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하이닉스, 인텔 낸드 사업·AMD, 자일링스 인수

[IT전문 미디어 블로그=딜라이트닷넷]

최근 반도체 업계가 분주하다. 메모리 2위 SK하이닉스와 중앙처리장치(CPU) 2위 AMD의 행보가 눈에 띈다. 각 분야 선두주자는 삼성전자와 인텔이다. 

SK하이닉스는 인텔 낸드플래시 사업을, AMD는 자일링스를 인수하기로 했다. 10조3100억원, 39조원이 투입된 대규모 투자다.

2건의 인수계약에 대해 다양한 해석이 가능하지만 공통점이 존재한다. 서버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것. 

그동안 SK하이닉스는 전체 2위인 D램과 달리 낸드 업계에서 힘을 내지 못했다. 삼성전자는 D램과 낸드 모두 1위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낸드플래시 시장점유율은 삼성전자(35.9%) 키옥시아(19%), 웨스턴디지털(13.8%), 마이크론(11.1%), SK하이닉스(9.9%), 인텔(9.5%) 순이다. SK하이닉스는 인수 확정 시 일본 키옥시아를 제치고 2위로 뛰어오르게 된다.

단순 점유율 상승에 그치지 않고 주목할 포인트는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솔루션 확보다. SK하이닉스는 약점으로 꼽힌 낸드 컨트롤러 분야의 경쟁력 향상이 기대된다. 인텔은 SSD 라인업에 하이엔드 제품도 갖춘 반면 SK하이닉스는 중저가 모델 위주였다. 따라서 인텔의 기업용 SSD(eSSD) 제품군 확보는 천군만마다.

AMD는 프로그래머블반도체(FPGA) 전문업체 자일링스를 품었다. FPGA는 사용자가 용도에 맞게 회로를 여러 차례 변경할 수 있는 시스템반도체다. 서버 분야에서 인공지능(AI)용 그래픽처리장치(GPU)를 대체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번 인수로 AMD와 인텔은 CPU에 이어 FPGA 분야까지 경쟁한다. 앞서 인텔은 FPGA 제조업체 알테라를 19조3600억원에 인수했다. 이를 통해 FPGA 시장 2위로 올라섰다. 관련 시장점유율은 자일링스 약 60%, 인텔 약 30% 정도로 알려졌다. 주요국 승인을 통과하면 AMD가 자일링스를 등에 업고 FPGA 1위 업체로 등극하게 된다.

서버 시장은 신규 진입 장벽이 높다. 시장 특성상 고객사가 기존 제품 교체를 선호하지 않는다. CPU, GPU, 메모리 교체 시 많은 검증 단계를 거쳐야 하는 탓이다. SK하이닉스와 AMD에 기회가 주어지지 않은 이유다.

SK하이닉스와 AMD의 양수 계약은 시장 판도를 바꿀 것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는 D램 의존도를 낮추고 AMD는 FPGA 및 적응형 컴퓨티 가속화 플랫폼(ACAP)이라는 신성장동력을 마련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는 이미 자리가 굳건해 추격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SK하이닉스와 AMD의 인수 이슈는 1위 탈환보다는 확실한 2위에 초점을 맞출 수 있다”고 분석했다.

<김도현 기자>dobest@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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