 휴대폰 유통 종사자는 20만명에 달할 것으로 예측됩니다.
 

통신사 한 관계자는 “언택트 시대 무인매장의 등장은 당연한 흐름이지만 그렇다고 대부분의 매장이 무인화되기에는 아직 시기상조”라며 “그 어떤 통신사도 현재로서 무인매장 전국 확대를 계획하고 있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사실 통신사로서도 현재의 무인매장 시스템에 그리 큰 기대를 하지 않는다는 귀띔도 들립니다.
 

물론 언택트 시대는 더 가속화될 겁니다. 비대면 유통시장은 점점 더 커질 것이고 이에 맞춰 업계와 사업자들도 대비를 해야 합니다. 실제 KT에 따르면 작년부터 운영해오고 있는 언택트존의 경우 이용자 대부분이 2030으로, 이들의 호응이 무척 높다고 합니다. 자연스레 세대교체가 되는 순간이 오겠죠.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권하영 기자 블로그=잇(IT)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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