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8월25일(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지방법원은 삼성전자와 애플의 1차 소송(C 11-1846) 배심원단 평결을 발표했다. 배심원단은 미국 캘리포니아에 사는 정보통신기술(ICT) 지식이 없는 일반인 9명으로 구성했다. 이들은 삼성전자가 애플의 특허 5개를 침해했다며 삼성전자에게 10억5000만달러(약 1조1800억원)을 물어주라고 결정했다. 2014년 3월 1심 법원은 배심원단 평결을 근거로 9억3000만달러(약 1조500억원)을 배상액으로 확정했다.

2015년 2심 법원은 배상액을 5억4800만달러(약 6200억원)로 낮췄다. 삼성전자는 상고했지만 2015년 12월 배상금을 애플에 지급했다. 삼성전자는 애플과 스마트폰 완제품은 경쟁사지만 부품은 공급사다. 당시 애플은 삼성전자 부품 채용을 축소하는 등 다각도로 삼성전자를 압박했다.

작년 12월 미국 연방대법원은 배상액 중 3억9900만달러(약 4500억원)을 잘못 산정했다고 원심을 파기했다. 그리고 지난 22일. 1심 법원은 배심원단 평결의 근거였던 배심원 지침이 문제가 있었다며 새로 재판을 열기로 했다. 이 소송은 지난 2011년 4월15일 애플의 제소로 시작했다. 소송을 시작했던 시점으로 보면 6년 전으로 돌아간 셈이다.

지난 6년 동안 많은 일이 있었다. 스마트폰 전환이 늦어 위태했던 삼성전자는 업계 1위가 됐다. 소송을 시작한 애플 창업주 스티브 잡스는 1심 심리 진행 중이던 2011년 사망했다. 애플은 세계 2위 스마트폰 제조사가 됐다. ▲노키아 ▲모토로라 ▲LG전자 ▲소니모바일커뮤니케이션즈(옛 소니에릭슨) ▲블랙베리(옛 림) HTC 등 일반폰 시대를 주름잡았던 업체나 스마트폰 시대를 연 업체나 망하거나 주인이 바뀌거나 명맥만 유지하는 상태에 놓였다. 이들의 빈자리는 화웨이 오포 비보 샤오미 레노버 ZTE 등 중국 업체가 채웠다. 국내에선 팬택이 공중분해 됐다.

오랜 기간이 흘렀고 오랜 기간이 또 지나야하지만 이 싸움은 ‘둥근 모서리 직사각형 디자인’은 애플만의 것인지‘에 대한 분쟁이다. 1차 소송 재심리의 쟁점은 삼성전자가 얼마나 배상액을 낮출지 다시 말해 애플이 얼마를 삼성전자에게 돌려줘야하는지에 있다. 과정을 복기하면 2020년은 돼야 결론에 도달할 전망이다. 연방대법원이 심리를 결정했던 그 순간 사실상 답은 나와 있다. 미국 연방대법원이 디자인 특허 관련 소송을 다룬 것은 약 120년만이었다. 미국 대법원은 연 7000여건 상고 허가 신청을 접수해 1%미만을 심리한다.

삼성전자는 “새로운 재판에 대한 법원의 결정을 환영한다”며 “이는 미국의 대법원이 디자인 특허의 손해에 대한 지침을 어떻게 이행 할 것인지 결정할 수 있는 역사적인 기회”라고 평가했다.

한편 이 소송도 소송이지만 미국에선 한 건의 소송이 더 있다. 2차 소송(C 12-0630)은 지난 2012년 2월 막을 열었다. 1차 소송은 ‘디자인’ 2차 소송은 ‘기술’이 쟁점이다. 현재 연방대법원이 심리를 할 것인지 말 것인지를 검토 중이다. 삼성전자가 애플의 특허 3건 애플이 삼성전자의 특허 1건을 침해했다는 판결이 난 상태다. 삼성전자는 1억1963만달러(약 1300억원) 애플은 16만달러(약 2억원)를 상대방에 배상해야한다.

<윤상호 기자>crow@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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