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사 요청으로 인한 결정…업체별 이견

[IT전문 미디어 블로그=딜라이트닷넷]


전기차 시장 확대로 배터리 업계가 활발합니다. 국내에서는 LG화학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등이 대상입니다. 이들 업체는 배터리 생산능력(CAPA) 및 품질 상승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배터리는 양극재 조합에 따라 종류가 달라집니다. 양극재는 배터리 4대 소재(음극재·분리막·전해액) 중 하나입니다. 제조비용 40%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높죠. 주요 제품으로는 ▲니켈·코발트·망간(NCM) ▲니켈·코발트·알루미늄(NCA) ▲리튬·코발트·산화물(LCO) ▲리튬·망간·산화물(LMO), 리튬인산철(LFP) 등이 있습니다.

국내 3사는 NCM 양극재를 적용한 배터리가 주력입니다. 니켈은 에너지밀도, 코발트와 망간은 안정성에 관여합니다. 니켈이 많을수록 에너지밀도가 높아져 고용량 제품을 구현할 수 있습니다. 최근 NCM 비율이 622(니켈 60%·코발트 20%·망간 20%)에서 712, 811 등으로 바뀌는 이유입니다.

SK이노베이션은 두 업체와 달리 ‘블렌딩’ 기술을 적용한 제품을 고객사에 공급하고 있습니다. 가령 NCM811 양극재와 NCM523 양극재를 절반씩 넣어 만드는 것이죠.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은 소재를 쌓는 방식(스태킹)으로 배터리를 제조하는 데 블렌딩 제품은 이 과정에서 2종류의 양극재가 번갈아 올려집니다. 


블렌딩 배터리에 대한 입장은 업체마다 엇갈립니다. 제작 당사자인 SK이노베이션은 고객사 요청으로 양극재를 섞는다는 설명입니다. NCM811 배터리를 ‘오버 스펙’으로 여기는 업체에서 블렌딩을 요청한다고 합니다. 블렌딩을 위한 별도 비용이 많지 않고 고객사의 입맛대로 배터리를 만들 수 있는 응용력이 경쟁사보다 뛰어난 것이라는 주장입니다. 

다른 업체는 의견이 다릅니다. NCM811과 NCM111을 섞으면 NCM622 수준인데 이럴 경우 굳이 블렌딩할 필요가 있냐는 반박입니다. 일각에서는 SK이노베이션의 기술력이 부족한 탓이라고 지적합니다.

배터리 업계관계자는 “블렌딩하는 과정에서 열을 잡아주기 위한 추가 공정이 들어가는 걸로 안다. 추가 비용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며 “다만 일반 배터리와 블렌딩 배터리 간 성능 차이는 크지 않은 것 같다”고 분석했습니다. 

다른 관계자는 “고객사마다 요구 사항이 다른 만큼 섞는 이유가 있을 것”이라면서 “블렌딩 시 세부 스펙을 조절할 수 있게 된다”고 언급했습니다.

<김도현 기자>dobest@ddaily.co.kr 

저작권자 © 딜라이트닷넷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