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스마트폰 경쟁 구도가 ▲삼성전자 ▲애플 ▲중국 업체 3각 구도로 심화된다. 이들 외 기타 업체가 5위권 내에 진입하기는 사실상 힘들어 보인다.

2일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는 지난 1분기 세계 스마트폰 시장이 역성장했다고 밝혔다. SA는 1분기 세계 스마트폰 시장 규모를 3억4540만대로 추산했다. 전년동기대비 2.4% 감소했다. SA는 ▲길어진 교체 주기 ▲하드웨어 혁신 중단 ▲통신사 지원금 감소 등을 시장 축소 원인으로 꼽았다. 점유율 5위권 업체는 작년 2분기 이후 ▲삼성전자 ▲애플 ▲화웨이 ▲오포 ▲샤오미로 유지했다. 올 1분기 샤오미가 오포를 제치고 4위로 올라선 것이 눈길을 끈다.

기타 업체의 앞날은 불투명하다. 5위권 밖 업체 점유율은 ▲2017년 2분기 41.3% ▲3분기 41.9% ▲4분기 37.5% ▲2018년 1분기 35.7%다. 전년동기대비 ▲2017년 2분기 5.2%포이트 ▲3분기 7.3%포인트 ▲4분기 6.6%포인트 ▲1분기 6.2%포인트 하락했다. 쏠림현상 심화다. 소비자 관심 밖에 머물렀기 때문이다. 관심 밖에 있으니 판매도 준다. 악순환이다.

문제는 이를 타개할 방안이 없다는 점. 삼성전자와 중국 업체는 ‘돈’ 애플은 ‘명성’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 기타 업체가 승부수를 던질 수 있는 분야는 기술 차별화뿐이다. SA 분석이 더욱 뼈아픈 이유다. 기술로 차별화를 해도 삼성전자 애플 중국 업체에게 1년 안에 따라 잡히기 일쑤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9·9플러스’ 특징 중 하나로 ‘슈퍼 슬로우 모션’을 내세웠다. 슈퍼 슬로우 모션을 처음 스마트폰에 탑재한 회사는 소니다. 2017년 ‘엑스페리아XZ프리미엄’에 넣었다. 소비자는 모른다. 많이 팔리지 않아서다. 소비자 머릿속 슈퍼 슬로우 모션은 삼성전자와 화웨이가 올해 신제품에 넣은 신기술이다.

애플의 성장과정도 그런 사례 중 하나다. 애플은 이전에 있었던 터치스크린폰과 개인용휴대단말기(PDA)를 결합한 ‘아이폰’으로 스마트폰 시대를 이끌었다. 애플은 아이폰에 한 번도 협력사가 만든 ‘세계 최초’를 채용한 적이 없다.

스마트폰은 다양한 부품으로 제조한다. 차별화 부품을 독점하지 못하면 경쟁사도 금방 유사한 제품을 만들 수 있다. 부품사 입장에선 미래가 불투명한 기타 업체보다 지금 잘 나가는 유력 업체와 손을 잡는 것이 당연하다. 부익부빈익빈이다.

기타 업체에겐 존망의 일이 될 법한 악재도 이들의 발목을 잡지 못했다. 삼성전자는 2016년 ‘갤럭시노트7’ 배터리 폭발 사고를 겪었다. 제품은 출시 2개월 만에 단종했다. 5조원 넘는 손실을 봤다. 애플은 2017년 신형 아이폰 판매를 위해 구형 아이폰 성능저하를 한 일이 드러나 곤혹을 치렀다. 그동안 누적한 불성실한 사후서비스(AS)도 도마에 올랐다. 그래도 삼성전자와 애플은 세계 1위와 2위를 지켰다. 삼성전자는 대대적 체험 마케팅으로 후속 제품을 띄웠다. 애플은 변치 않은 브랜드 선호도가 힘이 됐다.

중국 업체는 방대한 내수 시장이 뒷배다. 중국은 단일국가 기준 세계 최대 스마트폰 시장이다. 애플 외 해외 업체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 다시 말해 애플 외에는 중국 업체 제품을 산다는 뜻이다. 내수 만으로 성장동력을 만들 수 있다. 휴대폰 시대 일본 업체가 세계 10워권 안에 다수 포진했던 것과 비슷한 양상이다.

<윤상호 기자>crow@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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