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정보통신기술(ICT)에서 중국의 부상은 이제 놀랄 일도 아니다. 한국이 일본을 추월했듯 중국이 한국을 추월할 수 있다는 걱정 역시 오래된 말이다. 중국 업체의 강점은 방대한 내수 시장과 정부의 전폭적 지원이다. 중국에서 1등을 하면 세계에서 선두권이다.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2018년 세계 스마트폰 판매량 10위권은 ▲삼성전자 ▲애플 ▲화웨이 ▲오포 ▲샤오미 ▲비보 ▲레노버-모토로라 ▲LG쩐자 ▲HMD(노키아) ▲테크노다. 중국 업체가 절반이다. 통신장비 점유율 1위는 화웨이다.

 

‘MWC19’에서 샤오미는 5세대(5G) 스마트폰을 70만원대에 출시한다고 선언했다.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와 디스플레이 등 사양을 감안하면 놀랄만한 가격이다. 적자를 보전할 다른 수단이 있다는 것이 업계의 관측이다. MWC19에서도 이런 면이 엿보인다. 3홀은 주요 업체가 모여 전시관을 새로 차지하기가 쉽지 않다. 중국 차이나텔레콤은 MWC2018에서 1홀로 자리를 옮겼다. 그 자리는 중국 TCL과 샤오미가 채웠다.

중국 업체 중 선두는 화웨이다. 화웨이는 MWC의 주인공 중 하나다. 관람객의 출입증 목걸이는 화웨이 로고가 새겨 있다. 화웨이는 MWC 메인 스폰서다. 올해는 1홀 3홀 5홀에 전시관을 차렸다. 통신장비, 단말기, 솔루션 분야별로 특화했다. 전시관 전체 면적은 참가업체 중 가장 넓다.

 

화웨이는 이번 행사를 통신장비 보안 논란을 불식시키는 자리로 삼았다. 발언을 자제했던 ‘CES2019’와는 달랐다. 기조연설부터 검증업체 인터뷰까지 공격적 언사로 도배했다. 미국 정부에 대놓고 뭐라고 할 수 있는 업체는 화웨이가 유일했다. CES는 미국, MWC는 유럽에서 열린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유럽 통신사는 경제 논리를 우선했다. 화웨이를 배제하면 협상력이 떨어진다. 미국 통신사가 반발했지만 화웨이 논란은 사그라졌다.

삼성전자와 함께 접는(Foldable, 폴더블)폰을 공개했다. 기술선도 업체로 자리를 잡기 위해서다. 화웨이는 중국 업체와도 거리를 둔다. 5세대(5G) 이동통신 기기를 만들기 위한 자체 솔루션도 발표했다. 5G 통신칩 등을 보유한 곳은 퀄컴 삼성전자 화웨이 뿐이다. 화웨이 AP는 화웨이 발표대로면 퀄컴 스냅드래곤 삼성전자 엑시노스보다 수준이 높다.

 

솔루션은 AI기반 각종 분석과 해결을 제시하는 사례를 시연했다. 음성인식 AI 비서 수준이 아닌 기업(B2B) 서비스에 적용할 수 있는 것에 중점을 뒀다. 설명회를 기다리는 사람으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다만 중국 업체 특유의 대국적 풍모는 여전했다. 통신장비와 솔루션 전시관은 여전히 나열식 설명 방식을 고수했다. 폴더블폰은 화면 중앙의 주름 탓에 체면을 구겼다. ‘이를 통해 어떻게 변화할 수 있다’ 보다는 ‘이 제품이 이만큼 좋다’는 주입식 전시다. 관람객 응대보다 직원끼리 시간을 보내는 모습도 자주 눈에 띄었다. 화웨이가 아닌 다른 업체는 더 심했다. 전시장을 예쁘게 꾸몄지만 운용의 묘를 살리지 못했다.

<윤상호 기자>crow@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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