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 LG전자가 2018년 임원인사 및 조직개편을 실시했다. 조준호 사장이 모바일커뮤니케이션스(MC)사업본부장에서 물러났다. 지난 10년 조 사장을 포함해 3명의 본부장이 LG전자 휴대폰 사업을 이끌었다. LG전자 휴대폰 사업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지난 10년 동안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잃어버린 10년이었을까, 미래를 위한 10년이었을까. 10년으로 LG전자의 어려움은 끝난 것일까. 10년 후에도 LG전자는 이 고민을 계속하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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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휴대폰 목표는 1억5000만대, 글로벌 시장 10% 정도다. 스마트폰은 이중 20%인 3000만대를 하겠다. 시장이 커져도 점유율 10%라는 목표를 지킬 것이다.”



2011년 2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2011’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박종석 MC사업본부장은 체질개선과 실적반등 두 가지를 약속했다. MC사업본부장을 맡은 후 첫 공식석상 발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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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휴대폰 판매 목표는 1억1400만대다. 상반기 4900만대 기록할 것 같다. 스마트폰은 상반기에 1000만대를 했다. 하반기까지 합쳐 올해 2400만대 이상 목표다.”



2011년 7월 ‘옵티머스3D’ 출시 간담회에서 LG전자는 목표치를 하향 수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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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는 냉혹했다. 수정한 목표의 3분의 2 수준에 그쳤다. 2011년 LG전자의 휴대폰 판매량은 8810만대. 애플은 9300만대를 기록했다. 애플은 휴대폰 사업을 시작한지 5년 만에 LG전자를 역전했다. 애플의 판매량은 전 세계 3위. 점유율은 6.0%. LG전자의 위안은 MC사업본부 실적이 반등 기미를 보인 것. 2011년 4분기 9분기 만에 흑자전환했다. 이 해 MC사업본부 연간 매출액은 11조6925억원 영업손실은 2812억원이다. 20011년 9월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가 첫 선을 보였다. 2011년 삼성전자는 9740만대 스마트폰을 공급했다. 세계 1위 스마트폰 제조사가 됐다.



“2012년 스마트폰과 휴대폰 사업목표는 3500만대와 8000만대다. 이중 롱텀에볼루션(LTE)는 800만대 이상으로 점유율 20% 이상 차지할 것이다. 궁극적으로 LTE 1위를 향해 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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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폰 제품 개발 주기 등을 감안하면 2012년이 박종석 MC사업본부장의 색깔을 전적으로 반영한 첫 해다.



브랜드 제고를 위해 프라다폰을 소환했다. 2011년 12월말 ‘프라다폰3.0’을 시판했다. 텍사스인스트루먼츠(TI)의 1GHz 듀얼코어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를 장착했다. 2012년 2월 MWC2012에서 LG전자는 세계 최초 쿼드코어 AP ‘옵티머스 4X HD’를 선보였다. 엔비디아 AP를 채용했다. ‘L스타일’이라는 중저가폰 ‘옵티머스L’ 시리즈를 런칭했다. 5월 LG전자 국내 출시 스마트폰 중 첫 밀리언셀러폰이 나왔다. 2011년에 출시한 ‘옵티머스LTE’가 주인공이다. 9월 현재 G시리즈의 원조 ‘옵티머스G’를 발표했다. 옵티머스G는 퀄컴 AP를 장착했다. LG디스플레이(화면), LG화학(배터리), LG이노텍(카메라) 등 LG그룹 관계사들이 개발단계에서부터 협력했다. 구글과 유대를 강화했다. 10월 공개한 안드로이드 레퍼런스폰 ‘넥서스4’를 LG전자가 만들었다. 12월 L시리즈는 텐밀리언셀러가 됐다.



실적은 냉탕온탕을 오갔다. 하지만 2년 만에 연간 영업이익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MC사업본부는 ▲1분기 흑자 ▲2분기·3분기 적자 ▲4분기 흑자를 기록했다. 연간 매출액은 1조776억원 영업이익은 586억원이다.LG전자의 2012년 휴대폰 판매량은 5660만대에 머물렀다. 삼성전자는 2012년 세계 1위 휴대폰 제조사가 됐다. 3억9560만대를 공급했다. 애플은 1억3580만대의 판매고를 달성했다. 휴대폰 사업 6년 만에 연간 1억대 회사가 됐다. 2012년 팔린 스마트폰 10대 중 3대는 ‘갤럭시’ 2대는 ‘아이폰’이다.



“스마트폰 분기 1000만대를 1차 목표로 하고 있다. 숫자와 평가는 노력의 결과다. 사업 구조는 매출과 판매량이 늘면 이익을 낼 수 있는 구조는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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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목표는 현실적이 됐다. 박 본부장은 LG전자 플라즈마디스플레이패널(PDP) TV가 계륵이 됐을 때 손익분기점(BEP) 도달과 구조조정을 맡았던 인물이다. 업계 선두가 아니라 생존이 LG전자의 숙제임을 인정했다.



옵티머스를 버리고 G를 고가폰 브랜드로 내세웠다. 8월 ‘G2’는 LG전자 휴대폰 중 처음으로 미국 뉴욕에서 제품 공개행사를 열었다. 방만했던 플랫폼은 퀄컴 중심으로 개편했다. 11월 위아래로 휘어진 곡면(curved, 커브드)폰 ‘G플렉스’를 선보였다. 같은 달 LG전자 2014년 정기인사에서 박 부사장은 사장으로 승진했다.



MC사업본부 2013년 실적은 상반기 흑자 하반기 적자다. 연간 매출액 12조9697억원 영업이익 709억원을 올렸다. 연간으로 2년 연속 흑자를 유지했다. 소폭이지만 흑자 규모도 늘었다. 판매량은 4000만대를 상회했다. 4760만대 판매고를 올렸다. 세계 스마트폰 판매량 5위를 기록했다.



“스마트폰은 LG전자가 절대 포기할 수 없는 사업이다. 중국 업체는 특정 가격대가 많이 팔려 3등이다. 전 세계에서 의미 있는 3위라고 하려면 적어도 매출액 기준으로 3위는 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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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생존 위협은 심화됐다. 숫자로 목표를 밝히기 부담스러워졌다. 중국업체와 경쟁은 따돌려야 하는 것이 아닌 따라가야 하는 것으로 변했다. 구글의 스마트시계용 OS 안드로이드웨어를 채용 스마트시계 시장에 진입했다. G3는 하반기에서 상반기로 등판 시기를 당겼다. G시리즈의 브랜드를 공유하는 파생상품 마케팅을 전면화했다. 3년 연속 MC사업본부는 연간 흑자를 달성했다. 1분기는 적자지만 2~4분기 흑자다. 연간 매출액 15조574억원 영업이익은 3119억원.



문제는 예기치 않은 곳에서 터졌다. 11월 박종석 사장이 건강악화로 MC사업본부장에서 물러났다. LG그룹에 있던 조준호 사장이 MC사업본부장이 됐다. 박 본부장이 약 1년 동안 MC연구소장으로 상황을 지켜봤던 것과는 다른 갑작스런 교체. 조 본부장은 지난 2001년부터 2007년까지 LG전자 정보통신사업부문 전략담당과 북미사업부장을 역임한 바 있다. 기대와 걱정이 교차했다.



<윤상호 기자>crow@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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